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책골 악몽…4강 좌절
모두가 브라질의 우세를 점쳤다. 통산 5회 우승을 자랑하는 ‘남미 최강’브라질을 월드컵에서 2회 준우승에 그친 네덜란드가 전력상 넘어서기 어렵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3일(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 만델라 베이 스타디움에서 끝난 2010남아공월드컵 8강전의 주인공은 네덜란드였다.
‘오렌지 군단’은 90분 혈투 끝에 2-1 역전승을 거두며 대회 4강에 진출했다. 이로써 월드컵 무대에서 양 팀의 역대 전적은 74년 서독 대회에서 처음 만난 뒤 네덜란드가 2승1무1패로 앞서게 됐다. 브라질은 4년전 독일 대회에 이어 2개대회 연속 4강 탈락이다.
예선부터 큰 위기 없이 무난한 흐름을 이어갔던 브라질의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전반 8분 이번 월드컵의 유일한 한국인 심판 정해상 부심으로부터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긴 했지만 알베스의 침투 패스를 받은 호비뉴가 가볍게 골로 연결시키며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
첫 골은 킥오프 10분 만에 터졌다. 멜루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길게 땅볼로 연결한 패스를 호비뉴가 문전 안쪽에서 살짝 밀어 넣은 것. 불안한 디펜스에 번번이 위기를 맞던 네덜란드가 하프타임 이전까지 보여준 위협적인 장면은 전반 17분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간 판 페르시의 프리킥 뿐이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브라질 입장에서 악몽과 같았다.
후반 8분 스네이더르가 문전 오른쪽에서 왼발로 감아 찬 크로스가 멜루의 머리를 스치며 자책골이 된 것. 균형을 이룬 네덜란드는 후반 23분 로벤의 오른쪽 코너킥을 카윗이 머리로 살짝 흘려주자 이를 스네이더르가 헤딩 골로 연결해 승부를 뒤집었다.
브라질은 막판 맹공을 시작했지만 후반 28분 멜루가 로벤의 다리를 걸어 넘어뜨린 뒤 밟으면서 퇴장, 수적인 열세를 끝내 극복하지 못해 무릎을 꿇고 말았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