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은 Divx(‘디빅스’로 읽음) 플레이어라고도 한다. Divx는 ‘Digital VIdeo eXpress’의 준말로, 쉽게 말해 고화질 동영상용 코덱의 한 종류이다(코덱-codec은 디지털 영상/음성 데이터를 형태나 용도에 맞게 압축, 해제하는 프로그램이나 기기를 의미). 여러 형태의 동영상이나 음성 파일을 자유롭게 재생할 수 있다고 해서 디빅스 플레이어라 부르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여러 제품이 출시된 바 있지만, PMP(휴대용 멀티미디어 재생기)나 최근 인기몰이 중인 스마트폰 등에 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더군다나 서양과는 달리 거실 문화가 그리 활성화되지 못한 우리나라 가정에 디빅스 플레이어가 자리잡기도 쉽지 않았다(거실 평수 문제가 아니라 가족 간의 융합 문제다).
그간 본 리뷰어도 여러 디빅스 플레이어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워낙 영화에 관심도 많기도 하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는 DVD로든 파일로든 보관해 두기 때문이다(본 영화 또 보고 또 보는 게 취미 중 하나다). 또한 그걸 가족들과 함께 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우선 과거 제품은 컴퓨터와의 네트워크 공유를 지원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느니만 못했으며, 최근 제품은 네트워크 공유는 지원하지만 저장 용량이 크지 않아 효용성이 적었으며 툭하면 다운되기 일쑤였다(물론 모든 제품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그래서 사실 디빅스 플레이어라는 제품 자체에 다분히 회의적이었다.
새로텍의 디빅스 플레이어인 ‘에이빅스(abigs)’ D7 클래식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그전에 사용해 봤던 제품과 별 차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하지만 2주간 사용해 본 D7은 가정용 디빅스 플레이어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했다(IT동아의 제품 리뷰는 ‘묻지마 2주 사용’ 후 작성이 원칙이다). 서재의 17인치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대형 LCD TV는 아니더라도) 거실 TV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에이빅스 D7 클래식(Classic)이다. 새로텍에서 현재 판매하는 디빅스 플레이어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거 제품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홈페이지의 고객 게시판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은 역시 (타사 제품에서도 주로 발생하는, 그리고 본 리뷰어도 숱하게 겪은) 다운 문제다. 아울러 재생 가능한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D7 클래식은 최신 제품이라 그런지 위와 같은 문제는 2주 동안 딱 한번 발생했다. 이는 D7으로 파일을 대량 복사하면서 환경 설정을 조작하다 발생한 것이며, 이후로는 동일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일시적인 오작동으로 판단했다.
디빅스 플레이어 D7 클래식, 어떤 제품인가
기본적으로 디빅스 플레이어는 동영상은 물론 음악,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저장해 두고 TV로 출력해 주는 매체 재생 기기다. 내부에 하드디스크가 하나 들어 있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파일을 복사, 삭제, 저장할 수 있다. D7 클래식은 최신 AV기기답게 TV와의 연결은 다양한 형태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비단 D7 클래식뿐 아니라 대부분의 디빅스 플레이어가 유사한 형태니 알아두면 해롭진 않을 테다.
컴퓨터나 디빅스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동영상 파일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는 화질이나 해상도에 따라 대략 10여 개 형식이 주로 사용되는데, D7 클래식은 이들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1080p급 고해상도 동영상 형식인 mkv 파일을 비롯해, avi, mov, mp4, wmv, asf, mpg, mpeg, rm, flv(웹 페이지 플래시 동영상) 등 컴퓨터에서 재생할 수 있는 파일 그대로 복사해 재생할 수 있다.
실제로 D7 클래식 사양표에 제시되어 있는 모든 형식의 파일을 구해 테스트한 바 모두 정상 재생됨을 확인했다. 다만 HD TV 녹화 형식인 tp 또는 ts 파일 중 한두 개는 재생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아마도 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여튼 이들 형식의 파일을 곧바로 재생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동영상 코덱 대부분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막 파일인 smi나 sub 등도 지원해 정상 출력된다.
음악 파일 형식도 일반적인 mp3 파일부터 aac, ac3, dts, m3u, ra, rm, wav, 무손실 음원 파일인 flac, ogg 등도 충실히 지원한다. 사실 이러한 음악 파일을, 더군다나 무손실 음원 파일을 TV 스피커로 듣는다는 게 좀 어폐가 있지만, 홈씨어터 기기가 구축돼 있다면 꽤 들을 만 할 것이다.
