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MLB IN&OUT]“코리안 메이저리거는 박찬호 추신수 뿐”

입력 2010-0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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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추신수.

 박찬호 추신수.

美 진출 한국인 선수 활약상
2명 팀내 주축 종횡무진… 질적 ‘풍족’
마이너선수 무려 20여명… 양적 ‘빈곤’
지난해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상을 살펴보면 양적으로는 빈곤한 반면 질적으로는 풍족했다.

필라델피아에서 시즌 중 불펜투수로 변신한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진출 15년 만에 처음 월드시리즈 무대도 밟았고, 구원으로는 2승2패에 방어율 2.52의 성적을 올렸다. 50이닝을 던지면서 홈런은 단 하나도 허용치 않았다. 삼진은 투구이닝보다 많은 52개. 선발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불펜에서는 최고 시속 95마일의 강속구를 회복했고 과거에는 보기 어려웠던 안정된 컨트롤을 바탕으로 낙차 큰 커브, 빠른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종을 선보이며 부활에 성공했음을 입증했다. 아직 새 소속팀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보직은 물론이고 시즌 전망도 쉽지 않은 형편이지만 지난 2년간 보여준 성적과 구위를 고려하면 어느 팀에서건 제 몫을 충분히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한국인 2번째 빅리그 타자 추신수(클리블랜드)는 3할타율에다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진했던 팀 성적으로 인해 미국 내 전국적 관심을 받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현지의 야구 관계자들과 동료들에게 확실히 인정받을 수 있는 맹활약을 펼쳤다. 또 2008시즌 후반기의 준수한 성적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기도 해 앞으로 30홈런-30도루를 바라볼 수 있는 스타로서의 자질을 과시했다. 불안정한 리빌딩 모드의 팀 상황에서도 올 시즌 몇 안 되는 확고부동한 주전으로서 안정되게 더 나은 기록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명의 빅리거를 제외하고 마이너리그에서 호시탐탐 메이저리그 입성을 노리는 한국 선수들은 2009시즌을 기준으로 16명에 달했다. 여기에 LA 에인절스의 행크 콩어(한국명:최현)도 있다. 그리고 2009년 계약을 맺고 2010시즌 마이너에서 첫 발을 내딛는 선수도 6명에 달한다. 지난해 16명 중 일부는 방출될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20명 전후의 선수들이 내일을 꿈꾸며 열심히 담금질을 할 것이다.

빅리그에 가장 근접한 선수는 2명으로 압축된다. LA 다저스 트리플A에서 인상적 활약을 펼쳤지만 시즌 후반 성적이 하락하면서 기회를 잡지 못한 최향남이 그 중 한 명이다. 9승3패에 방어율 2.34, 57.2이닝 동안 피안타는 51개, 삼진은 77개였다. 지난해 스프링 트레이닝 당시 세인트루이스와 다저스를 오가느라 눈도장을 받을 기회가 없었지만 이번 시즌은 일단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참여해 꿈을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국인 3세라 할 수 있는 최현은 에인절스의 포수 유망주로 이미 2009년 더블A에서 123경기에 출장해 타율 0.295에 11홈런, 68타점을 기록하며 착실히 메이저 진입을 꿈꾸고 있다. 기존의 마이크 나폴리와 제프 마티스가 자리를 잡고 있는데 나폴리는 한방에 비해 수비가, 마티스는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따라오지 못해 마이크 소시아 감독은 플래툰으로 운영하고 있다. 최현 역시 방망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통하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란 평가지만 수비에서는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수비력 향상이 빅리그 데뷔의 관건이다. 포지션 변경의 가능성도 조심스레 점칠 수 있다.

나머지 선수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탬파베이 강경덕은 로 싱글A에서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하며 2009퓨처스게임에 출장했고, 텍사스 남윤희도 로 싱글A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나와 9승1패, 방어율 3.77의 괜찮은 성적으로 리그 올스타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들은 2010시즌에는 하이 싱글A에서 뛸 것이 거의 확실하고, 초반 성적에 따라 시즌 도중 더블A 승격도 노릴 만하다.

에인절스 정영일, 시카고 컵스 이대은과 같이 팔꿈치 수술을 받아 예상보다 성장시간이 더 걸릴 선수도 있다. 하지만 이들과 더불어 컵스 정수민, 에인절스 장필준, 텍사스 안태경 등은 현지에서 꽤 눈길을 끄는 유망 투수로 2∼3년 뒤를 기약할 수 있는 선수로 꼽히고 있다. 또 타자로는 대형 유격수의 자질을 갖추고 있는 컵스 이학주 등이 위의 투수들과 함께 싱글A에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높다. 2009년 진출한 투수 김선기, 포수 신진호 등도 올 시즌 프로선수로서 첫발을 내딛게 될 것이다.

과거 투수에 집중된 것과는 다르게 이제는 다양한 포지션 플레이어들이 미국무대에 진출하고 있다. 이들의 성공 여부는 오로지 자신과의 싸움과 현지 적응에 달려있다.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한국야구에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는 2010년을 기대해 본다.


송 재 우 메이저리그 전문가

인생은 돌고 돌고 그러다 보면 어느새 제자리다.아무리 멀고 험난한 길을 돌아가더라도 평안함을 주는 무엇이 있다면 행복한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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