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 수첩] 박찬호-에르난데스 ‘닮은 듯 다른’ 매력

입력 2010-03-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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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61. 한국 태생과 쿠바 망명객. ‘코리안 특급’ 박찬호(37)와 ‘고무팔’리반 에르난데스(35)다. 2010년 3월 시범경기가 진행중인 현재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의 불펜투수로 활동하고 있고, 에르난데스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논로스터 인바이티(초청선수)다.

박찬호는 26일(한국시간) 플로리다 사라소타에서 벌어지는 볼티모어 원정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25일 훈련을 마친 박찬호는 볼티모어전 등판에 대비해 일찍 귀가했다. 조 지라디 감독은 26일 선발에 우완 알프레도 아세베스를 세우고 박찬호를 포함한 5명의 구원진을 데리고 사라소타로 향한다.야수들은 데릭 지터 등 주전급들이 포함돼 있다. 박찬호에게는 두 번째 시범경기 등판이다.

에르난데스는 25일 뉴욕 양키스 원정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했다. 지난 시즌 뉴욕 메츠와 워싱턴 내셔널스에서 31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9승12패 방어율 5.44를 마크, 프리에이전트에도 불구하고 불러주는 팀이 없어 초청선수로 워싱턴 캠프에 합류했다. 워싱턴의 전력이 약해 개막전 25명 엔트리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두 번째 선발등판에서 5이닝 3안타 1실점으로 쾌투했다.

박찬호는 한국인 최초로 94년 4월8일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쿠바에서 망명한 에르난데스는 96년 9월24일 빅리그 마운드를 처음 밟았다. 둘은 한 때 등번호가 같은데다 외국인 선발투수로 곧잘 비교됐다. 에르난데스가 플로리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할 때(2002년)까지는 종종 선발 대결도 펼쳤다.

박찬호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을 때까지는 에르난데스보다 우위였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로 텍사스로 이적한 뒤에는 에르난데스가 박찬호를 따돌리기 시작했다.

박찬호는 LA 다저스를 시작해 뉴욕 양키스 등 7개 팀을 거쳤다. 에르난데스는 플로리다를 필두로 8개 팀을 전전했다. 지난해까지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423경기에 출장했다. 이 가운데 287경기가 선발이다. 통산 120승95패 방어율 4.35. 에르난데스는 전형적인 선발투수다. 413경기 가운데 412경기가 선발등판이다. 통산 156승151패 4.45를 기록 중이다. 에르난데스는 7년 연속 포함, 10차례나 200이닝 이상을 던진 고무팔이다.

현재 구속 하나만을 놓고 따졌을 때는 박찬호가 훨씬 빠르다. 양키스전에서 에르난데스의 직구 최고 구속은 138km에 불과했다. 박찬호는 24일 자체 청백전 때 직구 구속이 146km였다. 에르난데스가 선발투수로 통하는 이유는 절묘한 제구력과 완급조절이다. 이날 슬라이더, 체인지업으로 타자 구석구석을 찔렀다. 빠른 볼이 투수의 생명을 좌우하는 것이 아님을 에르난데스가 잘 보여주고 있다.



탬파(미 플로리다주) |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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