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남아공월드컵에 참가한 북한 대표팀의 숙소와 훈련장은 시설이 좋지 않기로 정평 나 있다. 호텔은 가격이 비교적 싼 곳으로 정했으며 훈련장은 요하네스버그와 프리토리아 중간에 위치한 마쿨롱이라는 지역의 빈민가 한 가운데 있다.
외신기자들은 이를 놓고 “북한이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 “북한이 언론의 접근을 막으려 일부러 우범지대에 훈련장을 정해다” 등등 많은 이야기를 쏟아냈다.
하지만 북한이 베이스캠프를 다른 국가들보다 안 좋은 곳에 고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자금력 때문이다.
대부분의 팀들은 월드컵 본선을 확정지은 뒤 베이스캠프를 물색했다. 선호하는 장소를 일찌감치 결정하고, 일종의 보증금을 내고 베이스캠프를 ‘찜’해놓았다. 한국도 이러한 방법으로 경쟁 팀들을 제치고 루스텐버그에 있는 괜찮은 베이스캠프를 손에 넣었다.
그러나 북한축구협회는 보증금을 걸고 캠프를 결정할 만큼 자금사정이 여유롭지 못했다. 결국 다른 팀들이 좋은 곳을 다 결정한 뒤 북한은 뒤늦게 베이스캠프를 정했다. 낙후된 시설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됐다.
FIFA로부터 1인당 400달러에 50명에 대한 숙박비를 일찌감치 전달받은 북한축구협회는 자의반타의반으로 돈을 절약할 수 있게 됐다.
프리토리아(남아공)|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