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을 위한 ‘스마트’한 선택, ROCCAT 게이밍 세트

입력 2010-07-30 14: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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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쯤 프로게이머처럼 자신이 즐겨하는 게임의 최고수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뭐라! 단 한 번도 이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고? 그렇다면 지금 당장이라도 생각을 해야만 얘기가 통할 수 있다.

좌우지간 현란한 컨트롤로 좌중을 사로잡는 프로게이머를 보면, 경기 시작 전 분주하게 자신의 장비(키보드, 마우스, 마우스 패드 등 게이밍 주변기기)를 세팅하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그저 자신에게 맞는 값비싼 장비로 실력을 뽐내는 프로게이머가 부러울 따름.


그러나 이런 것도 전혀 부러워할 필요가 없다. 이번에 소개할 ROCCAT 게이밍 세트가 그러하듯, 이미 시중에 수없이 많은 게이밍 주변기기가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게이머처럼 장비를 갖추고 게임을 하는 것도 마음먹기(+주머니 사정)에 달린 셈이다.


독일산 게이밍 전문 브랜드 ROCCAT

지금부터 게이밍 전문 브랜드 ROCCAT이 선보이는 게이밍 주변기기 세트(게이밍 키보드: ROCCAT ARVO, 마우스: ROCCAT KOVA, 마우스 패드: ROCCAT SOTA, 마우스 번지: ROCCAT APURI)에 대해 알아보겠다. 이 가운데 흔한 아이템이라 말할 수 있는 키보드와 마우스, 마우스 패드는 잠시 후에 다루기로 하고, 먼저 이름도 낯선 ‘마우스 번지 ROCCAT APURI’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마우스를 사용하다가 한 번쯤 선이 책상에 걸려서 움직이기 불편함을 느꼈던 적이 있을 것이다. ‘마우스 번지’는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탄생한 아이디어 제품으로 마우스 선을 미리 확보하여 움직임에 불편이 없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실용성에 비해 대중성이 떨어져(매우 단순한 구조임에도 고가로 판매됨) 모르는 이가 태반, 이런 불편에 민감한 사용자(프로게이머, 디자이너, 증권 애널리스트 등)나 알고 있는 그야말로 특별 아이템이다.

ROCCAT APURI 역시 프로게이머를 위해 만들어진 마우스 번지로 앞서 단순한 구조임에도 고가로 판매된다고 언급했던 발언을 비웃기라도 하듯 꽤 복잡한 모양새(우주를 떠도는 인공위성을 연상케 하는 사이버틱한 디자인이 인상적)를 지니고 있었다.


솔직히 마우스 번지가 없어도 대충 선반이나 스피커 등에 선을 걸쳐 놓으면 불편함은 대부분 해소할 수 있다. 따라서 유용하기는 하나 사용자가 크게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모호한 무언가가 있었다. 하지만 ROCCAT APURI를 살펴보니 단순히 마우스 번지로서의 역할뿐 아니라 USB 허브 기능(데이터 전송, 충전 지원)을 추가로 갖춰, 활용성을 드높인 것이 눈에 띄었다.

점차 USB 장치(MP3플레이어, 휴대폰, 외장하드, USB 메모리, 디지털카메라, 미니 선풍기 등)가 늘어남에 따라 데이터 전송이나 충전(전원 공급)을 위해 더 많은 USB 포트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마우스 번지와 하나 된 USB 허브는 사용자들에게도 매우 유용할 것으로 보이는 변화다.


거치대 부근에 마련된 4개의 USB 포트를 통해 각기 다른 USB 장치를 동시에 쓸 수 있으며(별도 전원 공급을 통해 안정성 확보), PC와 연결해 데이터 전송도 가능하다. 일반적인 USB 허브(별도 전원 X)는 PC에 연결한 USB 포트의 전원(5V 내외)을 확장 포트별로 나눠서 사용하는데, 이 경우 확장 포트에 연결된 장치의 개수가 많거나 요구 전원이 높은 USB 장치(외장하드, 아이폰 등)를 연결했을 때 전원 부족 현상이 심심치 않게 나타난다(전원 부족이 심화되면 안정성이 결여된다).

따라서 기본 어댑터를 통해 별도의 전원을 공급받는 형태의 ROCCAT APURI는 단순히 구색만 갖추려는 것이 아니라 USB 허브 기능을 충실하게 제공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듯했다. 따라서 USB 특성을 많이 타는 아이폰(전원 요구량이 많고, USB 포트 접촉에 민감함) 충전도 OK, 외장하드의 데이터 전송 및 전원 공급도 문제없이 지원하는 모습이었다.