이 밖에 jpg, bpm, gif, png 등의 사진/이미지 파일도 TV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슬라이드쇼 기능도 되니 가족 사진 등을 복사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재생해 보면 좋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각종 미디어 파일을 저장해 두기 위한 하드디스크 공간이 넉넉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D7 클래식은 최소 1TB 하드디스크를 품고 있다. 용량은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1TB, 1.5TB, 2TB 중에 선택하면 된다. 1TB(테라바이트)는 1,000GB다. 간단하게 따져도 1GB짜리 영화를 1,000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3MB 사진은 약 40만 개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크기는 일반적인 외장형 하드디스크 제품보다 약간 큰 정도다. 너비도 두께도 아담한 수준이라 공간적인 제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눕혀 놓은 형태지만 세워 놔도 별 문제 없다(본 리뷰어는 세워서 사용했다). 뒷면을 제외하고 모든 면이 블랙 하이그로시 코팅을 적용했고(보기는 좋은데 먼지, 지문 잘 묻는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냥 무난하다. TV가 대부분 블랙 컬러니 옆에 두면 잘 어울리겠다.
앞면에는 전원 버튼, TV 출력 버튼과 각종 LED 등이 배치됐고, 윗면에도 여러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 기본적으로 리모컨으로 조작하지만, 리모컨이 없을 경우에도 본체에서 (부분적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뒷면이 하이라이트인데, 디빅스 플레이어로서, AV기기로서 제공해야 할 대부분의 영상/음성 단자를 마련해 뒀다. 디지털 출력의 대표인 HDMI는 물론, 콤포넌트, 콤포지트, 옵티컬 음성 출력 단자 등이 있다. 컴퓨터와 연결하는 USB 포트, 외장 USB 하드디스크나 USB 무선랜 카드 등을 연결하는 USB 2.0 포트, 10/100Mbps용 유선 랜 포트 등도 제공된다.
있을 건 다 있으니 괜찮은데, 유선 랜이 기가비트(Gbps, 1,000Mbp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컴퓨터용 스피커 등을 연결하는 스테레오 오디오 단자가 없다는 점은 약간 아쉽긴 하다. 어차피 컴퓨터에서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복사하는 형태라면 기가비트 랜 속도가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단자의 경우, 오디오 단자(흰색, 빨간색)를 스테레오 단자(암놈)로 연결하는 케이블을 따로 구비하면 컴퓨터용 스피커도 사용할 순 있다.
마지막으로 무선 랜은 별도 판매되는 USB 무선 랜 카드를 뒷면 USB 포트에 연결하면 된다. 윈도우 운영체계와 같이 드라이버 등을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D7 클래식이 지원하는 USB 무선 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본 리뷰어의 경우 ㈜뉴런일랙의 네오빅스 RT100(802.11n)을 사용했는데, 문제 없이 잘 작동했다. 무선 랜이 지원된다 한들 가급적이면 유선 랜을 사용하는 게 전반적으로 유리하다.
설치는 아빠의 몫
아무리 기계치라 해도 이 정도 설치는 혼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작업은 아빠가 해주어야 모양세가 좋다. 컴퓨터를 몰라도 AV기기를 몰라도 다음과 같이 따라 하면 된다. 절대 어렵지 않다.
먼저 D7 클래식에 연결할 유선 랜 케이블을 끌어와야 한다. 당연히 인터넷 유무선 공유기가 필요하다. 공유기의 LAN 포트와 D7 클래식의 LAN 포트를 랜 케이블로 연결하며 된다.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IP 주소도 자동으로 설정된다(자세한 내용은 잠시 후 다시 설명한다.)
다음으로 AV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데, 연결할 TV에 HDMI 포트가 있다면 D7 클래식과 TV의 HDMI 포트에 연결하면 끝이다. 그럼 영상, 음성 모두 디지털로 깨끗하게 출력된다. HDMI가 없다면 콤포넌트(녹색/청색/적색) 포트를 케이블 색깔에 맞게 끼우면 된다. 다만 콤포넌트 케이블은 영상만 출력되므로, 사운드 케이블(백색/적색)도 함께 연결해야 한다. 즉 콤포넌트로 연결할 때는 총 5개의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콤포지트도 방법은 콤포넌트와 유사하지만, 영상 출력용 케이블이 황색 하나다. 그러니 화질은 콤포넌트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영상용 황색 케이블과 음성용 백색/적색 케이블, 총 3개를 연결하면 된다.
