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혁 롯데 단장.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박준혁 롯데 단장.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미야자키=스포츠동아 김현세 기자] 롯데 자이언츠 이강훈 대표이사(56), 박준혁 단장(46) 등 프런트가 스프링캠프 기간 사행성 게임장에 출입한 고승민(26), 김동혁(26), 나승엽(24), 김세민(23) 대신 구단 자체 징계를 받기로 했다.

롯데는 26일 징계위원회를 열어 이 대표이사, 박 단장 등 구단 임원과 담당 프런트 임직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정해 27일 발표했다.

구단 관계자는 “전지훈련지서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이에 이 대표이사와 박 단장에게는 중징계, 담당 프런트 임직원에게도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롯데 구단서 선수단에 대한 징계위는 단장, 프런트 임직원에 대한 징계위는 대표이사가 주관한다.

박 단장은 26일 징계위서 고승민, 김동혁, 나승엽, 김세민 대신 직접 징계를 받기로 했고, 이 대표이사에게 자신에 대한 징계를 요청했다.

이 대표이사는 박 단장의 뜻을 헤아려 그와 함께 징계를 받기로 했다.

한 야구계 관계자는 “설령 단장이 자신에 대한 징계를 요청하더라도 구단 대표이사는 동의할지 말지 여부만 고민하면 그만이다. 그 뜻에 동참하는 건 몹시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징계 수위는 비공개다.

구단 관계자는 “사내 징계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구단 내규에 따라 징계 내용은 밝히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27일 일본 미야자키 소켄 스타디움서 취재진과 만나 ‘구단 운영과 업무에 지장이 생길 정도의 징계인가’라는 질문에 “구단 업무에는 지장이 가지 않게끔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외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개인적인 영역서 불이익이 생기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였다.

박 단장의 결정은 과거 ‘학생 대신 회초리를 맞는 선생님’과 같다.

그는 최근 몇 년간 롯데 선수단서 발생한 사회적인 물의와 품위손상 행위 등 일련의 사안에 대한 책임을 이번 징계로나마 보이려고 한다.

‘선생님’이 회초리를 맞으면 ‘학생’들도 스스로를 돌아보기 마련이다.

실제로 주장 전준우가 박 단장으로부터 구단 임원의 징계 내용을 가장 먼저 전해 듣기도 했다.

박 단장은 “(전)준우에게 ‘나의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KBO의) 징계를 받는 선수들이 잘했다는 건 결코 아니다. 주장을 중심으로 선수단의 문화를 다시, 제대로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구단 내부 징계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구단 관계자는 “팬과 신뢰 회복을 위해 내부 규정의 재정비를 통해 재발을 방지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캠프 기간 사행성 게임장에 출입한 4명은 KBO 상벌위원회로부터 나란히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총 3회 방문한 김동혁에게는 50경기, 다른 3명에는 나란히 30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졌다.

KBO는 구단의 이중징계 금지를 권고하지만 롯데 구단은 이례적인 징계로 쇄신의 뜻을 보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