동아시아선수권이 벌어지고 있는 일본 도쿄에서도 5월 한일전 성사 여부는 큰 관심사 중 하나였다.
도쿄국립경기장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스포츠닛폰 기자는 “혹시 한국에서 한일전에 대해 확정 발표가 나오지 않았느냐. 그곳 분위기는 어떠냐”며 넌지시 한국 기자들을 상대로 취재(?)를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단 한국이나 일본이나 5월 평가전이 시기 상 서로에게 득이 될 것이 없다는 것이 전반적인 분위기였다.
일본에서 축구를 40년 이상 취재해 온 사커 저널리스트이자 간사이대학교 사회학부 교수인 고토 다케오 씨는 “월드컵 개막을 얼마 안 남겨두고 갖는 평가전이 일본대표팀에 오히려 해가 될 것이라는 게 대부분 축구 관계자들의 의견이다”고 말했다. 더구나 자칫 한국에 패하기라도 하면 장도에 오르기도 전에 분위기가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섞여 나왔다.
그러나 일반 팬들의 생각은 한국과 일본이 조금 다른 듯 했다. 국내 팬들이 과열 승부에 따른 부상 등을 우려해 대한축구협회를 빗발치듯 성토했던 것에 비해 일본 팬들은 비교적 차분하게 한일전 보도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다케오 씨는 “일본 팬들은 아직도 한국을 아시아 최강팀으로 생각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야만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 한국과의 평가전을 반기는 여론도 만만치 않다”고 전했다.
도쿄|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