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밤 V축배를…한국, 역대 월드컵 첫 경기 성적은?

입력 2010-06-12 03: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허탈… 실망… 환호… 월드컵 ‘첫 경기의 추억’



12일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B조 첫 경기 한국-그리스전이 열리는 날이다. 이 경기에는 참 많은 것이 달렸다. 그 결과에 따라 한국이 그토록 원하는 첫 원정 16강 진출의 향배가 결정된다.

첫 경기를 앞둔 국민들의 가슴속에는 설렘이 가득하다. 사실 첫 경기를 앞두고는 늘 그랬다. 국민들은 멋진 승리를 기대했고 객관적 실력과는 거리가 먼 핑크빛 전망이 쏟아지기도 했다. 한국이 출전한 역대 7번의 월드컵 첫 경기를 앞두고 전국을 뒤덮었던 기대는 허탈과 탄식 또는 환희와 감동으로 돌아왔다.


○ 아무 준비 없이 참가한 1954년 스위스대회 헝가리에 0-9 참패

한국이 월드컵에 처음 출전한 1954년 스위스 대회 때는 월드컵 무대에 오른 자체가 선수와 국민 모두에게 큰 기쁨이었다. 첫 경기에서 당시 세계 최강이던 헝가리에 0-9로 졌지만 실망은 그리 크지 않았다.

32년 만에 월드컵에 다시 출전한 1986년 멕시코 대회. 너무 운이 없었다. 첫 경기 상대는 디에고 마라도나가 이끄는 우승 후보 아르헨티나. 전반 2골을 허용한 한국은 후반 시작하자마자 호르헤 발다노에게 추가 골을 내주며 0-3까지 밀렸다. 그러나 한국은 후반 28분 박창선이 통쾌한 25m 중거리 슛을 성공시켜 역사적인 월드컵 첫 골을 기록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부터 2006년 독일 대회까지 한국은 첫 경기 대진운이 나쁘지 않았다. 첫판부터 우승 후보를 만나 기세가 꺾였던 1954년과 1986년에 비하면 훨씬 나았다. 적어도 같은 조의 최강팀(1990년 스페인, 1994년 독일, 1998년 네덜란드, 2002년 포르투갈, 2006년 프랑스)은 피했다.


○ 32년 만에 재도전 1986년 역사적 첫 골

1990년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무패의 성적(9승 2무)을 거두며 1위로 본선에 진출한 한국은 16강 진출을 꿈꿨다. 이를 위해 첫 상대 벨기에를 제물로 삼고자 했다. 하지만 전반전 슈팅 수 0-8에서 보듯 실력차는 컸다. 결국 후반 골키퍼 최인영의 어이없는 실수까지 나오며 0-2로 졌다. 국민들은 허탈했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스페인을 만난 한국은 전반을 0-0으로 마쳤지만 후반 들어 연속 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패색이 짙던 후반 40분 기적은 시작됐다. 홍명보가 프리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고 종료 직전 서정원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전국은 환호로 들썩였고 사상 첫 16강 진출에 대한 열망도 타올랐다.


○ 2002년 안방서 폴란드 잡고 마침내 첫 승

1998년 프랑스 대회 첫 경기인 멕시코전을 앞두고는 온갖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2승 1무, 1승 2무 등 사상 최고의 성적이 기대됐다. 멕시코와의 경기 전반 하석주가 월드컵 첫 선제골을 넣을 때까지만 해도 꿈은 이뤄지는 듯했다. 하지만 하석주는 거친 백태클로 퇴장을 당했고 후반 내리 3골을 내주며 무너졌다. 국민들은 다시 허망감에 빠졌다. 그리고 2002년 한일 월드컵. 선수들은 개최국의 자존심을 걸고 전의를 다졌고 폴란드와의 첫 경기는 무조건 잡겠다는 각오로 나섰다. 한국은 전반 황선홍의 발리슛과 후반 유상철의 골로 2-0 승리를 거뒀다. 월드컵 첫 승의 감격은 전국으로 번졌고 4강 신화와 국민적인 열기로 이어졌다. 2006년 독일 대회 때는 처음으로 객관적 전력에서 한국보다 뒤지는 상대를 만났다. 토고를 맞아 한국은 전반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이천수와 안정환의 연속 골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강 신화를 이룬 바로 다음 월드컵이라 열기는 개막 전부터 뜨거웠고 토고전 승리는 심지에 불을 붙인 격이 됐다. 그리스전을 앞둔 기대는 무엇으로 바뀔까. 다행히 이번에도 첫 경기에서 조 최강 아르헨티나를 피하는 행운이 이어졌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