그래도 USB 허브는 어디까지나 ROCCAT APURI의 부가 기능에 불과하다. 주 기능인 마우스 번지는 우레탄 고무 재질로 구성(번지대 외에도 외형 전체가 우레탄 코팅 처리됨)되어 얼마든 사용해도 전혀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신뢰감이 들었다(탄력적인 움직임 등 기능적인 측면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단지, 우레탄 고무 재질이 먼지에 취약하다는 점은 사전에 고려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희끗희끗 들러붙은 먼지가 막 개봉한 신상품을 마치 몇 년간 써온 중고제품으로 보이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지도…).




평범한 인상의 게이밍 마우스 KOVA

이제 마우스 번지에 대한 내용은 이쯤하고, 번지에 선을 맡긴 ‘마우스 ROCCAT KOVA’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게이밍 주변기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무엇인가? 속이 뻔히 들여다보이는 질문이지만 굳이 정답을 말하자면 바로 ‘게이밍 마우스’다. 이처럼 게이밍 주변기기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는 마우스 제품군, 제조사들은 저마다 특별한 외형과 기능을 지닌 신제품을 내놓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ROCCAT은 전직 프로게이머 출신 CEO가 제품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독일산 브랜드로 전/현직 프로게이머가 설계, 디자인 등 모든 단계에 참여해 게이밍에 최적화된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이들의 가장 큰 자랑이다. 그러나 이곳 역시 다양한 제품군 가운데 게이머를 위한 마우스에 특별한 자부심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알게 모르게 ROCCAT은 유럽, 미국 등 세계 50여 개국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유럽 프로게임팀 12곳을 지원하고, EA 등 메이저 게임사와 제휴해 OEM 마우스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 살펴볼 ROCCAT KOVA는 ROCCAT이 내세운 주력 모델로 4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감도(400/ 800/ 1,600/ 3,200 DPI)와 좌/우수를 가리지 않는 대칭형 디자인(V-SHAPE이라 일컫는 인체공학적 디자인 적용)이 특징인 게이밍 마우스다. 뭐… 사실 유별난 디자인과 엄청나게 다양한 기능을 뽐내는 다른 게이밍 마우스에 비한다면 아쉬움을 감출 길이 없었다.

ROCCAT KOVA를 찬찬히 살펴보니 좌/우 클릭 버튼과 휠, 그리고 4개의 기능 버튼(총 7개의 버튼)이 자리하고 있었다. 기본적으로 오른손잡이를 기준으로 엄지손가락이 위치한 자리에 있는 2개의 기능 버튼은 앞/뒤 이동 기능을 수행하며, 반대쪽 버튼은 기능 구현을 위한 조합 버튼의 역할을 한다(왼손잡이는 제어판 내 마우스 설정에서 ‘오른쪽 단추와 왼쪽 단추 기능 바꾸기’로 이용 가능, ROCCAT KOVA는 별도의 드라이버가 필요 없는 게이밍 마우스다).


조합 버튼을 통해 우선 마우스 전후좌우에 자리한 LED의 색상(레드/퍼플/그린/블루)과 표시 방법(차례로 변화/고정 등)을 바꿀 수 있었으며(4번+6번), 마우스 감도(400/ 800/ 1,600/ 3,200 DPI)를 총 4단계로 즉시 적용할 수 있었다(5번+7번). 4가지 색상의 LED만으로도 시각적 요소(디자인 등)는 두말할 필요가 없어 보였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평범해 보이는 플라스틱 재질이 고급스러움보다는 저렴한(?)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마우스를 손에 쥐었을 때 미끄럽기도 하고, 보기와 달리 가벼워서 영 시원치 않은 기분이었다(게임 플레이 상황에서 느낀 점은 잠시 후 키보드와 함께 다룰 예정).


게이밍 마우스의 동반자 ROCCAT SOTA


ROCCAT KOVA에 대한 아쉬움이 느껴질 즈음, 잠시 잊고 있었던 ‘마우스 패드 ROCCAT SOTA’가 떠올랐다. 테스트와 리뷰를 쓰는 내내 쉴새 없이 움직인 마우스 아래 자리하고 있던 ROCCAT SOTA는 전면 하드패드(재질이 딱딱한 마찰면)와 후면 울트라 소프트 베이스(적절한 탄성을 제공하고, 미끄럼을 방지함) 조합이 눈에 띄는 제품.


앞서 소개한 ROCCAT KOVA 마우스와 짝을 이뤄 사용해보니, 움직임도 만족스럽고 패드를 사용하지 않을 때와 확연한 차이를 나타냈다. 특히 스르륵 미끄러지는 느낌(슬라이딩)이 우수했으며, 포인터의 정확성이 한층 높아진 것 같은 기분이 절로 들었다.


또한 성능 외적으로 반질반질한 전면 패드에 물을 부어보니, 확실한 방수 효과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따라서 실제 사용 시 땀이나, 각종 오염 물질(물이나 음료를 쏟을 경우)에도 강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상식을 벗어난 ‘콤팩트 게이밍 키보드’

이리하여 마우스 번지, 마우스, 마우스 패드에 이르는 ROCCAT의 다양한 게이밍 주변기기를 살펴봤다. 이제 ‘게이밍 키보드 ROCCAT ARVO’으로 대미를 장식할 차례.

