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만났다… 지성 vs 청용 ‘코리안 빅뱅’

입력 2010-03-25 17:4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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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새벽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맞대결
입지 굳힌 지성 VS 골 기록 앞서는 청용
수성이냐, 도전이냐…선후배서 적으로

이번 주말 국내 축구 팬들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빅 매치’가 찾아온다.

박지성(29)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청용(22)의 볼턴 원더러스가 28일 오전 2시30분(한국시각) 볼턴의 홈구장 리복 스타디움에서 2009~2010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를 갖는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맞대결은 작년 12월 31일 맨유-위건의 리그 경기에서 박지성과 조원희(현 수원 삼성)가 나란히 선발 출전해 격돌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 도전

박지성의 아성에 이청용이 도전장을 내미는 모양새다.

박지성이 2005년 맨유에 입단하며 한국인 1호 프리미어리거로 등극한 뒤 이영표(토트넘), 설기현(레딩),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롬), 이청용, 조원희(위건)가 차례로 EPL에 입성해 그 동안 10차례 맞대결이 성사됐다. 박지성은 이 가운데 7차례 코리안 더비에 나서 5승2무로 단 한 번도 패배를 허락하지 않았다.

맨유가 EPL에서 최강의 전력을 자랑하는 데다 다른 선수들이 입단한 팀은 대부분 중위권 수준이었기에 어찌 보면 이는 당연한 결과다.

박지성은 개인 활약에서도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7차례 맞대결 가운데 5차례 풀타임을 뛰었고 유일하게 공격포인트(1도움)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양상이 좀 다르다. 이청용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올해 입단한 새내기답지 않게 벌써부터 팀의 주축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볼턴이 올 시즌 치른 공식경기 38경기 가운데 33경기에 출전했다. 이 중 26경기가 선발이었고 5골 8도움을 올렸다. 기록 면에서는 22경기 3골 1도움의 박지성을 뛰어넘는다.

박지성도 최근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3월의 사나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물 오른 기량을 과시하고 있기에 멋진 한 판 승부가 기대된다.

둘의 상승 페이스를 감안하면 한국인 프리미어리그 맞대결 역사상 첫 득점도 충분히 가능하다.

 




● 적

스포츠 세계에서 가장 흥미를 끄는 요소 중 하나는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일이다. 박지성과 이청용은 4-4-2 전술을 기본 패턴으로 하는 한국대표팀 부동의 좌우 날개다.

3개월 여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월드컵에서 사상 첫 원정 16강을 위해 골을 합작해야하는 게 둘의 임무지만 이에 앞서 리그에서 선의의 경쟁을 벌여야 하는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더구나 리그 선두 수성을 노리는 맨유와 강등권에서 완전히 벗어나야 하는 볼턴 모두 승점 3이 절박한 상황이다.

볼턴 오언 코일 감독은 이청용의 오른쪽 측면을 주 공격루트로 활용하고 있다. 박지성이 예전처럼 왼쪽 미드필더로 출전할 경우 90분 내내 치열한 충돌이 불가피하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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