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2010시즌 프리미어리그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첼시, 그 뒤를 쫓는 아스널의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하지만 트로피 경쟁만큼이나 치열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 있다. 바로 4위 탈환과 강등권 탈출 싸움이다.
● 네 번째 챔스리그 티켓의 주인은
올 시즌 가장 눈에 띄는 부분 중 하나는 리버풀의 부진이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만 해도 맨유와 선두 다툼을 벌이다 2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리그 부진은 물론 FA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조기 탈락하는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리버풀=EPL의 강호’라는 수식어가 과거형이 될 지경이다.
이에 영원할 것 같았던 빅4 체제가 무너질 낌새를 보이며 4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현재 4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팀은 맨체스터 시티.
2008년부터 맨시티에 들이닥친 중동 오일머니는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가레스 배리, 산타 크루즈, 카를로스 테베스, 아데바요르, 콜로 투레, 졸리온 레스콧 같은 대형 선수들을 선물했다.
맨시티의 대변인이 “우리는 맨시티를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클럽으로 만들 것이다. 그것을 위한 우리의 이번 시즌 목표는 4위에 오르는 것이다. 진짜 부를 보여줄 것이다”고 했을 정도니 오일머니의 파워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는 건 어렵지 않다.
실제로 맨시티는 시즌 중 감독이 교체됐음에도 불구하고 막강 공격력을 앞세워 그들의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 주말 32라운드에서는 번리를 6-1로 대파하며 그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 5위 토트넘이 승점 1점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기 때문. 토트넘은 언제나 빅4의 아성을 위협하는 존재로 평가돼 왔지만 단조로운 공격 루트와 에이스 아론 레넌의 부상은 큰 골칫거리다.
지난 주말 선덜랜드에 1-3으로 패해 팀 분위기도 가라앉은 상태. 하지만 현재 레넌은 가벼운 훈련에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메일은 “17일 첼시 전에서 그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기의 리버풀은 현재 6위에 있지만 맨 시티와 토트넘보다 1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승점은 각각 4점, 3점 차로 뒤져 4위 탈환은 어려워 보인다. 한 경기 덜 치른 7위 애스턴 빌라가 리버풀 보다 가능성이 있는 분위기다. 4위를 탈환하는 팀은 대망의 챔스리그 티켓을 거머쥐게 된다.
● 잔류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
강등권에서 탈출하기 위한 경쟁도 시즌 막바지에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승점 14점으로 부동의 20위를 지키고 있는 포츠머스의 강등이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18위 헐 시티(승점 27)와 19위 번리(승점 24)가 강등권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4위 울버햄턴(승점 32), 15위 볼턴(승점 32), 16위 위건(승점 31), 17위 웨스트햄(승점 28) 역시 강등권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매 경기를 목숨 걸고 치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 중 17위 웨스트햄과 18위 헐 시티의 싸움이 가장 치열하다.
웨스트햄이 헐 시티보다 한 경기를 더 치른 상태에서 승점 1점을 앞서 순위는 다음 경기에서 언제든지 뒤바뀔 수 있다. 헐 시티의 다음 일정은 번리-버밍엄시티-애스턴빌라-선덜랜드-위건-리버풀, 웨스트햄은 선덜랜드-리버풀-위건-풀럼-맨 시티외 경기를 치러야 한다.
경기 일정만 놓고 보면 헐 시티가 더 유리해 보인다.
이청용의 볼턴도 현재 15위로 불안하다. 볼턴은 최근 강호들만 연달아 만나며 3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다음 주 선두 첼시와의 원정에 나선다. 승점 추가가 절실한 상태에서 어려운 일정이 아닐 수 없다.
첼시 전 이후에는 스토크시티-포츠머스-토트넘-버밍엄시티가 기다린다.
남은 경기에서 승점 3 정도만 더 추가하면 안전한 위치에 오르는 볼턴으로서는 10위권 안의 스토크시티, 토트넘, 버밍엄시티가 쉬운 상대가 아닌 것을 감안해 포츠머스와의 홈경기에서는 반드시 승점 3을 챙겨야 한다.
각 팀마다 5~6경기만을 남겨놓은 시즌 막바지. 트로피는 과연 누가 차지하게 될지, 4위를 탈환하는 파란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그리고 어느 팀이 강등의 아픔을 겪게 될지에 점점 재미가 더해지고 있다.
맨체스터(영국) | 전지혜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