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허정무호, 나이지리아전 3가지 변수 넘어야 16강 보인다

입력 2010-06-21 09: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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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가지 변수를 넘어야 16강이 보인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을 눈앞에 둔 허정무호가 세 가지 변수를 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오는 23일 오전 3시30분(이하 한국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더반스타디움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B조 나이지리아와 최종전을 치른다.

허정무호의 운명을 가를 나이지리아전은 그 어느 때보다 변수들로 넘쳐난다.


▶야간 경기
허정무호는 이번 월드컵에서 나이지리아전을 통해 처음으로 야간경기를 갖는다. 그리스와의 1차전과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은 모두 현지시간으로 낮 1시30분에 열렸다. 선수들이 낮 경기를 치를 때와 야간 경기를 치를 때는 신체 바이오리듬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식사시간과 훈련시간 등이 변하기 때문에 컨디션 조절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한다. 또 야간에는 낮보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것에 대비해야 한다. 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야간 경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미드필더 김정우(상무)는 “국내 경기에서 야간 경기를 많이 해봤기 때문에 전혀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수비수 이영표도 “리그에서 많은 경험을 했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선수들뿐만 아니라 대표팀도 경기시간에 맞추기 위해 첫 훈련부터 야간 시간을 잡았다. ‘결전의 땅’ 더반에 입성한 대표팀은 이날 훈련구장인 프린세스 마고고 스타디움에 불빛을 훤히 켜놓고 태극전사들이 야간경기에 적응하도록 도왔다.


▶수중전 가능성
남아공 기상청의 예보에 따르면 한국-나이지리아전이 벌어지는 22일 밤 더반에는 소나기가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온도는 섭씨 11도다. 습도는 무려 87%이며 바람은 거의 불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가 올 경우 축구장 잔디와 공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기가 먹은 잔디는 미끄러워져 공의 스피드를 높인다. 특히 역대 월드컵 공인구 중 탄성이 가장 큰 자불라니 때문에 고생하고 있는 골키퍼들에겐 더욱 큰 부담이 된다. 이미 골키퍼들이 실수해 골을 헌납한 경우가 많다. 여기에 비까지 온다면 골키퍼가 자불라니를 잡기란 더욱 어려워진다. 이에 대비해 대표팀은 이날 훈련 전 구장에 스프링클러를 이용해 물을 잔뜩 뿌렸다. 비가 와 그라운드가 미끄러우면 허정무호에는 호재가 될 수도 있다. 뛰어난 개인기와 드리블을 자랑하는 나이지리아 선수의 발을 묶을 수 있기 때문. 반대로 태극전사들이 볼트래핑이나 패스에서 실수를 할 경우 스피드가 좋은 나이지리아 선수들에게 생각지 않았던 실점 위기를 내줄 수도 있다.


▶나이지리아 관중과 홈 텃세
나이지리아와의 경기가 열리는 당일 한국은 원정 경기라는 것을 실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팀의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 응원단은 붉은 악마 70여명, 아리랑 응원단 40여명, 더반과 요하네스버그에서 구성된 한국교민 300여명 등 400~500여명이 태극전사에게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그런데 한국 응원단을 제외한 6만2,76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더반 스타디움의 6만여 석은 나이지리아 자국 팬들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월드컵임을 앞세운 남아공 홈팬까지 가세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아프리카 팀들이 동반 부진에 휩싸여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아프리카의 선전을 기대하는 목소리들이 더해지고 있다. FIFA도 친아프리카다. 심판판정도 미세하게나마 영향을 받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혹독한 원정경기의 부담을 감내해야 한다.

더반(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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