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IN&OUT]마흔이후 94승! 48세 모이어 “130km 마법 ing…”

입력 2010-03-0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아들뻘과 경쟁’ 불혹의 현역 선수들
40대 총 5명…100명당 1명꼴도 안돼
41세 그리피Jr 현역 최다 홈런 경신중
43세 스몰츠 유일한 풀타임주전 후보

일부 스포츠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종목에서 40대의 나이에 현역으로 뛴다면 기본적인 실력과 체력뿐만 아니라 자기관리에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당연히 실력이 있어야 그 오랜 시간 동안 경쟁에서 이길 수 있고, 체력적인 밑바탕이 없다면 버티기 힘든 것이 프로의 세계다. 이제 서서히 다가오고 있는 2010시즌, 메이저리그를 누비는 40대 젊은 오빠(?) 선수들을 살펴봤다.

아직 계약이 채 맺어지지 않은 선수도 있지만 올해 뛸 것으로 보이는 40대 선수는 모두 5명이다. 시애틀과 재계약을 한 현역 최다홈런 타자 켄 그리피 주니어(41), 시카고 화이트삭스로 이적한 역대 최고 유격수 수비율의 오마르 비스켈(43), 현역 최고령 선수인 필라델피아의 제이미 모이어(48)는 올해 뛸 둥지가 확정된 선수들이다.

아직 팀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뛸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는 존 스몰츠(43)가 있고 불확실하지만 가능성은 남아있는 선수로는 게리 셰필드(42)가 있다. 이들이 다 뛴다고 가정하면 5명이다. 30개팀의 750명 로스터 중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0.007%%이니 100명 당 1명도 채 안되는 꼴이다. 또한 이들 5명 중 시즌 내내 주전으로 뛸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단 한 명, 스몰츠 정도다. 그것도 부상이 없다는 전제하에서.

치열한 경쟁의 메이저리그에서 그렇게 오래 살아남으려면 벤치 멤버라도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가 돼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들의 분투는 후배 선수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먼저 그리피는 만 19세에 데뷔한 1989년 당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어린 선수였다. 그리고 올해 이 5명이 모두 뛴다면 리그에서 5번째로 나이 많은 선수가 된다. 한마디로 가장 어린 선수 중 한명에서 가장 늙은 선수 중 한명이 된 것이다. 통산 630개의 홈런은 당연히 현역 1위이며 역대 선수를 통틀어도 5위에 올라있다. 10년 연속 골드글러브 수상에 통산도루도 184개로 홈런타자치고는 발이 빠른 편이다. 2000년 이후 많은 부상에 시달렸지만 스테로이드 시대의 유혹을 벗어난 대표적인 선수다.

셰필드 역시 19세(1988년)에 데뷔했고 그 해 최연소 메이저리거였다. 이제는 4번째로 나이 든 선수가 될 수 있다. 통산 509홈런을 기록한 그는 24번째로 500홈런에 가입했고 ‘파워-스피드 넘버’에서 현역 2위이자 통산 11위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배트 스피드를 자랑했던 선수다.

비스켈은 1989년 22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 11차례나 유격수 골드글러브를 차지했다. 아지 스미스(13회)에 이어 역대 유격수로는 2번째로 많은 수상기록이다. 한마디로 수비의 달인이다. 맨손 수비로도 유명한 그는 홈런을 많이 치지는 못했지만 21년간 2할7푼대의 통산타율을 기록했다. 통산도루 389개는 현역 2위이며, 244개의 희생번트는 현역 1위다. 수비 능력만으로 명예의 전당 헌액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1988년 21세의 나이에 애틀랜타에서 데뷔한 스몰츠는 데니스 에커슬리와 함께 선발과 마무리에서 모두 성공을 거둔 대표적인 투수로 꼽힌다. 데뷔 당시 리그에서 4번째로 어린 선수였던 그는 다승왕과 세이브왕에 모두 올랐고, 포스트시즌에서만 모두 25차례의 시리즈에 참가해 15승을 거뒀다. 3084개의 통산탈삼진은 역대 16위에 해당한다.

마지막으로 1962년 11월생으로 만 48세를 넘어선 모이어는 체인지 오브 페이스의 달인으로 빠른 공 없이 최고의 무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단 1년간 한솥밥을 먹었지만 박찬호도 모이어에게 많은 감명을 받았다고 했다. 2003년 시애틀 소속으로 40세에 21승을 거뒀으며, 40세 이후에만 94승이나 거둔 대단한 투수다. 시속 130km 전후의 직구로 타자의 타이밍을 뺏는 귀재다.

채 꽃을 피우지도 못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부지기수인 프로 세계에서 이들의 분전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아들뻘의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이들의 2010년 활약상이 벌써 기대된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