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아프리카팀 킬러’ 박주영, 아르헨전 자책골 부담 떨칠까

입력 2010-06-18 19:4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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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 부동의 주전 공격수 박주영(24.AS모나코)이 아르헨티나전 자책골 부담을 털어내고 속죄포를 쏘아 올릴 수 있을까.

박주영은 17일(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에서 열린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B조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 전반 17분 자책골로 1-4 참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왼쪽 측면에서 아르헨티나가 얻은 프리킥 때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차올린 공이 마르틴 데미첼리스의 키를 넘어 골문 앞에 있던 박주영의 오른쪽 다리에 맞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왼쪽 다리를 쭉 뻗어봤지만 역부족이었다.

이 자책골은 1986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 이탈리아와의 3차전(2-3 패) 때 조광래(현 경남FC 감독)에 이어 두 번째였다.

하지만 박주영은 낙심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아직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의 가능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다.

같은 날 조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던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2-1로 꺾는 이변을 일으키면서 한국이 나이지리아를 이길 경우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나이지리아의 오른쪽 미드필더 사니 카이타가 불필요한 반칙으로 퇴장 당해 한국과의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됐다. 게다가 왼쪽 풀백 자원이 모두 부상을 당해 수비진에 비상이 걸렸다. 주전 타예 타이워가 후반 10분 허벅지 근육을 다쳐 교체 아웃된 데 이어 백업선수인 우와 에치에질레도 그라운드에 나선 지 22분 만에 부상으로 쓰러졌다. 라르스 라예르베크 나이지리아 감독은 이날 중앙 수비수 라비우 아폴라비를 왼쪽에 투입하며 급한 불을 껐다.

게다가 고무적인 점은 박주영이 역대 아프리카 팀에 유독 강했다는 것. 20세 이하(U-20) 청소년 대표 시절 박주영은 2005년 1월23일 열린 카타르 8개국 청소년대회 알제리전에서 두 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같은 해 6월15일 네덜란드에서 열렸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나이지리아전에서 선제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올림픽대표 시절에도 박주영은 아프리카 팀에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08년 8월7일 중국 칭황다오에서 열렸던 베이징올림픽 축구 조별예선 카메룬전에서 선제골을 뽑아냈다.

박주영은 성인국가대표로 뛰면서도 2006년 3월1일 앙골라와의 평가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려 1-0 승리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그 동안 ‘아프리카 팀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박주영에게 남은 과제는 아르헨티나전 자책골 부담을 얼마나 빨리 털어낼 수 있는가 일 것이다.

러스텐버그(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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