ROCCAT ARVO의 특징은 한마디로 말해서 ‘작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게이밍 키보드는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몸집을 키우는(단축키 추가, 인체공학적 디자인을 이유로 듦) 반면, 이 녀석은 심지어 몇몇 키를 통합(대신 일반 모드와 게임 모드로 구분)하면서까지 몸집을 줄였다.


이런 모습이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되진 않지만, 보란 듯이 작아진 ROCCAT ARVO의 모습이 흡사 게임 컨트롤러(패드)를 떠올리게 만들었다(게이밍 키보드를 보며, 컨트롤러를 떠올렸으니 아마 최고 찬사가 아닐까). 이렇게 작아진 크기는 방향키와 숫자키가 노트북처럼 통합된 것에서 비롯됐는데, 오른쪽 위에 자리한 모드(Mode) 키를 눌러 일반/게임 모드로 키 설정을 달리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키 설정이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애를 먹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시간 문서 작업을 하는데도 큰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았다(간단하게 DEL, HOME, END, 방향키 등을 누를 때와 숫자키를 입력할 때를 모드 버튼으로 구분해 놓은 것이라고 생각하면 적응도 금방이다). 이렇게 작아진 키보드에 잘 적응하고 있을 무렵, 스페이스 바 아래 자리한 3개의 키(Thumbster)에 눈길이 갔다.


이런 키를 가진 키보드는 ROCCAT ARVO가 거의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는 확장키로서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매크로(다양한 키 입력을 하나의 키로 만듦)’ 기능을 지원한다. 프로그램에는 기본적으로 월드오브워크래프트(WOW), 크라이시스2 등의 게임에서 쓰이는 매크로가 저장되어 있으며, 사용자가 매크로 생성(Create New Macro) 버튼을 눌러 편의에 따라 키 입력(명령)을 설정할 수 있었다. 또, 각 설정을 프로필 형식으로 저장할 수 있어, 마우스가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다 해도 내 설정만큼은 확실하게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녔다(키 설정은 물론 매크로까지 모두 저장됨).




이제 두말할 필요 없이, 앞서 살펴봤던 마우스 ROCCAT KOVA와 키보드 ROCCAT ARVO가 과연 게임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는지 확인해볼 시간.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MMORPG의 대명사 월드오브워크래프트를 플레이해보니 키보드의 확장키(매크로)를 써서 차례로 몬스터의 타겟을 잡는다거나 펫을 컨트롤(공격, 방어, 움직임 등)하는 등의 실용적인 조작이 가능했다. 고로 얼마나 매크로(명령어)를 잘 만드느냐에 따라 확장키의 쓰임새도 천차만별로 달라질 것이 분명하다.


마우스는 기능키로 사용할 수 있는 버튼이 없기에 움직임에 신경을 집중했다. 월드오브워크래프트는 마우스 의존도가 그리 높지 않은 편이지만 때때로 정확한 포인팅을 요구하는 상황에 기민한 반응을 나타냈다. 그러나 가벼운 느낌이 드는 그립감은 게이밍 마우스라는 이름을 살짝 무색하게 한다.


다음으로 스타크래프트2를 플레이해보니 게임 자체에서 지원하는 단축키를 곧장 매크로에 입력하니 특정 유닛을 뽑는 것은 물론 부대 지정까지 가능했다. 이런 전략 게임에서 매크로 기능의 효용성이 더 빛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마우스의 움직임은 월드오브워크래프트와 다를 바 없지만, 고해상도를 지원하는 스타크래프트2 게임 내에서 마우스 버튼 조합으로 감도를 즉각 변경(4단계)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기억해두자(해상도에 따라 마우스 감도를 조절해 포인터의 이동 거리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ROCCAT이 제시하는 SDMS

ROCCAT 게이밍 세트는 본래 ROCCAT의 SDMS(Smart Desktop Management system)를 지원하는 제품을 말한다. SDMS는 ‘최적화된 제품으로 한정된 공간에서 최고의 시너지(성능, 가치 등) 효과를 이끌어내겠다’라는 전략으로 풀이할 수 있는데, 나의 책상 위에 놓인 키보드와 마우스, 마우스 패드, 마우스 번지를 보고 있으니 ‘참으로 절묘한 조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누구나 장비만 빵빵 하다고 프로게이머가 될 수는 없다. 하지만, 마치 프로게이머인양 한껏 기분을 내가며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ROCCAT 게이밍 세트(게이밍 키보드: ROCCAT ARVO, 마우스: ROCCAT KOVA, 마우스 패드: ROCCAT SOTA, 마우스 번지: ROCCAT APURI)’에 주목할 만한 이유라는 사실이다.

글 / IT동아 이기성(wlrl@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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