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스포츠동아DB
허정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다음달 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릴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FIFA랭킹 22위)와 친선경기에 출전할 최종 명단 23명을 25일 오전 발표했다.
코트디부아르와 경기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3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대비한 '모의고사' 성격이 짙다.
이날 발표된 명단은 사실상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선수들이라 봐도 무방하다. 월드컵 개막까지 3개월여 밖에 남지 않은데다 허 감독도 "코트디부아르전에는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정예 멤버를 출전시키겠다"는 뜻을 누차 밝혀왔다.
또 1월 3주간의 해외 전지훈련과 2월 동아시아선수권대회로 어느 정도 국내파와 일본 프로축구 J-리거들의 옥선가리기가 마무리가 된 상태라 새로운 국내파 선수들의 추가발탁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노장 안정환의 대표팀 재승선.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AS모나코)이 최근 오른쪽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해 아직 회복되지 않아 이번 코트디부아르와 평가전에 결장하면서 안정환은 기회를 얻게 됐다.
또 이동국(전북)과 이근호(이와타) 등 스트라이커들이 전지훈련과 동아시아대회를 통해 만족할 만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안정환의 합류를 부추겼다.
일각에서는 안정환의 발탁이 어부지리로 이뤄졌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이미 실력은 검증됐다. 안정환은 이달 초 정해성 대표팀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골을 터뜨려 녹슬지 않은 기량을 입증했다. 체력은 떨어지지만 탁월한 골 감각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지난 1997년 4월 중국전에서 A매치에 데뷔한 안정환은 68경기에 출전해 17골을 뽑았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과 2006 독일 월드컵에서 총 10경기에 출전해 미국과 이탈리아, 토고를 상대로 3골을 넣는 등 큰 경기에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무엇보다 지난해 중국 C-리그로 진출해 6골 2도움으로 팀내 득점 1위를 기록했다.
허 감독은 "안정환은 경험과 능력이 있는 선수다. 역대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며 "그라운드에서 단 얼마 동안이라도 우리 팀이 필요할 때 꼭 필요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했다"며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안정환 외에도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비롯한 이청용(볼턴), 기성용(셀틱), 김남일(톰 톰스크), 차두리(프라이브르크) 등 유럽파 선수들과 비유럽파인 수비수 이영표(알 힐랄)가 올해 처음으로 허정무호에 합류했다.
또 김보경(오이타), 김재성(포항), 이승렬(서울) 등 신예들도 허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허 감독은 "김보경, 이승렬, 김재성은 이제 더 이상 신예라고 볼 수 없다. 지난 동아시아대회에서 전혀 주눅들지 않고 좋은 활약을 펼친 점을 높이 샀다.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많은 선수들이다"고 말했다.
국내파와 J-리거 중에서는 골키퍼 이운재(수원), 조용형(제주), 강민수(수원), 오범석, 김동진(이상 울산), 곽태휘(교토상가), 이정수(가시마) 등이 허 감독의 변함없는 믿음을 확인했다.
허 감독은 "현재 가장 좋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 위주로 선발했다. 현재 부상 선수라든지 몇몇 포지션에 대해서는 약간의 변수가 있기는 하겠지만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가장 경쟁력이 있는 선수를 선발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허정무호는 오는 27일 밤 12시 파주NFC에 소집돼 28일 새벽 코트디부아르전이 열릴 영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