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스포츠동아 DB
박찬호는 28일(한국시간) 플로리다 레이크랜드 조커 마찬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디트로이트 원정경기에서 4타자를 상대로 1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구위를 점검했다.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은 선발 A J 버넷이 6.2이닝 동안 1실점으로 디트로이트 타선을 막는 정규시즌 폼을 보이자 데이비드 로버트슨을 7회에 투입,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8회 박찬호를 호출했다. 경기 후반이어서 주전들이 빠지고 백업요원과 마이너리그 타자 4명을 상대했다. 좌타자인 돈 켈리에게 체인지업을 구사하다가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으나 1사 1,3루에서 제프 라리시(초청선수)를 2루 병살타로 유도하는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16개의 투구를 했고 1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시범경기에 3차례 등판해 무실점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박찬호는 4이닝에서 불넷이 하나도 없다. 이날 디트로이트전에서는 체인지업을 4개나 던진 게 눈에 띄었다. 박찬호는 “의도적으로 던진 게 아니라 좌타자이고 누상에 주자가 있어 체인지업 빈도수를 늘렸다”고 했다. 디트로이트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를 마크했다.
현재 올랜도에서 거주하며 스포츠 매니지먼트를 공부하고 있는 임호균 전 LG 투수코치는 디트로이트전을 지켜본 뒤 “박찬호는 현 구위로도 2~3년 더 메이저리그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다. 오늘 경기에서 체인지업을 구사할 때 의식적으로 타점을 높였다. 체인지업의 기본은 똑같은 폼이다. 릴리스포인트를 조금만 앞으로 놓으면 구속도 지금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디트로이트전 피칭은 두가지 관점에서 볼 수 있다. 첫째 청백전을 포함한 4차례 등판에서 처음 하루 휴식을 취하고 던졌다는 점이다. 또 하나 자바 챔벌레인의 9회 마무리로 클로저 마리아노 리베라의 셋업맨은 사실상 정해졌다는 점이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찰리 매뉴얼 감독은 박찬호와 재계약이 결렬된 뒤 기자들에게 연투능력을 의심하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사실 이 발언은 박찬호 의 몸값을 떨어뜨리게 한 요인이다.
박찬호가 지난해 불펜투수로 보직을 바꾼 뒤 정규시즌에서 이틀연속 던진 경우는 4차례다. 내셔널챔피언결정전과 월드시리즈에서는 각각 한번 던졌다. 볼티모어 피칭 이후 하루 쉬고 디트로이트 타자를 가볍게 처리하며 연투 능력을 어느 정도 확인한 경기다.
현재 시범경기 호투로 박찬호의 2010시즌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박찬호는 시범경기에서 젊은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하는지 요령을 안다. 볼넷이 없고, 삼진을 많이 잡는 이유다.
8회 등판하는 셋업맨 여부는 챔벌레인의 선발탈락과 디트로이트전 2-1 마무리로 사실상 끝났다. 박찬호는 뉴욕 양키스의 7회를 책임지는 불펜투수다.
레이크랜드(미 플로리다주)|문상열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