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한양대학교 올림픽체육관에서 열린 ‘2010 한·일 V리그 탑매치’삼성화재 블루팡스 대 파나소닉 팬더스의 경기에서 삼성화재의 고희진이 상대의 수비벽을 뚫고 강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고희진 16·석진욱 11·이형두 11점 펄펄
여자부 KT&G는 토레이에 2-3으로 져
V리그 우승팀 삼성화재가 특유의 ‘속공’을 앞세워 일본 배구 우승팀 파나소닉을 물리쳤다.
삼성화재는 25일 한양대 올림픽체육관에서 벌어진 2010 한일 V리그 톱매치에서 고희진(16점) 석진욱(11점) 이형두(11점)의 고른 활약에 힘입어 파나소닉을 세트스코어 3-1(25-22,19-25,25-22,25-18)로 꺾고, 대회 원년(2006년) 이후 2번째 정상에 올랐다. V리그 여자부 우승팀 KT&G는 일본 우승팀 토레이에 2-3(18-25,25-19,27-29,25-19,10-15)으로 패했다.
남녀부 최우수선수(MVP)는 각각 석진욱(삼성화재)과 기무라 사오리(토레이)에게 돌아갔다.
올해로 4회째인 톱매치는 한국과 일본 프로배구 남녀 챔피언이 매년 격돌하는 국제 이벤트다.
우승 상금은 1만 달러, 준우승 상금은 5천 달러다.
● 안정된 리시브 + 속공의 승리
삼성화재의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가 빠진 것은 모두의 걱정이었다. 공격력 위축은 당연했다. 반면 파나소닉은 일본대표선수를 5명이나 보유하고 있는 녹록치 않은 상대였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오히려 조직력을 앞세운 다양한 공격이 가능했다. 특히 속공은 이날의 백미였다.
1,2세트를 나눠 가진 가운데 삼성화재는 3세트에서 안정된 서브 리시브와 상대 블로킹을 피하는 한 박자 빠른 속공으로 주도권을 쥐었다.
15-14로 앞선 상황에서 센터 고희진의 연속 속공이 먹혀들었고, 이후 종반에 조성목의 속공이 가세하며 파나소닉의 추격을 뿌리쳤다.
3세트에서 고희진은 6점, 조승목은 4점을 올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런 속공이 빛을 발한 이유는 안정된 리시브와 노련한 볼 배급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리베로 여오현의 리시브가 안정됐고, 2세트에서 다소 부진했던 세터 최태웅의 볼 배급이 살아나면서 속공의 위력은 배가됐다.
반면 파나소닉은 이날 뚜렷한 특징 없이 콤비네이션 플레이를 하지 못했고, 무려 35개의 범실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파나소닉의 남부 마사시 감독은 “당초 강한 서브 공격으로 상대를 흔들려고 했지만 오히려 상대의 서브 공격에 당했다. 특히 3세트 상대의 속공 때문에 우리의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은 “가빈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의 경기를 하고, 코트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본 스타일을 알기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처음부터 무조건 속공으로 나갈 작정을 했다. 2세트에서 볼 배급이 잘 안됐지만 3,4세트에서 리시브가 안정됐다. 특히 세터 최태웅이 안정을 찾으면서 우리가 원했던 속공이 가능했다”고 승리의 원동력을 얘기했다.
여자부 경기에서 KT&G는 5세트까지 승부를 끌고 갔으나 9-9 동점에서 사코다 사오리의 오픈 공격에 이어 몬타뇨의 공격 범실로 2점을 내주면서 졌다.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였던 KT&G의 몬타뇨가 양팀에서 가장 많은 35점을 올렸고 도레이는 기무라(26점)와 사코다(24점)가 50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한편 삼성화재와 KT&G는 상금 전액을 천안함 희생 장병을 위해 기탁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