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태범 “금 은 동 다 따면 주저앉아 엉엉 울래”

입력 2010-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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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범 사상 첫 ‘한 대회 사이클링 메달’ 도전
남자 500m에서 기적같은 금메달을 안기며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역사를 새로 쓴 모태범(21·한체대)이 이번엔 은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비록 2번째 금메달로 연결되진 못했지만 “지난해 같은 장소에서 열렸던 마지막 대회보다 기록이 좋아졌다. 아쉬움은 있어도 내 실력을 다 발휘해 만족한다”는 그의 말처럼 금메달 못지않게 값진 은메달이었다.


○아, 0.18초

모태범은 18일(한국시간) 리치몬드 올림픽 오벌에서 벌어진 1000m 결선에서 1분09초12를 마크,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세계기록 보유자 샤니 데이비스(미국·1분08초94)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0.18초차.

2006년 토리노대회 5000m 금메달리스트 채드 헤드릭(미국)과 함께 16조로 레이스를 펼친 모태범은 초반 200m를 16초39에 끊는 등 총알 같은 스피드를 자랑하며 채드릭을 0.2초차로 앞서 결승선을 통과해 중간순위 선두로 치고 올라섰다. 마음 졸이며 다음 조의 경기를 지켜본 그는 이규혁과 미카 포탈라(핀란드)가 각각 1분09초92와 1분09초85로 경기를 끝내면서 최소 동메달을 확보했다.

마지막 주자는 데이비스와 문준.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갔다”, “한번쯤 실수해주면 안 될까하는 생각도 들었다”던 모태범의 기대와 달리 데이비스는 스타트의 열세를 놀라운 막판 스퍼트로 만회하며 결국 1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사상 첫 한 대회 ‘사이클링 메달’에 도전

하계대회를 포함해 역대 올림픽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따는 ‘사이클링 메달’에 성공한 한국인은 양궁의 김수녕(39)과 핸들볼의 오성옥(38), 단 둘뿐. ‘신궁’ 김수녕은 총 금 4, 은 1, 동 1개를 따냈다. ‘핸드볼 영웅’ 오성옥도 5번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 1, 은 2, 동 1개를 차지했다.

1500m와 팀추월, 두 종목을 남겨둔 모태범은 동메달 1개를 추가하면 단일 올림픽에서 사상 첫 ‘사이클링 메달’을 차지하는 한국인이 된다. “푹 쉬고 메달을 또 따겠다”고 각오를 다진 모태범은 “동메달까지 추가하면 정말 무릎 꿇고 울 것”이라며 또 다른 영광을 다짐했다.


○“상화가 들으면 싫어해요.”

스물한 살, G세대답게 막힘 없이 시원시원했다. 여자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동갑내기 이상화와 함께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미니홈피를 통해 공개되면서 ‘혹시 연인이 아니냐’는 시선이 쏟아지고 있는 게 사실. 이에 대한 모태범의 대답은 간단 명료했다. “절대 아니다. 상화가 아깝다. 상화가 그런 얘기 들으면 싫어한다.”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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