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5차전] 벼랑끝 KCC ‘하승진 히든카드’ 통했다

입력 2010-04-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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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9-10 남자프로농구 챔피온 결정 5차전 전주KCC 대 울산모비스 경기가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5차전 승리를 확정 지은 후 전주KCC 하승진이 포효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허재 감독, 부상중 하승진 투입 초강수

전태풍, 18득점 등 매치업 양동근 압도

KCC, 모비스 잡고 챔프전 2승째 ‘추격’

경기 전, 허재 감독의 “7차전까지 가겠다”는 다짐은 결코 허튼 소리가 아니었다. 1승3패 절대 열세 속에서도 끝까지 승부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는 코트에서 선수들의 승리를 불렀다.

벼랑 끝에 몰렸던 전주 KCC가 9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9년만에 중립경기로 펼쳐진 2009∼2010 KCC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의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69-65로 신승, 2승3패를 마크하며 대역전극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전반전 스코어 30-25, 모비스 우세. 역대 플레이오프 한경기 양팀 합산 최소득점 기록을 새로 쓸 정도로 두 팀 모두 득점력 빈곤에 시달렸다. 전반에만 양쪽에서 19개 턴오버가 나왔다.

게임 초반, 한때 10점차까지 뒤졌던 KCC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건 3쿼터. 후반 휘슬과 함께 상대 코트에서 펼치는 전면 강압 수비로 모비스의 혼을 빼면서 레더가 잇달아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모비스 선수들은 당황했고, KCC는 4분여도 지나지 않았을 때 던스톤이 파울 트러블에 걸려 벤치로 물러난 틈을 놓치지 않았다. 4차전까지 상대 골밑의 함지훈에게 더블팀을 들어가다 잇달아 터진 외곽포에 고전했던 허 감독은 더블팀을 포기하면서 외곽슛을 막겠다는 계산을 했고, 정확히 들어맞았다.

3쿼터 종료 스코어 52-42, KCC 우세. 하지만 모비스 역시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4쿼터에서 코트로 돌아온 던스톤이 잇달아 골밑을 파고들면서 연속 득점하며 게임 양상은 다시 혼전으로 빠져들었다.

모비스가 47-52, 턱밑까지 따라온 4쿼터 2분36초께. 허 감독은 왼쪽 종아리 근육 파열로 그동안 줄곧 게임에 나서지 못했던 하승진을 투입하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고 결국 이것이 통했다.

“매번 게임 막판 1%% 부족했던 것을 하승진을 통해 만회하겠다”는 허 감독 지략의 승리. 게임 종료 2분을 남기고 상대 수비 세명 사이를 뚫고 골밑슛을 성공시킨 전태풍은 마치 세상을 다 가졌다는 듯 포효했고, 그 기세가 결국 챔프전 6차전 승부로 이어지게 했다. 전태풍(18득점·3어시스트)은 매치업상대인 양동근(9점·4어시스트)을 압도했고, 화려한 플레이로 관중들에 감동을 선사했다. 6차전은 11일 오후 3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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