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이특·티파니 스포츠동아에 입사하다] ‘철두철미’ 아이돌부장…나, 부장도 놀랐다

입력 2010-03-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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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필로그

“그냥 잘 써 주세요.”

기자 초년병 시절, 인터뷰를 위해 만난 몇몇 연예인들은 그다지 어려운 질문이 아닌데도 이렇게 답변을 해 기자를 난감하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다.

노래나 연기로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호소력있게 표현할 수 있는 그들이지만, 막상 말로서 설명할 때는 요령부득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강산이 두 번 변하는 시간이 흐르면서 참 많이 달라졌다. 스포츠동아의 창간 2주년 특집을 위해 편집국을 찾은 티파니와 이특을 보면서 든 느낌은 ‘요즘 아이돌들, 보통 야무진 게 아니다’는 것.

사실 ‘일일기자’나 ‘일일데스크’로 신문 제작과정을 제대로 경험하기는 어렵다. 시간이 제한되다 보니 편집국 업무를 심도있게 체험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과거 ‘일일기자’를 부탁받은 연예인들 대부분은 신문으로 보여줄 ‘그림’(?) 위주로 수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나오는 반응도 비슷하다. “알아서 잘 찍으실 거죠?”

하지만 티파니와 이특은 예상 외로 단단히 준비를 해 엔터테인먼트부 기자들을 당황케 했다. 그들은 어떻게 기사를 취재하고 쓰고, 지면을 구성하고 싶다는 나름의 구상을 갖고 있었다. 또한 스포츠동아를 포함한 기존 연예 기사에 대한 문제점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자기 생각들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말하는데 거침이 없으면서도 상대를 배려하는 여유도 있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준비와 생각들이 우리가 보기에 거의 매일 숨쉴 여유도 없을 것 같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졌다는 것. 따지고 보면 두 사람 모두 아직 삶의 관록을 말하기는 너무나 이른 20대들인데 말이다.



“기자 역시 연예인처럼 기사로 의도와 달리 가끔 오해를 받지 않느냐”며 고충을 이해한다 티파니, 그리고 아이돌 스타의 삶에 대해 냉정한 현실 인식을 가진 이특. 두 사람을 보며 “과연 우리는 이들의 기사를 쓸 때 얼마나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할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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