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올리고 용병 때리고…삼성화재 ‘챔프보험’

입력 2010-03-14 17: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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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 ‘막춤 세리머니’ 삼성화재 가빈(왼쪽)이 14일 프로배구 2009~2010 V리그에서 팀의 정규리그 1위를 확정지은 뒤 코트에서 춤을 추며 자축하고 있다.

정규리그 1위 원동력
올 시즌 삼성화재가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게 만든 일등공신으로 외국인 선수 가빈 슈미트(24·캐나다)를 빼놓을 수 없다. 가빈은 프로배구 사상 처음으로 한 시즌 1000득점을 돌파하는 등 매 경기 30점 이상 기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만일 가빈이 다른 팀에 있었다면 1위가 바뀌었을까?

이런 가정에 쉽게 동의하기가 힘들다. 가빈이 자신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도우미’역할을 톡톡히 해준 국내 선수들의 끈끈한 조직력이 바로 삼성화재의 힘이다. 그리고 이는 ‘실전 같은 연습’과 ‘프로정신’으로 요약된다.

다른 구단 감독들도 삼성화재 연습을 보면 혀를 내두른다. 훈련량이 많은 것은 기본이고 집중력에서도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이 연습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서브와 리시브다.

가장 쉬운 것 같으면서도 실전에서 승부를 가르는 배구의 기본 요소. 늘 하는 연습이라고 나태한 모습을 보였다가다는 곧바로 신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진다. 신 감독 역시 “훈련 때 조금이라도 풀어진 모습을 보이면 가만 두지 않는다. 훈련장 분위기만큼은 어느 누구와 비교해도 자신 있다”고 말한다.

프로정신은 삼성화재 배구의 찬란한 역사와 맥을 같이 한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프로화 되기 전 실업시절 다른 구단과 같은 호텔을 쓸 기회가 있었다. 아침에 보면 다른 구단 선수들 방 앞에는 야식으로 시켜먹은 족발 등의 빈 그릇이 수북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오늘도 우리가 이기겠구나 생각한 적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당시 신 감독은 선수들이 밤에 컵라면이라도 먹을까봐 휴지통을 뒤지기까지 하는 등 식단을 철저하게 관리했다.

프로가 된 후 대부분 선수들이 이정도 자기관리는 알아서 하지만 삼성화재의 오후 11시 취침 원칙은 여전히 지켜지고 있다. 시합 전날에는 노트북이나 휴대폰 사용도 엄격하게 금지된다. 처음에는 지나친 관리에 힘들어하던 선수들도 이제는 모두 여기에 익숙해져 있다. 구단 관계자는 “고비 때마다 우리가 더 강한 힘을 발휘하고 노장 선수들이 많음에도 장기 레이스를 버텨낼 수 있는 게 바로 이런 이유다”고 설명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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