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후스포츠 등 중국 언론은 “안정환이 8일 진산에서 벌어진 랴오닝과 연습경기 뒤 벤치의 플라스틱 투명 칸막이를 걷어차 파손했다. 안정환이 상대 위한차오에게 보복성 태클을 감행한 게 원인이 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현지에서 직접 연습경기를 지켜 본 안정환 측근에 따르면 원인은 위한차오가 먼저 제공했다. 또 안정환이 분노한 가장 큰 이유는 ‘심판 판정’과 ‘동료들에 대한 서운함’이었다.
이 측근은 “위한차오가 경기 도중 안정환에게 세 번이나 깊은 태클을 했다. 특히 세 번째 태클은 안정환이 점프하지 않았으면 큰 부상을 당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주심이 이를 모두 외면했다”고 전했다.
이후 안정환이 후반 중반 위한차오에게 거친 태클을 했고 위한차오가 안정환을 밀어 뒤로 넘어뜨리면서 사건이 커졌다. 두 선수의 감정싸움이 예사롭지 않자 주심은 남은 경기를 더 이상 진행시키지 않았고, 분을 삭이지 못한 안정환은 라커룸으로 향하다가 갑자기 벤치 뒤편의 플라스틱 칸막이를 걷어찼다.
안정환은 동료들의 태도에도 섭섭함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이런 경우 동료들이 먼저 나서 보호하기 마련인데 수동적으로 안정환만 말리는 데 그쳤다는 것. 다롄 쉬홍 감독도 이를 염두에 둔 듯 경기 후 안정환을 따로 불러 “네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고 위로를 건넨 뒤 다음 날인 9일 훈련 전 모든 선수들을 불러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면 너희들이 나서 동료를 도와주는 게 맞다. 그게 동료의식이다”고 강조했다.
안정환은 사건 직후 흥분을 가라앉힌 뒤 쉬홍 감독과 경기 관계자들에게 정중히 사과했고 구단 역시 별도 징계는 취하지 않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