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추신수 “애걔걔 5년에 280억원? NO! NO!”

입력 2010-03-1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추신수. [스포츠동아 DB]

추신수. [스포츠동아 DB]

연봉 56억원 수준 장기계약 포기
“크게 멀리본다” 1년계약 도장 꾹
보라스와 손잡고 내년 대박 쏜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외야수 추신수(28·사진)가 구단이 제시한 5년 2500만달러 연봉을 거절했다. 평균 연봉 500만달러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로는 박찬호 이후 가장 높은 연봉이다. 김병현도 메이저리그 9년 동안 총 2005만달러의 연봉을 받았다.

추신수는 얼마 전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컨퍼런스콜을 통해 구단이 제시한 5년 다년계약을 거절하기로 결정하고 1년 계약으로 돌아섰다. 그런 뒤 11일(한국시간) 클리블랜드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추신수를 포함한 유격수 아스드루발 카브레라 등 미계약자 32명과 1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계약은 체결됐으나 연봉은 밝혀지지 않았다. 22일이 모자라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지 못했기 때문에 전년도와 대비해 크게 인상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클리블랜드는 추신수가 2008년 후반기 맹타를 휘두르며 94경기에서 타율 0.309, 14홈런, 66타점을 기록했지만 2009년도에 고작 연봉 2만9900달러를 인상해줬다. 2008년 연봉은 39만400달러, 2009년은 42만300달러였다.

그렇다면 추신수는 왜 구단이 제시한 평균 연봉 500만달러를 거절했을까. 프리에이전트 계약의 귀재 스콧 보라스와 앞으로도 꾸준한 성적을 작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로 보라스는 애리조나 피닉스에 와서 추신수를 면담할 때 완벽한 비교자료를 제시했고, 컨퍼런스콜에서 1년 계약과 다년계약의 장단점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년계약의 폐해도 설명했다.

클리블랜드 구단에서 다년계약의 대표적인 피해자는 추신수와 절친한 그래디 사이즈모어(28)다. 스프링캠프에 둘의 라커는 붙어 있다. 추신수는 에이전트와 동료들의 말을 빌려 “사이즈모어(Sizemore)가 아니고 사이즈레스(Sizeless)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즉 연봉이 갈수록 커져야 하는데(size가 more가 돼야한다는 의미) 장기계약에 발목이 묶여 연봉 사이즈가 없다(less)로 됐다는 것이다.

사이즈모어는 데뷔 2년째인 2005년 타율 0.289, 홈런 22, 타점 81, 도루 22개를 기록하자 구단이 6년에 2345만달러에 장기계약으로 묶어 뒀다. 2012년은 구단이 옵션을 갖고 있다. 평균 연봉으로 치면 390만8333달러다. 6년 장기계약을 맺지 않았더라면 사이즈모어는 올해를 끝으로 프리에이전트가 된다. 2012년까지 무조건 클리블랜드 소속이다. 사이즈모어는 30-30클럽(홈런-도루)을 포함해 4년 연속 20-20클럽에 가입한 호타준족의 선수다.

구단이 추신수에게 5년 2500만달러를 제시한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연봉을 절약하려는 취지다. 비록 2008년 풀타임으로는 뛰지 못했지만 2년 연속 3할 타율에 20-20클럽에 가입했다는 점에서 기량은 검증이 된 셈이다. 추신수가 에이전트를 보라스로 교체한 뒤 “구단이 힘들어 하는 것 같다”고 말한데서 알 수 있듯이 장기계약은 이미 그 때 물건너 간 셈이었다.



추신수는 캠프 기간 동안 기자와 인터뷰에서 “속더라도 보라스를 끝까지 믿겠다”고 한 적이 있다. 이 말을 되새기면 5년 2500만달러 장기계약을 거절하고 1년 계약으로 당장은 손해보더라도 보라스와 손잡고 대박을 터뜨리겠다는 계산이 포함돼 있다. 추신수는 32세 때인 2014년이 돼야 프리에이전트가 된다. 연봉 2500만달러를 거절한 추신수. 올해는 미미하지만 대박은 눈앞에 기다리고 있다.

LA | 문상열 통신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