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벳궁녀·옆에 조폭…대사없는데 왜 떴나?

입력 2010-07-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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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의 출연으로 드라마의 인기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 단역들이 화제다. MBC ‘동이’에 출연해 ‘티벳 궁녀’라는 별명을 얻은 단역배우(위)와 SBS ‘자이언트’에 출연 중인 연극배우 이우진(아래).

‘동이’ 티벳 궁녀, 시종일관 무표정 시선집중
‘자이언트’ 이범수 옆 지키는 조폭 웃음 절로
누리꾼들 “주인공 뺨친 존재감…대사 달라”

‘동이’의 침체를 살린 구세주가 등장했다. 그런데 그녀는 주인공도, 개성파 조연도 아닌 대사 없는 단역이다.

요즘 MBC 월화드라마 ‘동이’에는 특별한 대사도 없는 한 단역 연기자가 시청자의 화제를 모으면서 하락세를 보이던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극 중 궁녀로 출연한 한 단역 배우가 ‘티벳궁녀’라는 애칭을 얻기 시작하면서 화제의 중심이 된 것. 20일 방송된 ‘동이’에서 등장한 이 궁녀는 유상궁 역의 임성민 뒤에서 시종일관 무표정한 표정을 연기해 단숨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송 후 곧바로 ‘귀신궁녀’ ‘뒤의 궁녀’ 등 여러 가지의 별명이 회자됐으나 얼굴 모양이 티벳 여우와 닮았다는 의견이 많아 ‘티벳궁녀’라는 애칭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그녀에 대한 관심은 27일 방송 이후 정점에 달했다. 27일 ‘동이’ 38회에서 동이(한효주)가 인현왕후(박하선)에게 숙원 첩지를 받는 장면에서 ‘티벳궁녀’가 재등장한 것. 고개를 숙인 채 잠깐 출연해 눈에 잘 띄지 않았지만 누리꾼들은 단번에 그녀를 알아봤다. 누리꾼들은 ‘한효주와 지진희 등 드라마 주인공 못지않은 존재감’이라며 그녀를 ‘미친 존재감’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그 단역 배우에게 대사가 주어져 제대로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드라마 게시판을 통해 의견을 전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동이’ 관계자는 “인터넷상에서 유명해진 그 궁녀는 보조출연자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배역을 순식간에 화제의 인물로 만든 누리꾼들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며 “고정 출연자가 아닌 단발성 출연이라 앞으로 출연을 계속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고 밝혔다.

이처럼 드라마의 주요 출연자가 아닌데도 시청자의 눈길을 끌면서 드라마에 힘을 실어주는 사례는 또 있다. 바로 SBS 월화드라마 ‘자이언트’ 속에서 조직 폭력배로 등장한 이우진. 고려대 노어노문학과 출신의 연극배우인 그는 드라마의 배경이 되는 감옥에서 늘 이범수의 옆에 서 있어 누리꾼들로부터 ‘옆에 조폭’으로 불린다. 이우진은 위협적인 인상에 눈을 부릅뜨는 다소 코믹한 연기를 선보여 ‘감초 단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드라마에서 그의 존재가 눈길을 끌자, 일명 ‘누리꾼 수사대’가 나서 그의 이름에서 이력 출신학교까지 밝혀 공개하는 등 요즘 ‘자이언트’의 연기자 중 인터넷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인물이 됐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출처|방송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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