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게임, 매출 1조벽 드디어 깼다

입력 2010-04-19 18:45:01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작년 게임업계는 경기 침체의 위기 속에서도 전체 매출은 크게 늘어났다.

내수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점진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은 해외 실적이 차지하는 부분이 눈에 띄게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정부도 '수출 효자 종목'으로 떠오른 게임에 대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게임업체들은 철저한 현지화로 기존 시장인 일본과 북미, 유럽 등을 넘어서 중남미와 중동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 해외로 눈 돌린 게임사 최대실적 예고 >
게임 관련업계에 따르면 2010년 온라인게임 수출액을 1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억 9천만 달러보다 50%가까이 성장한 것이다. 온라인게임의 해외수출성장세는 내년을 포함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기대돼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

수출 호조 덕에 온라인게임 업체들의 실적도 날개를 달았다. 엔씨소프트 는 지난해 올린 6347억원의 매출 가운데 43%를 해외에서 기록했는데, 이 비중은 회사 설립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그 중 가장 높은 이익을 낸 게임은 게임노트(www.gamenote.com) 게임순위에서 수개월 이상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인기 MMORPG '아이온'이다. '아이온'은 작년 12월 말까지 북미와 유럽 누적 패키지 판매량이 130만장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월정액 가입자 역시 53만명 수준을 유지하는 등 해외 사업이 호조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매출 추정치가 7200억원 수준이라고 밝힌 비상장사 넥슨도 국외 매출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져 2009년에는 70%를 육박했다고 밝혔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를 비롯해 '카운트스트라이크 온라인'등이 일본과 중국 등에서 흥행 돌풍을 일으킴과 동시에 북미와 유럽 시장에서도 '메이플스토리'를 기반으로 '컴뱃암즈'가 호조를 보이면서 해외 매출 비중이 점점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네오위즈게임즈 역시 중국 시장에서 FPS게임 '크로스파이어'가 크게 성공하면서 작년 해외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5배 이상 늘어난 53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국내 온라인게임사의 높은 실적은 세계 온라인게임 시장의 인프라 확대, 타 게임 대비 높은 접근성,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는 장점 등이 주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 새로운 시장으로 영역을 넓혀가며 성장률 이어갈 것 >
무엇보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작년 한해 수출 계약을 맺은 게임들의 현지 성공 여부다.
'아이온' '아틀란티카' '테라' '아바'등 대작 타이틀을 중심으로 늘어난 신작 게임들이 해외 서비스가 본격화되는 시점이 금년부터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구체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해외사업부 관계자들은 재작년 지스타와 작년 지스타를 비교해 해외 바이어들의 참석률이 두 배 이상 늘어났다고 입을 모으고 있어 한국산 게임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게임업체들은 중대형 게임사를 중심으로 해외 지사 설립을 확대하면서 각 지역별로 영역 확장을 위한 현지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들 지역 중 동남아 시장은 한국산 게임이 여전히 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일찌감치 시장을 선점한 영향력이 건재한데다 이들 게임이 대다수 성공을 거둬 현지 퍼블리셔와 게이머들로부터 한국산 게임에 대한 신뢰도가 높은 까닭이다.

이와 함께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시장이 유럽이다. 해당 지역의 경우 과거 콘솔 게임산업이 기반이 되었다면 최근 이들 게임이 온라인 플랫폼으로 전환되면서 자연스럽게 게이머들도 온라인게임에 눈길을 돌리고 있는 모습이다.

유럽 통계 자료(IDATE 2008)에 따르면 콘솔시장의 성장은 2012년 기준으로 35% 정도에 그치는 반면 PC온라인게임은 184%이상 매출액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어 앞으로 대세가 PC온라인게임이나 모바일 시장으로 옮겨갈 것으로 내다봤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유럽의 온라인게임 개발사는 한두 개에 불과했다"면서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이 설치되고 게임 인프라가 빠르게 확장되면서 유럽 지역에 대한 글로벌 서비스 니즈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 각 국 글로벌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할 것 >
전문가들은 글로벌 온라인게임시장이 활발하게 형성되면서 내수 시장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표적인 예로는 외산 게임들의 수입사례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 유명 IP를 기반으로 한 온라인게임부터 SNG, 웹게임까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한 수입산 게임 콘텐츠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에서 게임 개발사는 줄고 해당 게임들을 서비스하기 위한 신생 퍼블리셔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더 넓은 시각으로 보자면 다른 경쟁 국가에서도 글로벌 게임시장 진출을 가속화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온라인게임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신규 콘텐츠 발굴과 차별화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아이폰 등 앱스토어 시장이 향후 IT산업의 주류로 떠오르면서 온라인게임도 이를 기반으로 한 사업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이미 EA나 블리자드와 같은 세계적인 게임사들도 앱스토어 사업자들과 기술 제휴를 통한 게임 개발을 모색하고 있어 국내 게임업계도 바짝 긴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노트의 홍승경 애널은 "이미 국내 게임시장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시장을 찾기 위해서라도 해외 진출은 필수적"이라며 "해외 게임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해외 퍼블리셔와의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은 물론, 현지 진출 업체 간의 긴밀한 공조체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형근 게임동아 기자 (noarose@gamedonga.co.kr)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