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균 ‘타짱’ 비결?…알토란 멀티타점!

입력 2010-07-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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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바롯데 김태균(왼쪽)은 득점권타율이 2할6푼대지만 시즌 69타점으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사진은 1일 소프트뱅크전에서 5회 쐐기 2타점 2루타를 날린 뒤 동료 오마쓰와 함께 기뻐하고 있는 김태균. 스포츠동아 DB

주자 있을때 홈런10개…대량 타점
득점권 타율 낮아도 타점 1위 행진
타율 영향없는 희생플라이도 한 몫

지바 롯데 4번타자 김태균(28)이 일본 진출 첫해부터 뜨거운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2일까지 타율 0.291(275타수 80안타), 18홈런, 69타점을 기록 중이다. 홈런은 퍼시픽리그 공동 1위다. 특히 4번타자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타점 부문에서는 2위 소프트뱅크 오티스(58타점)와 현격한 격차로 단독 1위를 질주하고 있다.


● 시즌타율보다 낮은 득점권타율에도 타점 1위?

김태균의 기록을 살펴보면 의아한 부분이 눈에 띈다. 특히 득점권타율(주자 2루, 1·2루, 1·3루, 2·3루, 만루시 타율)은 타점과 매우 연관성이 높은데, 김태균은 득점권타율이 0.265(98타수 26안타)에 불과하다. 시즌타율(0.291)보다 훨씬 낮다. 게다가 삼진(77)도 리그 1위를 다투고 있다. 득점권에서만 삼진 31개. 시즌 전체 기록은 3.57타수당 1삼진인데, 득점권에서는 3.16타수당 1삼진으로 오히려 더 많다.


● 멀티타점 생산하는 홈런포 대량생산

지바롯데 1∼3번 타자들의 높은 출루율도 타점생산에 유리한 점이다. 그러나 득점권타율이 낮고 삼진을 많이 당하는데도 타점이 많은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기록을 좀 더 세분화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홈런이다. 김태균은 홈런으로만 총 34타점을 올렸다. 시즌타점의 절반에 해당한다. 여기서도 1점짜리 홈런은 8개였지만 2점짜리 이상 홈런이 10개(26타점)나 됐다. 주자 1루에서 5홈런(10타점), 1·2루에서 2홈런(6타점), 1·3루에서 2홈런(6타점), 만루에서 1홈런(4타점). 홈런 하나도 멀티타점이 가능한, 즉 주자 있을 때 많이 쳤다는 분석이다. 깨 백 바퀴 구르는 것보다 호박 한 바퀴 구르는 것이 낫다.


● 희생플라이 능력과 생산성 높은 득점권 안타

득점권에 주자가 없을 때는 19타점에 불과하다. 그러나 득점권에 주자가 있을 때는 무려 50타점이나 된다. 득점권타율이 낮은데 어떻게 이런 현상이 벌어질까. 홈런 외에도 희생플라이의 변수가 있다. 김태균은 희생플라이 8개를 날려 양 리그 통틀어 1위다. 희생플라이는 타점에 포함되지만 득점권타율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물론 득점권타율이 좋으면 타점생산에 유리하다. 국내 타점 1위 홍성흔의 득점권타율은 무려 0.424에 이른다. 그러나 반드시 인과관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득점권타율에도 허수가 있다는 것을 김태균의 성적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득점권타율이 낮아도 찬스에 강한 사나이, 즉 클러치히터로 각광받는 김태균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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