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오범석이냐 차두리냐’…나이지리아전 허정무의 선택은?

입력 2010-06-21 0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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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범석-차두리. 스포츠동아DB

‘오범석이냐 차두리냐.’

허정무(54) 축구대표팀 감독은 지난 17일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 월드컵 본선 조별예선 B조 아르헨티나와 2차전 1-4 참패 이후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샀다.

너무 수비에 치중한 탓에 실망스런 결과를 낸 것과 그리스전에서 맹활약을 펼쳤던 차두리(프라이부르크) 대신 오범석(울산)을 출전시켰다는 것이었다. 이날 오범석은 아르헨티나의 왼쪽 측면 공격수 앙헬 디마리아에게 자주 공간을 내주며 많은 실점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뿔난 축구팬들은 오범석과 함께 결정적인 득점기회를 놓친 염기훈(수원) 조합을 ‘오염 라인’고 부르며 허 감독의 선수기용에 문제가 있었음을 지적했다.

특히 경기가 끝난 뒤 축구팬들은 더 분노했다. 허 감독은 공식인터뷰에서 한국 취재진이 오범석의 기용 이유를 묻자 “그리스전 차두리의 플레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전술적으로 오범석이 적합했다”고 대답했다. 허 감독의 답변은 축구팬들의 실망감을 해소시키기에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조 최약체로 평가받던 그리스가 나이지리아를 꺾음에 따라 한국은 역대 어느 원정 월드컵 때보다 16강 진출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리스가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한국은 나이지리아와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허 감독은 18일 훈련을 갖기 전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전 때처럼 뒷문을 열어놓고 사냥을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다. 수비를 확실하게 한 다음 빠른 역습으로 골을 노리겠다고 공언했다. 16강 진출의 승부처를 안정된 수비에 두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허 감독은 21일 오전(이한 한국시간) 남아공 더반의 북쪽 교외에 위치한 프린세스 마고고 스타디움에서 가진 첫 공식훈련에서 일단 차두리를 선택한 모습이다.

이날 조끼 팀과 비조끼 팀으로 나눠 실시한 전술훈련에서 차두리에게 선발 출전을 의미하는 조끼를 입혔다. 탄력적이고 신체적인 면이 좋은 나이지리아의 선수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오범석보다 차두리가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수비 후역습’전술을 펼 때 차두리의 저돌적인 오버래핑도 허 감독이 기대하는 것 중 하나다.

차두리는 아르헨티나전에 결장한 뒤 지난 18일 한국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경기에 나가고 싶은 것은 모든 선수들이 똑같다”며 “출전은 감독의 권한이다. 선수는 감독의 지시에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더반(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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