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배우 김해수. 스포츠동아DB
중견 연기자 김해숙(사진)이 이번 주의 ‘이 사람’이다.
김해숙은 27일 방송된 KBS 2TV ‘승승장구’에 출연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핫’한 한 주를 보냈다. 방송 중 김해숙과 MC 이금희, 가수 하하 어머니와 닮은 외모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가장 화제가 된 것은 그의 흡연 사실 고백이었다.
개인의 흡연 여부가 무슨 화젯거리가 되겠느냐 싶기도 하지만, 김해숙이 담배를 피게 된 남다른 계기와 함께 그동안 ‘국민엄마’로 각인돼 온 이미지에 대한 ‘반전’이라는 점에서 누리꾼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흥미로운 것은 누리꾼의 반응 상당수가 ‘여자가 담배를?’이 아니라 ‘여자가 좀 피면 어때!’ 쪽이었다는 점이다. 김해숙의 흡연은 엉뚱하게도 담배에 대한 남녀 성차별 문제로 번져 나갔다.
사실 방송 프로그램이 담배를 소재로 삼는 것은 금기에 속한다. 금연이라면 몰라도 흡연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김해숙은 “예전에 배운 담배가 지금은 독이 돼서 아직도 못 끊고 있다”며 흡연이 현재진행형임을 털어놓았다.
김해숙이 담배를 피게 된 것은 탁한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해숙은 “데뷔 초 목소리가 너무 가늘어 앵앵거리는 소리가 날 정도였다”며 “당시 김수현 작가가 ‘배우가 되기에 목소리가 핸디캡이 될 것’이라 지적했다”고 했다. 이후 담배를 피면 탁성이 된다는 속설을 믿고 담배를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에 손상이 갈 수도 있는 사안임에도 자신의 흡연 사실을 털어놓은 김해숙의 용기는 인정할 만하지만, 혹여 ‘국민엄마도 피는데 어때’ 같은 오해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김해숙도 “지금 혹시 담배를 배우고 있는 분들이 계시다면 절대 반대하고 싶다”며 금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행여나 지금 자신의 목소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멋진(?) 탁성을 얻기 위해 흡연을 고려하는 사람이 있다면 극구 말릴 일이다. 흡연은 질병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담배를 끊기 위해 생사를 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 보라.
그런 점에서 다음 방송에서는 “드디어 금연에 성공했다”는 김해숙의 진짜 용기있는 고백을 듣고 싶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