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의 눈물 金!연아

입력 2010-02-26 23:2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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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 DB


숨이 막히고, 피를 말리는 4분10초. 연기가 끝나자마자 벅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했다.

자신이 생각해도 믿어지지 않는 완벽한 연기. 얼음처럼 맑고, 이슬처럼 영롱한 눈물이 눈가에 그렁그렁 고였다.

가녀린 손으로 떨리는 입술을 막았지만 참았던 울음이 끝내 터져나오고 말았다. 그녀가 울자 대한민국이 따라 울었고, 세계는 기립박수로 ‘피겨퀸’에게 경의를 표했다.

한국이 낳은 스무살 김연아(20·고려대)가 세계를 지배했다. 김연아는 26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2010밴쿠버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50.06점을 얻어 총점 228.56점으로 ‘동갑내기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205.50점)를 23.06점차로 제치면서 마침내 꿈에 그리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4일 쇼트프로그램에서 이미 세계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고점수 78.50을 획득한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사상 최고점수를 받아냈다.

명품 중의 명품 연기, 퍼펙트 중의 퍼펙트 퍼포먼스.

이날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에서 획득한 150.06점은 자신이 2009∼2010 국제 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1차대회에서 작성한 역대 최고점(133.95점)을 무려 16.11점이나 뛰어넘은 믿어지지 않는 기록이다.

총점 역시 같은 대회에서 달성한 여자 싱글 역대 최고점(210.03점)을 무려 18.53점이나 높인 기적적인 점수였다.

그녀도 놀랐고, 세계도 경악했다.

이로써 김연아는 한국인 최초로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금메달을 따낸 주인공이 됐다.

1968년 그르노블 동계올림픽에서 이광영(남자)과 김혜경, 이현주(이상 여자)가 피겨스케이팅 종목에 처음 출전한 지 42년 만의 쾌거.

또한 이미 세계선수권대회, 그랑프리 파이널, 4대륙선수권대회를 석권했던 김연아는 올림픽까지 제패하면서 세계 피겨스케이팅 여자싱글 사상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주인공이 됐다.

아울러 한국은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역대 동계올림픽 사상 단일대회에서 빙상 3대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과 쇼트트랙, 피겨스케이팅을 동시에 석권한 3번째 나라로 우뚝 섰다.

배영은 기자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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