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컵 보니 탐나네…남아공서 사고치겠다”

입력 2010-04-20 17: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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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엽 코카콜라 대표이사(왼쪽부터)와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 허정무 축구국가대표 감독이 FIFA 월드컵 트로피 옆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정무 감독 ‘꿈의구상’
2010 남아공월드컵 개막을 51일 앞두고 허정무 대표팀 감독이 꿈의 무대에 대한 구상을 밝혔다. 허 감독은 20일 열린 FIFA 월드컵 우승트로피 진품 한국투어 행사에 참석해 “월드컵에서 사고 칠 준비가 되어 있다. 유쾌한 도전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기 결과는 아무도 알 수 없다. 한 경기 한 경기 철저하게 준비해 16강 진출을 1차 목표로 하겠다”고 했다.


●“사고 칠 준비가 됐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월드컵 우승 트로피 앞에서 기념촬영을 했다. 예정에 없었지만 허 감독이 코칭스태프를 대동해 무대에 올랐다.

기분 좋게 기념촬영을 마친 허 감독은 “월드컵 트로피에 이렇게 가까이 서 본 게 처음이다. 욕심 같아서는 한국으로 가져오고 싶다”고 소감을 얘기했다. “우승을 하는 게 모든 감독의 꿈이겠지만 일단은 단계를 밟아가는 게 우선이다. 16강 진출을 1차 목표로 해 철저하게 준비하겠다”며 현실적인 목표를 공개했다.

허 감독은 월드컵 무대를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한국이 지금까지 치른 원정 월드컵을 보면 선수들이 너무 긴장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대한민국 축구를 대표해 당당하게 유쾌한 도전을 해보라고 선수들에게 당부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 감독이 말하는 유쾌한 도전은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팬들의 기대에 대한 중압감에서 벗어나 경기를 즐기는 자세로 임하면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박지성 비롯한 해외파 걱정 없다.”

허 감독은 최근 해외파들의 부진에 대해 전혀 걱정 없다는 반응이다. 이미 능력이 검증된 선수들이고, 지금 공격 포인트가 없다고 해서 그들이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선수들이 시즌을 치르다보면 컨디션 등에 굴곡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지금 최상이 아닌 것이 대표팀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그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이어 “월드컵 때도 마찬가지다. 선수들의 컨디션을 경기 당일에 맞춰 최고조에 이르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허 감독은 최근 소속팀에서 섀도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박지성의 활용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미 대표팀에서는 박지성을 그 포지션에 기용했다. 그럴 경우 측면 대체 요원에 대한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숙제를 가지고 있다”고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그는 “박지성과 똑같은 선수를 찾을 수는 없지만 복안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근 소속팀에서 출전하지 못하는 기성용에 대해서는 “수시로 연락하고 있다. 어제도 통화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말라고 말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최종엔트리 23명 이외에 선수들도 데려가겠다.”

월드컵 예비엔트리 30명 발표를 앞두고 있는 허 감독은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는 말로 어느 정도 마음의 결정을 했다는 뜻을 공개했다.

허 감독은 “공격 포지션이 가장 고민 대상이다. 다른 포지션에 비해 카드가 적기 때문이다”며 공격자원을 놓고 마지막 고민을 하고 있음을 솔직히 이야기했다. 설기현, 염기훈 등 부상자들에게 대해서는 “월드컵 본선에서 뛰는 데 문제가 없다면 상관없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좋지 않은 게 사실이다”고 설명했다.

허 감독은 최종엔트리 23명을 정한 뒤 그들 이외 다른 선수들을 월드컵에 데리고 갈 뜻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혔다.

허 감독은 “국내에서 전훈을 마친 뒤 일본과 오스트리아로 떠난다. 훈련과 평가전을 위해 23명 최종엔트리 이외에 몇몇 선수들을 데려가 예상치 못한 상황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이미 협회에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일부 청소년대표 선수들을 훈련멤버로 대표팀에 합류했던 것을 상기시켰다. 허 감독이 언급한 선수는 유망한 젊은 선수들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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