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 [스포츠동아 DB]
좋은체격 보다 기술·머리좋은 선수 선호
‘포스트 허정무’ 시대를 이끌 경남FC 조광래 감독은 ‘준비된 지도자’라는 평을 듣는다.
1970∼1980년대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던 시절에는 ‘컴퓨터 링커’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기술이 뛰어났다. 1986멕시코월드컵 출전에 이어 같은 해 서울아시안게임 우승을 이끈 뒤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
1992년 대우로얄즈 감독을 맡았고, 2000년 안양LG(현 FC서울)를 K리그 우승으로 이끌며 본격적으로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부터 시민구단 경남FC 지휘봉을 잡아 열악한 상황에서도 어린 선수들을 중용하며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선보였다.
특히 유망주를 보는 눈이 뛰어나고 패스 위주의 아기자기한 축구를 구사하는 데는 국내 최고라는 평을 듣는다. 안양 감독 시절 이청용(볼턴)과 김동진(울산) 등을 발굴했고, 경남을 맡아서는 서상민, 김태욱 등 무명 선수들을 급성장시켰다.
선수를 보는 기준을 물으면 첫 마디가 “체격보다는 기술, 머리 좋은 선수다”고 단언할 정도로 자신의 축구 철학이 확고하다.
조 감독은 앞으로 대표팀에 자신의 철학을 고스란히 녹일 생각이다.
조 감독은 향후 대표팀 운영 계획에 대해 “아직 정식으로 기술위원회 발표가 나지 않은 데다 경남 홈 팬들과 우리 선수들을 생각하면 지금 구체적으로 뭔가 말하기는 힘든 상황이다”고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원하는 선수들을 뽑아서 제대로 된 보석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짧은 한 마디에서 큰 틀이 읽혀졌다. 축구협회가 대표팀 감독 선임에 앞서 “2년 후에는 한 차례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겠느냐”고 한 발표를 의식한 듯 “2년 정도 대표팀을 잘 가꿔서 남이 아닌 내 스스로 대표팀을 평가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