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남자의 자격’팀. 스포츠동아DB
‘남자의 자격’ 월드컵 특집도 차질
촬영허가 못 받으면 방송 불투명
SBS와 KBS·MBC간에 벌어지고 있는 올림픽과 월드컵 등 스포츠 빅이벤트 중계권 갈등의 불똥이 이경규와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에게 튀었다.
KBS 2TV ‘해피선데이’의 코너 ‘남자의 자격’은 올해 방송할 주요 기획 5개를 선정해 지난해부터 대대적으로 홍보해왔다. 이 가운데 가장 큰 기획은 월드컵 개막에 맞춰 남아공 현지를 찾아 월드컵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 제작진은 월드컵이 열리는 6∼7월에 방송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그동안 현지 로케 일정과 촬영 내용을 준비하고 있었다.
‘남자의 자격’의 수장격인 이경규는 98년 프랑스 월드컵 때부터 MBC에서 ‘이경규가 간다’라는 코너를 맡아 그동안 2002년, 2006년 등 3회에 걸쳐 월드컵 특집을 진행했다. 올해는 ‘남자의 자격’ 팀과 함께 남아공으로 가서 4회 연속 자신의 이름을 내건 월드컵 특집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최근 밴쿠버 동계올림픽 중계와 방송을 둘러싸고 지상파 방송3사간에 갈등이 벌어지면서 제작진들의 고민이 깊어졌다. 밴쿠버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6월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역시 SBS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동계 올림픽 보도와 관련해 방송사들이 벌인 갈등이 월드컵에서도 재현돼 지상파 3사의 공동 중계 합의에 실패한다면 남아공 특집을 준비하던 ‘남자의 자격’ 역시 현장 AD발급과 취재가 사실상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
중계권은 곧 경기장 내부와 주요 시설 촬영이 가능한 증명서인 ‘AD카드’와 연결된다 최악의 상황에서는 남아공까지 가서 경기장 주변에만 머물다 올 공산도 있다.
‘남자의 자격’ 신원호 PD는 “지난해부터 준비해왔던 아이템이고 이경규 씨의 브랜드를 봐서도 포기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KBS가 월드컵까지 중계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지금은 남아공에 간다고 믿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지상파3사는 월드컵 중계에 대해 뚜렷한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상황. 이런 가운데 독점 중계권을 가진 SBS는 월드컵을 겨냥한 대규모 예능 프로그램 제작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