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한일전 핫이슈] 좌에 번쩍 우에 번쩍 ‘홍길동朴’

입력 2010-05-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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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빠른 슈팅…빅리거 경험 빛나
이청용과 수시로 자리교체 상대 혼빼

조용형 없는 중앙수비조합은 아쉬움



○역시 캡틴 박지성


박지성이 왜 에이스인가를 확실히 보여준 경기. 박지성은 전반 6분 만에 선제골을 잡아내며 원정 경기에 나선 태극호 동료들의 발을 한결 가볍게 만들었다. 4명의 상대 수비수 가운데서 강력한 오른발 중거리 슛으로 골문을 열었다. 그라운드가 젖어 있다는 점을 감안해 낮고 빠르게 슈팅한 것이 효과적이었다.

뿐만이 아니다. 그라운드를 좌우로 폭넓게 움직였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며 일본의 장기인 미드필드 패스를 사전에 차단했다. 후반 들어서는 4-2-3-1 포메이션의 왼쪽 날개를 담당했다. 후반전에도 박지성은 엄청난 활동량을 앞세워 상대를 계속해서 압박하는 등 ‘그가 왜 세계 최고팀 중 하나인 맨유에서 뛰고 있는가’를 일본 팬들에게도 증명해보였다.


○현란한 공격수들의 자리 변화

한국은 이날 4-4-2 포메이션으로 경기에 나섰다. 시작은 오른쪽 박지성, 왼쪽 이청용. 투 톱에 이근호, 염기훈이 나섰다. 4명은 모두 최전방 스트라이커와 좌우 윙어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 이들은 경기 내내 수시로 자리를 바꿨다. 특히 박지성과 이청용은 전반 박지성이 골을 넣은 뒤 왼쪽 박지성, 오른쪽 이청용이 섰다. 전반 15분이 지난 시점에는 다시 박지성이 오른쪽, 왼쪽에 이청용이 서는 등 수시로 위치를 변경하며 수비수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 덕분에 전반 초반 양쪽 측면 공격이 모두 살아나며 홈팀 일본에 주도권을 내주지 않고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




○불안한 중앙 수비수 조합

이정수와 곽태휘는 허정무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일본전에서 포백의 중앙 수비수로 선발 출전했다. 허정무 감독은 계속해서 수비 조율을 맡았던 조용형을 빼는 모험을 했다. 함께 뛰는 게 처음인 탓인지 계속해서 실수가 나왔다. 전반 15분 곽태휘가 이정수에게 자신이 볼을 처리하겠다고 사인을 했지만 상대에게 볼을 빼앗길 뻔 했다. 후반 10분에는 이정수가 걷어낸다는 볼이 상대 선수를 맞고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곽태휘가 커버플레이를 펼쳐 실점을 면했지만 위험한 순간이었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서 조용형이 경고누적으로 빠질 경우에 대비해 이정수, 곽태휘 조합을 시험 가동했다. 공중볼 경합에서는 강점을 가진 라인업이었지만 안정성 면에서는 아쉬움이 남았다.

사이타마(일본)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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