자 이제 됐다. 마지막으로 전원 케이블은 연결하고 앞면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런 다음 TV의 외부 출력 기능을 이용해 D7 클래식의 메인 화면을 찾으면 된다. 메인 화면이 보인다면 일단 설치는 끝이다.
이제 네트워크 부분을 설정해야 한다.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일반 가정이라면 대부분 자동 설정 환경일 테고, 그렇다면 D7 클래식의 네트워크 설정도 자동으로 잡힌다. D7 클래식 리모컨의 상단 왼쪽의 파란 버튼(SETUP)을 누르면 설정 화면으로 들어가고, 메뉴 중에서 ‘네트워크’를 선택한 다음 ‘유선 네트워크 설정’ 부분에서 자동으로 IP 주소가 설정됐는지 확인하면 된다. 대부분 192.168.xxx.xxx의 형식의 IP 주소가 설정됐을 것이다. 됐다, 그럼…
여섯살배기도 사용할 수 있는 조작법
기본적인 조작은 TV만큼이나 쉽다. 그 동안 모아둔 애니메이션 CD를 모두 복사해 넣어줬더니, 여섯살 딸아이도 리모컨으로 조작하며 영상을 본다. 재생하고 멈추고 원하는 파일 골라 다시 재생하고… D7 클래식으로 동영상 보고 음악 듣는 데 더 이상의 조작은 필요 없다.
화면 반응 속도도 나쁘지 않다. 예전에 접했던 디빅스 플레이어는 화면 전환이나 실행이 반박자씩 느려 리모컨 버튼을 여러 번 눌렀을 때 지연/멈춤 현상이 있었지만, D7 클래식은 확실히 그보다 덜하다. 즉 불편하지 않다.
메인 화면은 [예약녹화], [영상입력], [브라우저], [파일관리], [설정]으로 구분되고, 영상이나 음악을 보고 들을 때는 [브라우저]만 사용하면 된다. [예약녹화]는 말 그대로 TV 방송을 예약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인데, 한두 번 사용해 보니 본 리뷰어에게는 큰 효용성 없어 보였다(사실 요즘 TV 방송 중 녹화할 만큼 의미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영상입력]은 D7 클래식에 다른 AV기기를 연결했을 때(AV-IN 포트) 활용하는 메뉴고, [파일관리]는 D7 클래식에서 리모컨으로 파일을 복사/이동할 수 있는 메뉴다(삭제 기능이 없는 게 아쉽다). 복잡할 거 없다. 몇 번 접해보면 능히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인 메뉴이며, 설명서에도 잘 설명돼 있다.
[브라우저] 메뉴를 들어가면, DVD/HDD/USB/네트워크/UPNP/NFS/인터넷 라디오 등이 보이는데, DVD는 외장 ODD(노트북 등에 사용하는)를 연결해 DVD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고, HDD는 D7 클래식에 장착된 하드디스크를, USB는 외장 USB 하드디스크를,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로 공유 설정된 폴더를, NFS는 NFS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의 파일/폴더를, 인터넷 라디오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항목이다(처음엔 인터넷 라디오 기능이 일반 라디오 청취가 가능한 것인 줄 알았다). 각 항목은 직관적이다. 눌러보고 들어가 보면 뭐 하는 기능인지 금방 안다.
만약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가 2대 이상이라면 네트워크 항목이 유용할 수 있다.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복사할 필요 없이 폴더 공유만 설정하면, D7 클래식에서 각 공유 폴더로 접근해 바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선 랜으로 연결된 컴퓨터는 괜찮으나, 무선 랜의 경우에는 재생 중 약간씩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어쩔 수 없다. 네트워크 속도가 유선 랜만 못하니).
동영상 재생 화질은 나무랄 데 없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1080p급의 고해상도 파일인 mkv 형식을 재생하면 선명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출력된다. 다른 형식의 동영상도 마찬가지다. 슬로우모션으로 보거나 구간 반복으로 돌려볼 수도 있고, 8배까지 화면도 확대된다(얼마나 사용하겠느냐 마는).
음악도 잘 나온다. 다만 무손실 음원 파일이라도 홈씨어터나 전문 AV기기가 아닌 이상 TV 스피커로 들으니 그리 풍부한 출력을 기대할 순 없다. 사진도 물론 큰 화면으로 잘 보여준다. 슬라이드 쇼로 출력하면 나름대로 슬라이드 효과가 적용되어, 배경음악으로 음악 파일도 재생시킬 수 있다. 사진 사진을 넣어두고 온라인 앨범으로 사용하면 되겠는데, 이에 플래시 메모리 슬롯까지 제공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카의 메모리를 바로 꽂아서 출력할 수 있을 테니까. 단 USB 카드리더기를 연결해 사용할 순 있다(하긴 이 정도만 되도...).
