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 “조승수 왜 강판했냐면”… 김경문 감독의 속사정

입력 2010-04-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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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조승수.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두산 조승수.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이번에는 막겠지, 막겠지 하면서 세 번을 기다렸는데….”

두산 김경문 감독은 마음이 편치 않은 듯 했다. 27일 대전 한화전 선발 조승수(사진)를 승리 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하나만 남겨두고 강판시켰기 때문이다. 타선이 초반부터 큰 리드를 안겼지만 11-5까지 쫓기고 5회 2사 만루 위기를 만든 게 화근이었다. 김 감독은 29일 경기에 앞서 “데뷔 첫 승이었다면 그냥 놔뒀을지도 모르지만 더 기다리면 팀이 어려워질 것 같아서 뺐다”고 털어놨다.

이미 베이징올림픽에서 비슷한 상황을 경험해본 김 감독이다. 당시 대만전 선발은 봉중근(LG)이었는데, 그 때도 타선이 1회부터 7점을 뽑아 콜드게임까지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봉중근이 4.1이닝 6실점하면서 예상보다 힘들게 이겼다. 김 감독은 “당시 투수코치가 ‘중근이가 국제대회에서 승리가 하나도 없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그래서 내버려뒀는데 결국 그렇게 됐다. 중근이도 미안해하고 나도 많은 걸 느꼈다”고 했다. 그래도 위안거리는 있다. 조승수 다음 투수였던 오현택이 데뷔 첫 승을 올린 것이다. 김 감독은 “중근이가 올림픽 경험을 바탕으로 WBC에서 맹활약했듯, 승수도 앞으로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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