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양준혁 “내 라이벌은 선입견이었다”

입력 2010-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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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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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프로무대 전격 은퇴선언 그후…

만세 타법·현역 연장 둘러싼 뒷공론 부담
김성근감독 “은퇴 귀띔에 올스타전 투입”
프로동기 이종범“이젠 내차례” 만감교차

한국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거인의 퇴장은 하루가 지난 뒤에도 깊은 울림과 긴 여운을 낳았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마치고 후반기가 재개된 27일 각 구장에선 삼성 양준혁(41)의 시즌 후 은퇴 선언을 놓고 다양한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플레잉 코치로 사실상 첫날을 보낸 양준혁에게서도 이런저런 감회들이 이어졌다.


● 양준혁 “내 라이벌은 선입견이었다.”

양준혁은 이날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장태수 수석코치와 함께 강봉규 김상수 이정식 임익준 등 4명의 후배를 이끌고 대전고로 특타를 다녀왔다. 토스배팅볼을 올려주고, 배팅볼을 던져주고, 기술적 조언을 건네는 보조 타격코치의 역할이었다. 오후 5시 넘어 대전구장에 도착한 그는 선동열 감독에게 가볍게 인사한 뒤 잠시 후배들의 훈련모습을 지켜보고는 다시 취재진에 둘러싸여 약식 인터뷰를 했다. 은퇴를 공식화한 전날 이미 여러 가지를 털어놓은 터라 딱히 할 말도 없을 듯했지만 달랐다. 그는 “내 라이벌은 선입견이었다”고 밝혔다. 그가 말한 선입견이란 만세타법으로 유명한 자신의 독특한 타격폼에 대한 쑥덕거림,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가해진 은퇴 압박 등을 의미한다. ‘후배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줄 것이냐’라는 질문에 그는 “사람을 키우는 데는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는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를 던졌다. 각자가 생각하는 야구관과 몸에 익은 폼이 있는 만큼 “(주입식이 아니라)함께 얘기하면서 답을 찾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배의 성장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양분이 되리란 다짐의 표현이기도 했다.


○ 이미 귀띔 들은 김성근 감독

SK 김성근 감독은 잠실 LG전을 앞두고 양준혁의 은퇴에 얽힌 뒷이야기를 소개했다. 24일 대구 올스타전 직전 양준혁이 이스턴리그 사령탑인 김 감독을 찾아와서는 “(부상당한 SK 박정권 대신 올스타로)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저 은퇴합니다. 내일 발표합니다”라고 미리 귀띔했다는 것. 김 감독의 말처럼 양준혁의 은퇴는 21일 최종 결정됐다. 양준혁은 이달 중순 구단에 은퇴 의사를 전했고, 구단 내 보고절차를 거쳐 21일에는 선동열 감독에게까지 통보됐다. 김 감독은 “(올스타전 당일 교체선수로)김재현과 양준혁을 놓고 고민하다 양준혁을 먼저 기용했다. 홈런 치고 덕아웃에 돌아와 헬멧을 벗기에 뿌듯해서 나도 기뻤다”고 밝혔다.




● 만감 교차한 이종범

양준혁과 프로 동기인 KIA 이종범(40)도 사직 롯데전에 앞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양준혁이 대구야구의 간판이라면 이종범은 호남야구의 간판. 둘은 한때 최고의 라이벌이었다. 이종범은 “은퇴는 개인의 문제이기에 ‘고생했다’, ‘축하한다’는 말은 못하겠다”면서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담담히 “나 역시 그런 순서를 밟아야 하는 사람이다. 은퇴시기가 내일이 될지, 한달이 될지, 내년 시즌이 될지 모른다. 단지 남은 기간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어려운 팀 상황을 의식해서인지 후배들을 향해 “실력이 우선이다. 잘 할 때 스스로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야구는 잘 못하면서 대우를 받고 싶어하는 선수들도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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