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자국’, ‘물 위의 암스테르담’, ‘엘 빔보’ 등으로 각종 음악 라디오 방송의 시그널 음악, TV 프로그램 배경음악으로 친숙한 프랑스의 기타리스트이다.
클로드 치아리의 기타 연주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생명을 지닌 음색’ 쯤이 될까. 살아있는 듯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는 기량도 탁월하지만 팔레트 위의 물감처럼 다채로운 음색은 듣는 이의 마음을 먹먹하게 만들어 놓는다.
차분하게 읊조리는 듯한 클로드 치아리의 기타 멜로디를 듣다 보면 그가 왜 세계 최고의 ‘무드 기타리스트’로 추앙받는지를 대번에 알게 된다.
6월 8일 오후8시,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클로드 치아리의 대표곡들>
○ 첫 발자국 (Le Premier Pas)
12음 기법의 창시자인 쇤베르그의 손자이자 프로듀서, 작사가로 유명한 클로드 미셸 쇤베르그의 작품이다. 기품있는 오케스트레이션 반주에 첫눈 내린 새하얀 길 위를 혼자 걸어가며 음미하는 듯한 보컬이 일품인 샹송 곡.
국내에서는 영화 ‘품행제로’의 배경음악과 KBS 2TV 드라마 ‘두 번째 프러포즈’에 사용돼 다시 주목을 받기도 했다.
○ 물위의 암스테르담 (Amsterdam Sur Eau)
아그네스 바르다 감독의 1977년 프랑스 영화 ‘노래하는 여인, 노래하지 않는 여인’의 영화음악. 치아리의 구슬픈 연주로 당시 국내에서 유독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이다.
○ 엘 빔보 (El Bimbo)
우리나라에는 ‘올리브의 목걸이’란 제목으로도 알려진 곡이다. ‘새로운 형태의 춤’을 의미하는 엘 빔보는 프랑스 작곡가 끌로드 모간의 작품이지만 폴 모리아 악단의 편곡과 연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 같은 히트에 힘입어 ‘마스터 기타리스트’로 불린 클로드 치아리가 기타 버전으로 발표했다. 당시 국내에서 방송되는 경음악 중 가장 잦은 방송 리퀘스트를 기록했던 곡이다.
○ 안개 낀 밤의 데이트 (La Playa)
1963년 아카데미 영화제 외국어 영화부문 후보작으로 올랐던 그리스 영화 ‘안개 낀 밤의 데이트’의 주제곡으로 사용됐다. 당시 젊은 클로드 치아리가 연주하여 전 세계적인 히트곡으로 인증받았다. 국내에는 1965년에 방송전파를 타고 소개돼 널리 애청됐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