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특아카데미’ 우린 만능돌!] 스타 굴욕사진 수집 직접…수위 조절 어려워

입력 2010-04-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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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서도, 안방극장에서도 이들은 ‘특등’이다. 그룹 슈퍼주니어의 세 멤버 이특, 신동, 은혁이 그 주인공들. 세 사람은 ‘특아카데미’란 이름으로 의기투합해 SBS ‘강심장’에서 큰 활약을 펼치고 있기도 하다.

■ ‘특아카데미’ 3인방, 예능돌? 우린 만능돌!


‘슈주’ 컴백 앞두고 연습하랴
밤새워 콩트짜랴 낮엔 꾸벅꾸벅
큐 사인만 들으면 개그본능 ‘번쩍’
더 쎈 스타 굴욕사진이요?
하하…게스트도 배려해야죠


“개그 아이디어를 짜느라 정작 노래 연습할 시간이 부족하다니까요.”

그들의 본업은 가수다. 그것도 데뷔 5년째를 맞은 인기 아이돌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다. 리더 이특을 포함해 신동 은혁 등 멤버 3인방은 요즘 슈주의 멤버 못지 않게 ‘특아카데미’ 별칭으로도 인기를 얻고 있다.

‘특 아카데미’는 이들의 ‘부업’,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동하는 유니트이다. ‘특 아카데미’의 활동무대는 화요일 밤 인기 예능 프로그램 SBS ‘강심장’이다. 이들 때문에 ‘강심장’을 본다는 시청자들이 많을 정도로 ‘특 아카데미’는 시작 6개월 만에 큰 성공을 거뒀다.

받은 인기만큼 더 많은 것을 준비하려다 보니 가끔은 ‘가수인지, 개그맨인지’ 그들 자신도 혼동될 때가 있다는 ‘특 아카데미’ 3인방은 이제 대표적인 만능 아이돌 엔터테이너로 자리 잡았다.

○ “녹화 하루 전 4시간 릴레이 회의…시간만 더 있으면”

세 사람은 매주 녹화를 몇 시간 앞둔 목요일 새벽3∼4시, 각자의 스케줄을 끝내고 신동의 개인 작업실로 모인다. 이 곳은 원래 신동이 작곡 연습을 위해 마련한 곳. 하지만 작곡 공부보다 개그 아이디어 회의를 하는 데 더 많이 쓰인다.

“은혁과 진행을 맡은 KBS 2FM 라디오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가 밤12시에 끝나면 곧바로 작업실로 가요. 신동도 현재 MBC 표준FM ‘신동의 심심타파’를 매일 새벽 2시까지 생방송으로 진행하고 있어 일정이 모두 끝나고 모일 수 있는 시간은 새벽 밖에 없죠. 더구나 요즘은 슈퍼주니어 컴백 준비가 한창이라 댄스 연습까지 하고 가면 새벽 4시가 훌쩍 넘어요.” (이특)

남들이 곤히 자고 있는 새벽에 모이면 그때부터 ‘잠’과의 싸움을 벌이며 회의를 시작한다. 일주일 동안 주제에 대해 서로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특 아카데미’ 초반에는 그래도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녹화 이틀 전에 제작진에게 출연진에 대한 정보를 받아 밤을 새워 콩트도 짜고 관련 사진과 음악을 찾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슈퍼주니어의 컴백 준비와 아시아 투어로 반나절의 시간을 내기도 빠듯하다.

“피곤하지 않으면 정말 더 많은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 같아요. 아시아투어를 3일 하고 돌아오는 귀국길에도 바로 모여서 회의를 했어요. 연습까지 하면 밤 새 한 숨도 못자고 녹화장으로 갈 때도 있어요. 결국 잠이 부족해 낮에 꾸벅꾸벅 졸기도 해요. 하지만 촬영을 시작하면 분위기를 띄워야 하니까 긴장을 늦출 수도 없죠.”(은혁)

○ 음악·사진·개그 역할 분업 ‘척척’

이름만 허울 좋은 아카데미가 아니다. 그 안에는 각자의 역할과 담당이 체계적으로 제작시스템도 갖춰져 있다. 이특은 원장이자 총괄 감독이고, 신동은 콩트에 사용할 음악과 편집 담당, 은혁은 연예인들의 과거 사진 수집을 맡는다.

“우리 가운데 은혁의 일이 가장 힘들어요. 6개월 정도 하다 보니 스타들의 사진이 고갈돼서 새로운 것을 찾는 작업이 어렵죠. 그래서 예전에는 혼자 하던 일을 작가와 함께 하고 있어 조금 나아졌지만, 시청자들은 늘 전보다 ‘더 쎈’ 사진을 원하니까요. 하지만 우리는 출연진들에 대한 배려도 해야 하고.” (신동)

은혁은 “그나마 주변의 도움으로 훨씬 수월해졌다”면서 “개그맨 못지않은 콩트 소재를 찾느라 더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말을 잘하는 이특 형이 먼저 대사를 하면 제가 중간 부분을 맡고 신동이 짧은 대사 한 마디로 웃음을 터트리는 꼴이에요. 그런데 형보다 우리는 그렇지 못하니까 툭툭 치고 나가는 순발력을 기르려고 노력하는 편이죠.”(은혁)

○ “언젠가는 저희에게 다시 좋은 기회가 오겠죠?”

3인방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예능블루칩’으로 인기를 받자 욕심을 더 내 강호동·유재석을 잇는 차세대 진행자가 되고 싶다는 것이다.

“알게 모르게 우리 이름을 걸고 진행한 프로그램이 많았어요. 능력을 인정하고 좋은 프로그램들을 많이 맡겨주셨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 조용히 없어졌어요. 지금은 ‘강심장’과 ‘스타킹’에만 고정으로 출연하고 있는데 언젠가는 저희가 단독으로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올 거라 생각합니다.” (이특)

이들은 이런 바람을 이루어가기 위해 ‘MC수업’을 하고 있었다. ‘강심장’ 녹화 전 강호동은 세 사람을 따로 불러 예능에 대한 개인 교습까지 해준다.

“강호동 형이 ‘이럴 때는 이렇게 반응하는게 좋아’ ‘힘들지만 조금만 노력하면 될 것 같은데’라고 말씀해주세요. 대한민국 최고의 진행자에게 무료로 이런 수업을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죠.”(신동)

이특은 강호동의 조언 가운데 “진행자는 10년의 수행이 필요하다”는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경험도 많이 쌓아야 하고 덕도 많이 얻어야 한다. 특히 보조 진행자 역할을 10년 정도 해야 자신만의 내공이 생기고, 또 그 시간을 거쳐야 시청자나 관계자들도 인정을 해준다는 것’이었어요. 2시간은 자신과의 싸움이라고요.”

■ ‘특아카데미’ 3인방

SBS 예능 프로그램 ‘강심장’이 낳은 최고의 히트상품. 슈퍼주니어 멤버 3명으로 구성된 특아카데미는 이특과 신동, 은혁으로 구성돼 있다. 슈퍼주니어의 리더인 이특은 83년생, 신동은 85년생, 은혁은 86년생. 세 사람은 그룹 내 부속 그룹을 뜻하는 유니트 ‘슈퍼주니어 해피’와 ‘슈퍼주니어T’가 결성될 때도 꼭 빠지지 않을 만큼 핵심 멤버로 자리 잡고 있다. TV 예능계에서의 두드러진 활약 외에도 세 사람은 라디오 DJ로서도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상태. 이특과 은혁은 KBS 2FM ‘키스 더 라디오’, 신동은 MBC 표준FM ‘심심타파’를 수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기도 하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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