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도 “디펜스에 문제가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래서일까. 2일(한국시간), 코트디부아르전을 앞두고 런던 뱅크 오브 잉글랜드 스포츠 센터에서 첫 날 훈련을 가진 허정무호가 가장 주력한 부분은 바로 수비진 강화였다. 주로 컨디션 회복을 겸한 가벼운 트레이닝으로 마무리 됐지만 허 감독에 이어 고참 이영표까지 직접 나서 동료들과 한동안 얘기를 나누는 장면이 나왔다. 짧은 시간도 아닌 무려 15분이었다.
주장이 아닌 선수가 숙소 내 공식 미팅이 아닌 훈련장에서 동료들을 불러놓고 일장 연설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 이정수, 조용형, 오범석, 김동진, 김형일 등 전문 수비 요원뿐 아니라 김정우, 신형민 등 허리진 멤버들까지 이번 특강의 대상이었다. 실점 위기가 수비만이 아닌, 중앙 미드필더까지 해당한다는 것을 드러낸 대목이다.
내용에 대한 궁금증은 차두리가 풀어줬다.
차두리는 훈련 후 인터뷰에서 “상대의 측면 및 2선 침투가 빨라 혼자가 아닌 서로가 협력을 해야 한다는 얘기였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왜 하필 이영표였을까. 이번에도 역시 풍부한 경험이었다. 박지성도 전날 소집 인터뷰에서 “해외파의 경험이 대표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일방적인 지시는 아니었다.
차두리는 “해외무대에서 뛰며 아프리카 등 다양한 외국 선수들을 상대한 경험과 조직력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서로의 의견과 생각들을 교환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관계자는 “고참에 대한 코치진의 신뢰가 크다. 모든 걸 두루 알고, 노하우가 남다르다”고 귀띔했다.
한편, 허 감독은 자원과 시간이 부족해 무리한 스리백 실험보다는 기존 포백의 틀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런던(영국)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