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사람] “강호동 앞에선 숨길 수 없다”

입력 2010-02-19 15:2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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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강심장’-MBC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MC 강호동 [사진제공=SBS, MBC]

강호동 ‘설득과 윽박사이’
여기가 땅에 무릎이 닿기도 전에
모든 걸 꿰뚫어 본다는 그 무릎팍 도사님댁이 맞습니까?
무릎팍 무릎 팍팍∼무릎팍 도사 맞나요? 천기누설 무릎팍!


왜 강호동 앞에 서면 꾹 닫혀있던 그들의 입이 열리는 걸까.

‘고백’을 꺼리는 연예인들이 자발적으로 숨겨왔던 스토리를 ‘고백’하게 만드는 강호동의 마력이 방송 진행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고 있다.

상대방의 약점을 폭로하는 지름길 대신 차분하게 에둘러 가면서 스타 스스로 말하기를 유도하는 ‘윽박과 설득’을 오가는 강호동의 진행 방법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주 내내 온라인 검색순위를 오르내렸던 화제의 이름은 ‘전혜빈’과 ‘아마존의 눈물’. 이들은 각각 강호동이 진행하는 SBS ‘강심장’과 MBC ‘황금어장’의 코너 ‘무릎팍 도사’ 출연했다.

전혜빈은 4년동안 예능활동을 쉴 수밖에 없던 사연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시절 극단적인 방법까지 택했던 속내를 ‘강심장’에서 털어놓았다. 방송에서 꺼내기 쉽지 않았을 이야기를 풀어낸 전혜빈에 대한 관심은 방송이 끝난 후 온라인으로 번졌다.


강심장선 배신당한 전혜빈의 눈물 쏙 빼고
무릎팍선 아마존 눈물의 굴욕 얘기 꺼내고


‘강심장’의 한 제작관계자는 “때로는 출연자들의 고백 수위가 너무 높아 어떻게 편집해야 할지 고민이 되기도 한다”고 털어놓았다. “센 발언을 하려고 작정하고 나오는 연예인들도 더러 있지만 속 깊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건 진행자인 강호동의 역량”이라고 말했다.

최근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이 또 다시 화제를 모으는 이유도 강호동의 역할이 컸다.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아마존의 눈물’ 제작진은 강호동의 ‘윽박’에 넘어가 원시부족 앞에서 주눅이 들었던 굴욕 사연을 술술 꺼냈다.

예능 프로그램 출연이 낯선 다큐멘터리 PD들은 녹화 중간 중간 터진 강호동의 고함에 놀라 촬영 에피소드를 꺼냈고, “다시 아마존에 가서 50부작 특집을 만들어오라”는 그의 주문에는기겁을 했다. 이런 모습은 고스란히 시청자의 웃음으로 이어졌다.

‘무릎팍 도사’는 연예인 고백 프로그램의 대명사로 통한다. 출연했던 연예인들은 “강호동 앞에선 숨길 수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배우 윤여정은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이혼한 전 남편에 대한 이야기부터 후배 여배우들에게 갖고 있는 감정을 숨김없이 꺼내 화제를 모았다. 녹화를 끝낸 윤여정은 측근들에게 “상대가 강호동이어서 말했다”고 할 정도였다. 강호동의 설득에 넘어간 셈이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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