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제라드 “내 몸에 리버풀의 피가 흐른다”

입력 2010-04-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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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라드는 왜 리버풀을 떠나지 않나?

‘리버풀’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최고의 프랜차이즈 스타 스티븐 제라드(29). 8세 때 리버풀 유스 클럽에 입단한 뒤 1998∼99시즌 프로에 데뷔해 놀라운 발전을 거듭했던 그는 2003∼04시즌부터 리버풀의 캡틴이 돼 현재까지 명실상부한 리버풀의 대스타로 군림해오고 있다. 리버풀의 상징인 만큼 팬들의 사랑은 대단하다. 하지만 리버풀에 대한 제라드의 사랑도 팬들 못지않다.


○끊이지 않는 이적설에도 늘 리버풀의 붉은 셔츠

정확한 패스와 공격 능력이 뛰어난 제라드는 90분 동안 끊임없이 그라운드를 누빌 수 있는 체력까지 겸비했다. 미드필더 뿐 아니라 오른쪽 윙어나 처진 스트라이커로도 뛸 수 있을 만큼 다재다능하고, 팀이 어려울 때마다 터지는 한 방도 그의 장기다. 훌륭한 선수가 빅 클럽과의 이적설에 휘말리는 것은 당연지사. 제라드도 예외가 아니었다. 하지만 제라드는 늘 리버풀과 재계약하며 벌써 12시즌 째 리버풀의 붉은 셔츠를 입고 있다.

가장 유명했던 이적설은 지난 2005년 첼시행이었다. 당시 첼시 감독이던 주제 무리뉴의 직접적인 러브콜을 받은 제라드는 기자회견에서 “팀을 떠나겠다”고 밝히기도 해 첼시 이적이 사실상 확정된 듯 보였다. 하지만 그는 이적하기 직전 마음을 돌려 리버풀 잔류를 결심했고 무리뉴 감독의 노력은 수포로 돌아갔다. 그는 당시 인터뷰에서 “내 심장이 이 곳(리버풀)이 나의 클럽이라고 말했다. 팬들을 위해 이곳에서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며 리버풀 잔류 결심의 이유를 밝혔다.

얼마 전 인터 밀란의 감독이 된 무리뉴가 또다시 제라드를 영입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무리뉴 감독이 제라드 영입에 자신감을 보였다. 제라드는 영입 1순위로 인터 밀란은 거액의 자금을 준비했다”며 이탈리아 현지 언론의 보도를 전했다.

하지만 제라드는 여전히 리버풀을 떠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스페인 일간지 ‘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에 대한 이적설은 지난 2005년 첼시 말고는 모두 진실이 아니다. 다른 클럽과는 어떤 구체적인 대화를 나눈 적이 없었다”며 리버풀 잔류 의사를 밝혔다.


○리버풀의 피가 흐르는 제라드

제라드의 리버풀 잔류 고집에 항간에서는 고개를 갸우뚱 한다. 리버풀 성적이 그에게 어울리지 않을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는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라 불리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은 단 한번도 들어올리지 못했다. 게다가 이번 시즌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지 못 할 위기에 처했다.

아스널의 레전드 이안 라이트는 ‘더 선’에 실린 칼럼을 통해 “리버풀의 미래는 어두워 보인다. 팬들에게 제라드를 사랑한다면 놓아주라고 전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제라드가 리버풀에 남아 있는 건 구단이나 팬들이 그를 놓아주지 않기 때문만은 아니다. 리버풀 태생 제라드 자신에게도 리버풀은 축구 클럽 그 이상의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BBC 유명 프로그램 ‘매치 오브 더 데이’마크 프라이스 현장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제라드가 리버풀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자랐다. 그는 리버풀의 붉은 셔츠를 입는 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제라드와 리버풀의 관계를 설명했다. 제라드의 리버풀 사랑은 은퇴 후에도 멈추지 않을 계획이다.

“앞으로 코치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지금은 내가 개리 에브렛(리저브 팀 감독), 새미 리(수석코치) 혹은 베니테즈(감독)의 역할 중 어느 것에 관심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 삶이 계속 리버풀과 함께 한다면 난 정말 행복할 것이다.”

리버풀(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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