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차승원·권상우, 매력적인 캐릭터 조연도 물론 OK!

입력 2010-06-0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배역의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위해 조연을 선택한 권상우(왼쪽)와 차승원.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영화사 아침]

배역의 비중에 연연하지 않고 연기하고 싶은 캐릭터를 위해 조연을 선택한 권상우(왼쪽)와 차승원. [사진제공=태원엔터테인먼·영화사 아침]

“캐릭터 좋다면 조연도 OK!”

최근 영화계에서 톱클래스 배우들이 배역의 단순한 비중보다 캐릭터를 좇아 스스로 조연을 택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까지 137만 관객을 동원한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감독 이준익, 제작 영화사 아침·타이거픽쳐스). 황정민과 차승원이 크레딧에 먼저 이름을 올렸지만, 스토리 전개상 영화의 주인공은 백성현이다. 반란을 꿈꾸는 이몽학(차승원)에게 아버지를 잃은 견자(백성현)가 황정학(황정민)의 도움으로 복수를 하는 것이 기둥 줄거리다. 원작인 동명의 만화에서도 ‘서자 출신의 검객’ 견자가 주인공이며, 황정학은 주연급 조연, 이몽학은 조연으로 등장한다.

‘포화속으로’(감독 이재한·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도 크레딧의 앞은 차승원, 권상우가 장식하지만 내용상 주인공은 최승현(탑)이다.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맞서 경북 포항에서 전투를 치른 학도병 71명의 이야기를 담은 ‘포화속으로’는 학도병 중대장 오장범(최승현)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인기나 경력에서 훨씬 앞서는 배우들이 이 같이 조연을 맡는 것은 단순히 주인공 자체에 집착하기보다 캐릭터를 중시하기 때문. 실제로 권상우는 5월2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스탠포드대학에서 열린 특별상영회에서 “주인공 최승현을 돋보이게 해주려는 노력을 하는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이라며 “내 역할을 다 하면서도 영화에서 보이는 배우라는 것을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긴장하고 촬영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000만 관객을 넘은 영화 ‘해운대’에서 지질학박사 김휘 역으로 처음으로 조연을 맡았던 박중훈도 인터뷰에서 “배역의 크기보다는 깊이에 중점을 두고 그 역 안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치고 싶었다”고 이유를 말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