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조이 EPL] 축구스타는 ‘불륜’을 좋아해?

입력 2010-03-10 16: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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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골프의 홀과 같은 18명의 여성과 불륜을 저지른 타이거 우즈는 꽤 오랜 기간 스포츠 면의 주요 뉴스로 등장했다. 언제나 세간의 관심을 받는 스타들의 불륜. 프리미어리그도 예외가 아니다.

최근 존 테리(첼시)의 불륜 사건이 영국 축구계를 발칵 뒤집어 놓더니 얼마 되지 않아 애슐리 콜(첼시)이 바통을 이어 받았다. 박지성의 절친 에브라(맨유)와 테베스(맨시티)까지 불륜 사건에 휘말렸다. 하루가 멀다 하고 터지는 스포츠 스타들의 불륜 사건. 영화 ‘살인의 추억’에서 나온 송강호의 대사가 떠오른다. “스포츠 계는 불륜의 천국인가?”


●나는 특별하니까…

존 테리는 대표팀 동료이자 첼시의 동료였던 웨인 브릿지의 전 여자친구와 불륜을 저질러 잉글랜드 캡틴 완장까지 뺏겼다. 애슐리 콜은 작년 여름 첼시의 미국 투어 당시 외도 행각을 벌인 것이 들통 나면서 구단 내부 징계를 받게 됐다. 세간에 알려진 것만 해도 이번이 네 번째 외도다.

에브라는 호텔 엘리베이터 앞에서 아내가 아닌 금발의 여성과 키스하는 CCTV가 공개돼 곤욕을 치르고 있다. 테베스는 미숙아 딸의 간호를 위해 고국 아르헨티나에 갔다가 런던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한 금발의 모델과 동석했다. 27일 첼시전이 끝난 뒤 그 모델과 함께 호텔에서 나오는 모습까지 목격됐다.

BBC, CNN, NBC 등 세계 각지 토크쇼의 게스트나 법정 참고인으로 초대받는 불륜 전문가 루스 휴스턴은 왜 스포츠 스타나 정치가, 배우 같은 유명인사들이 불륜 사건에 자주 휘말리는지 분석했다.

스타들은 언제나 그들을 우상시 하는 팬들로 둘러싸여 있기 마련이고 그들을 부추기는 건 다름 아닌 주위의 동료들이라는 것이 휴스턴이 내세운 첫 번째 이유다. 하지만 주위에서 부추긴다고 바로 불륜을 저지를 수는 없는 일. 스타들은 자신도 모르게 그들의 활동 무대(축구 선수의 경우 그라운드) 밖에서도 무대에서 받는 만큼의 관심을 원하는 욕구가 있어 무대 밖에서도 뭔가를 보여주고 싶어 한다. 언제나 자신은 중요하고 특별해야 한다는 인식이 무대 밖에서도 표출된다는 것.

불륜을 저지르면서도 자신은 특별하다는 인식 때문에 일반인들이 느끼는 죄책감을 거의 느끼지 못하고, 설령 그것이 발각되더라도 자신의 아내는 모든 것을 참아 줄 거라는 자신감까지 있다는 게 휴스턴의 설명이다.

결국 특별한 일을 하고 특별한 대우를 받는 직업의 특성이 일반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것이 불륜 스캔들의 가장 큰 이유다.


●결혼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

잉글랜드의 레전드이자 1998~1999 트레블을 이끌었던 맨유의 전설 테디 쉐링엄의 전 여자친구로 8년 간 연애 끝에 약혼까지 했던 니콜라 스미스(41)는 최근 인터뷰에서 “백만장자 축구 선수들은 결혼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만이 스캔들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현재 싱글인 그는 “존 테리의 경우처럼 축구 스타들은 그들을 둘러싼 각종 유혹 때문에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나가기가 어렵다. 수백 명의 여성과 그저 데이트를 하고 즐겨라.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는다면 반드시 누군가는 상처 입게 될 것”이라는 조언을 남겼다. 이런 조언은 다 경험에서 나왔다.

“많은 여성들이 축구 스타와 데이트를 하고 싶어 한다. 자신도 슈퍼스타 같은 럭셔리 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란 환상 때문이다. 내가 테디와 만나는 동안 수많은 여성들이 그에게 접근했고, 내가 바로 옆에 앉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머니에 전화번호가 적힌 쪽지를 넣고 가곤 했다. 우린 서로 사랑했지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은 우리도 어쩔 수 없었다.”

하지만 “테디를 만나면서 단 한번도 의심해 본 적은 없다”고 그는 말했다. 실제로 둘이 헤어진 이유는 여자문제 때문이 아니라 테디 쉐링엄의 아들 찰리 쉐링엄에 대해 서로의 의견이 달랐기 때문이었다.

“누구든 매력적인 여성들이 쉴 새 없이 접근해온다면 마음이 움직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믿을 수 없는 남편과 사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이가 있으면 더 그렇다. 돈이 뭐든 걸 위로해 주지는 않는다”며 니콜라는 축구선수에게 외도는 언제나 가능성이 높은 일임을 시사했다.

물론 루니(맨유)나 토레스(리버풀)처럼 오랜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해 가정에 충실한 스타들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스타로서 받는 세간의 관심과 유혹에 흔들리고 곧 신문 1면에 ‘불륜’ 이라는 불명예스러운 헤드라인을 달고 있는 것이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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