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은선 대장, 女산악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 쾌거(종합)

입력 2010-04-27 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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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인 오은선, 2010 안나푸르나 원정 사진. [사진출처=블랙야크]

한국의 오은선(44.블랙야크)이 여성으로는 세계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오은선은 27일 오후 6시15분(이하 한국시간) 경 네팔의 히말라야 중부에 위치한 8000m급 연봉 중 제1봉인 안나푸르나(8091m)에 올랐다.

이날 오전 5시 마지막 캠프인 캠프4(7천200m)를 출발한 뒤 13시간15분 만이다.

이로써 지난 1986년 이탈리아의 라인홀트 메스너(66)가 세계 최초로 14좌 완등에 성공한 이후 24년 만인 2010년, 마침내 오 대장은 여성 최초로 14좌 정상에 모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오 대장은 정하영 KBS 촬영감독을 비롯해 나관주 씨, 이들을 안내하는 세 명의 셰르파와 함께 정상을 밟았다.

안나푸르나의 정상을 밟은 최초의 여성 산악인은 1970년 여성으로 구성된 일본 등반대. 이듬해 한국의 여성 산악인 김영자가 등정에 성공했지만, 나중에 그녀의 등정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오 대장의 집념이 일궈낸 완등이었다.

지난달 8일 서울에서 출발한 오 대장은 안나푸르나에 딸린 타르푸출리(5663m)에서 고소적응 훈련을 거친 뒤 지난 4일 안나푸르나에 베이스캠프를 구축했다.

컨디션을 조절한 오 대장은 지난 22일 베이스캠프(4200m)를 출발해 그날 오후 캠프2(5600m)에 무사히 도착하며 등정의 첫발을 무사히 내디뎠다.

캠프2에서 숙박하고서 오 대장은 24일 캠프3를 건너뛰고 캠프4에 도착하는 열의를 보였다. 이후 25일 오후경 1차로 정상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도전 당일 초속 20m 정도의 강한 바람이 불고 눈이 내리는 등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캠프1로 잠시 후퇴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안나푸르나에 도전했다가 7500m 지점에서 심한 눈보라(일명 화이트 아웃)로 인해 실패한 바 있는 오 대장은 날씨가 좋아지길 기다렸다가 예정보다 이틀 늦은 이날 다시 한 번 정상을 향했다.

13시간여의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두 번의 눈사태를 겪어야 했고, 고지대로 올라갈수록 산소결핍으로 인해 두세 발자국을 걸은 뒤 폐에 휴식을 줘야 하는 등 힘겨움의 연속이 이어졌다.

그러나 오 대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정신력으로 끝까지 버텨 결국 18시20분경 안나푸르나 정상에 태극기를 꽂았다.

오 대장은 정상에 오른 직후 KBS 방송을 통해 "국민과 기쁨을 나누겠다. 정말 고맙습니다"고 말하며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정상을 밟은 오 대장은 이날 캠프4로 내려와 휴식을 취한 뒤 28일 오후 베이스캠프(4200m)에 도착할 예정이다.

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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