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아이폰, 멀티태스킹 기능으로 ‘구글’ 잡는다

입력 2010-04-10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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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OS 4.0 발표… 올여름 출시

광고 플랫폼 ‘아이애드’로 수익 창출
“우리는 처음은 아니었지만 최고가 될 겁니다!”

단상에 올라간 애플의 스티브 잡스 최고경영자(CEO)는 솔직했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쿠퍼티노의 애플 본사에서 열린 아이폰 운영체제(OS) 4.0 발표회 자리. 잡스 CEO는 이번 OS에 대해 새로운 혁신을 보여주기보다 기존 OS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소개했다. 구글의 ‘안드로이드’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폰7’ 같은 OS에서 한 번쯤 봤던 서비스를 추가했다. ‘최초’를 포기한 대신 ‘최고’가 되려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다.

이번 OS에선 여러 개의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게 한 ‘멀티태스킹’ 기능이 눈에 띈다. 아이폰에서 ‘홈’ 버튼을 두 번 누르면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동시에 띄워놓고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구글 안드로이드에는 이미 있던 기능이다.

지저분하다는 평가를 받던 바탕화면도 대폭 개선했다. 그간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화면에 아이콘이 차례로 배치됐는데 4.0에선 이를 폴더별로 정리할 수 있게 했다. 검은색이던 배경화면은 사용자가 원하는 사진으로 바꿀 수 있게 했다. 아이폰의 바탕화면은 MS 등 경쟁사들의 지적 대상 1호였다. 2월 공개된 MS의 ‘윈도폰7’은 “아이폰의 지저분한 화면을 사용자 중심으로 바꿨다”는 게 핵심이었다.

미국 정보기술(IT) 평론가 래리 디그넌 씨는 “아이폰 4.0은 전체적으로 ‘미투 전략(따라하기)’에 불과하지만 광고전략은 매우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잡스 CEO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인 광고 플랫폼 ‘아이애드(iAd)’를 도입했다. 아이폰 화면에 각종 정보가 TV 동영상 광고처럼 등장하는 형태다. 애플은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통해 큰 성과를 거뒀지만 갈수록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새로운 수익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잡스 CEO는 “개발자가 응용프로그램에 광고를 삽입하면 광고수익의 60%를 가져갈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아이애드 도입은 경쟁자인 구글을 따라잡기 위한 뜻도 있다. 구글이 모바일광고업체인 ‘애드몹’을 인수하자 애플이 올해 1월 경쟁사인 ‘콰트로와이어리스’를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잡스 CEO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더는 (구글이 선보인) 웹 형태의 배너광고를 보려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이폰 및 아이팟터치 이용자는 올여름부터 OS 4.0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한편 잡스 CEO는 3일(현지 시간) 발매된 ‘아이패드’가 6일 만에 미국 내에서만 45만 개가 팔렸다고 공개했다. 전자책을 사볼 수 있는 ‘아이북스’ 프로그램은 60만 건 다운로드됐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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