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장의 연주.’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가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그린룸에서 부산 소년의 집 오케스트라 단원들과 가진 간담회 도중 즉석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효성, 음악꿈나무들에 ‘거장과의 만남’ 마련
즉석 연주·리허설 초대 등 어린 후배들 배려
“카네기홀 연주 어땠어요?” “환상적이었어요!”
세계적인 첼리스트 요요마(55)와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18일 예술의전당에서 만났다. 이날 행사는 음악 꿈나무들에게 거장과 직접 만나고, 공연도 관람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효성이 마련했다.
1979년 소규모 합주단으로 출발한 부산 소년의집 오케스트라는 2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명훈 음악감독의 3남인 정민의 지휘로 연주자들이 ‘꿈의 무대’로 부르는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날 만남의 자리에는 70여 명의 단원 중 카네기홀 무대에 섰던 38명이 참석했다. 요요마가 입장하자 단원들은 모두 기립해 박수로 맞았다. 이어 5명의 첼로주자가 요요마 앞에서 영화 ‘스팅’의 주제곡을 연주했다. 환한 미소와 함께 어깨를 들썩이며 연주를 듣고 난 요요마는 “언제부터 이 곡을 연습했느냐”, “항상 같이 연주하느냐”며 호기심을 보였다.
이어 요요마는 함께 참석한 ‘실크로드 앙상블’ 멤버 김동원(장고), 김지현(가야금)에게 청해 단원들과 ‘진도아리랑’을 합창하더니, 흥이 돋는지 첼로 단원의 악기를 빌려 즉석에서 바흐의 ‘무반주 첼로조곡’ 중 한 곡을 연주했다.
늘 음반, 영상으로만 접하던 대가를 직접 눈앞에서 보게 된 단원들 역시 “언제부터 첼로를 하셨나”,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어떤 것이었나”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요요마는 “4살 때부터 첼로를 배웠는데 이왕이면 큰 악기가 하고 싶었다. 콘트라베이스는 너무 커서 나름 절충한 것이 첼로였다”, “무대 위의 연주자와 관객이 함께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었던 공연은 모두 스페셜하다” 등 단원들의 질문에 성의껏 답변했다.
20분가량의 짧은 만남이 아쉬웠는지 요요마는 “지금부터 실크로드 앙상블과 저녁 공연 리허설을 할 건데, 못다 한 얘기는 거기서 하자”며 단원들을 리허설에 초대했다. 행사장을 나서며 요요마는 “음악을 하는 어린 친구들과 직접 만날 수 있어 기뻤다. 이런 기회를 통해 이들이 더 밝게, 더 즐겁게 음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오케스트라 단원 김반석(18·첼로) 군은 “오늘 요요마 선생님이 내 악기로 연주하셨다. 평소 악기 소리가 좋지 않다고 푸념했는데 선생님이 연주하시는 걸 듣고 깜짝 놀랐다. 정말 대단하신 분이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효성의 관계자는 “뜻깊은 자리에 참석해 준 요요마 측에 감사드린다. 효성은 매년 ‘홍명보 자선축구대회’, ‘아이티 돕기 자선음악회’ 등 사회공헌 활동을 펼쳐왔다.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의 글로벌 파트너로서 앞으로도 도움이 필요한 세계 각 지역에서 공헌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 말했다.
■ 첼리스트 요요마는?
중국계 미국인 요요마는 줄리아드음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는 인류학을 전공했다. 앨범과 공연을 통해 고전부터 현대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펼쳐왔다. 1978년 동양인 최초로 세계적 권위의 에이버리 피셔상을 수상했고, 15차례 그래미상을 받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