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오지환 “스리런 사나이라 불러다오”

입력 2010-05-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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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오지환. [스포츠동아 DB]

연이틀 대포…시즌 5호 작렬
5개 중 4개가 모두 3점 홈런
힘좋은 말근육형 파워 넘쳐


“쟤 몸은 사람이 아냐. 우리하고 근육 자체가 달라.”

LG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하나같이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자리잡은 오지환(20)의 몸매에 대해 감탄을 내뱉는다. 그가 타격훈련을 하거나 걸어가는 뒷모습을 보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고 있다. “저것 봐. 엉덩이는 허리에 붙어 있고. 한국인 체형이 아냐. 완전 쿠바 선수지. 엉덩이에서 허벅지로 내려오는 근육이 말 뒷모습을 보는 것 같지 않아? 게다가 손목과 손가락의 굵기도 엄청나다고. 완전 힘을 쓸 수밖에 없는 몸이야.”

유니폼을 입은 모습은 언뜻 슬림해 보인다. 그러나 군더더기 하나 없는 몸매를 자랑하고 있다. 손목힘과 함께 탄력 넘치는 파워는 여기서 비롯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한동안 주춤했던 오지환이 다시 폭발하기 시작했다. 오지환은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전에 6번 유격수로 선발출장해 홈런을 포함해 무려 6타점을 쓸어담는 괴력을 발휘했다. 지난해 입단한 2년생. 이제 스무 살에 불과한 선수라는 점에서 야구계는 그의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오지환의 방망이는 1회 시작부터 폭발했다. 0-1로 뒤진 1사만루에서 앞 타자 정성훈이 2타점 적시타로 전세를 뒤집은 뒤 계속된 1사 1·2루. 여기서 오지환은 볼카운트 2-3에서 한가운데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미사일처럼 넘어가는 3점포를 터뜨렸다. 스코어는 단숨에 5-1로 벌어지면서 승기가 LG쪽으로 기울어졌다. 게다가 상대는 국내 최고 우완투수 중 한명으로 평가받는 윤석민이었다. 결국 윤석민은 그 충격을 벗어나지 못했는지 이후 3점을 더 내주며 0.2이닝 8실점을 기록한 뒤 강판됐다. 전날 KIA전에 이은 2연속경기 홈런이자 시즌 5호 홈런. 전날 4회 동점 솔로홈런을 제외하면 나머지 4개가 모두 3점홈런이어서 벌써부터 ‘3점홈런의 사나이’로 불리고 있다.

그는 3회에도 1사 1·3루서 2타점 우익선상 2루타를 날린 뒤 5회에도 내야땅볼로 1타점을 추가했다. 이날 하루에만 무려 6타점을 쓸어담으면서 시즌 타점수도 25개로 늘렸다. 조인성(29타점)에 이은 팀내 2위다.

오지환은 4월 중순 3할대로 올라섰던 타율이 최근 2할대 초반까지 떨어질 정도로 부진에 빠졌다. 박종훈 감독은 “아무래도 풀타임 첫해라 지칠 시기다”면서 5월 들어 그를 한번씩 선발명단에서 빼며 휴식을 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재충전한 것일까. 이틀 연속 2안타를 몰아치며 다시 방망이에 불을 붙이고 있다.

오지환은 경기 후 “어제와 그제, 서용빈 코치와 노림수에 대해 많이 얘기를 나눴다. 전에도 윤석민 선배를 상대로 안타를 쳐 봐 자신이 있었고, 슬라이더가 워낙 좋은 투수라 그걸 노리고 들어간 게 주효했다. 앞으로 더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며 웃었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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