며칠 간 집중적으로 사용해 보니, 전반적인 멀티미디어 재생 성능과 기능은 제법 쓸 만 했다. 파일 복사도 컴퓨터 쪽에서 D7 클래식 공유 폴더를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설정해 진행하니 한결 편하다. 영화, 음악 등을 정식으로 다운로드 받을 때 대상 폴더를 이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설정하면 되니 말이다.
네트워크뿐 아니라 USB 케이블로도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다. 컴퓨터에 연결하면 디빅스 플레이어로는 사용할 수 없고(TV에는 abigs라는 로고만 출력된다), 컴퓨터의 외장 드라이브로 사용된다. 컴퓨터와 거리가 멀지 않다면 USB로 연결하여 대용량 또는 대량의 파일을 복사/이동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네트워크보다는 아무래도 USB 2.0이 빠르니까).
끝으로, 1TB의 용량이 주는 풍만감이 적지 않다. 그 동안 보유하고 있던 DVD 영화 몇 장, 애니메이션 CD 십 여장, 음악 파일 수십 GB 등, 있는 파일 없는 파일 모조리 갖다 부어도 전체 공간의 30%가 넘지 않는다. 2TB 모델이라면 몇 년 간은 용량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이외에 유용한 기능
본 리뷰어는 D7 클래식을 사용하면서, 멀티미디어 재생이라는 디빅스 플레이어의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 여러 가지 네트워크 서비스에 또 다른 만족감을 느꼈다. 요즘 ‘웹하드’라는 개념이 막 자리잡고 있는데, D7 클래식은 하나의 가정용 스토리지 기기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물려 파일을 저장/공유하는 저장장치를 NAS(Network Attacked Storage, 나스)라 한다. D7 클래식도 네트워크에 물리기에 NAS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내장 운영체계 역시 리눅스라 파일 공유가 유연하다.
NAS로서 의미가 있으려면 집안(또는 사무실)에서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가정처럼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환경이면, 외부에서 D7 클래식으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공유기에 물린 컴퓨터들은 일종의 가상 네트워크에 묶이기 때문에, 그 영역 이외에서는 인식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유무선 공유기의 ‘포트포워딩’ 기능을 활용하면 되는데(약간의 네트워크 지식이 필요하다), 본 리뷰어는 파일 전송 서비스인 FTP 서비스를 포워딩 설정하여, 외부에서 인터넷을 통해 집에 있는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전송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물론 D7 클래식을 항상 켜둬야 하지만, 하드디스크 하나와 작은 쿨러 하나 작동하는 정도니 전기세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참고로 FTP로 접속하면 Lock Folder에 저장된 파일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즉 Lock Folder는 D7 클래식에서만 적용된다.
또 하나 관심 가는 것이 토렌트 전송 기능이다. 토렌트(torrent) 기능은 컴퓨터 사용자들끼리 자유롭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사용자 각각의 컴퓨터가 서버로 동작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저작권에 위배되는 불법 공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어쨌든 전세계 사용자들끼리 유용한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토렌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컴퓨터에서 토렌트 파일(*.torrent)을 D7 클래식 내 ‘Torrent’ 폴더로 복사한 다음, D7 클래식의 [파일 관리] 메뉴를 통해 이 ‘토렌트’ 항목에 들어가면, 방금 컴퓨터에서 복사한 *.torrent 파일이 보이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한다.(다운이 완료되면 Download 폴더에 저장된다). 이때 파일을 제공하는 서버는 전세계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의 컴퓨터(1대 또는 여러 대)가 되는 것이다. 대신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용량이 몇 백MB 수준이면 하루 이상 꼬박 걸린다(다운로드 중간에 끊길 수도 있다). 이쯤에서 예의상 한번 강조한다.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생활화하는 굳다운로더가 되자~!’
이 밖에 락폴더 기능도 유용하다. 가족들이 함께 사용한다면 자녀들이 보면 안 되는 ‘19금’ 동영상 등도 분명 있을 텐데, 이때 락폴더 기능으로 이들 파일을 감출 수 있다. 미리 지정한 암호를 입력하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D7 클래식 내에 Lock Folder 폴더를 생성한 다음 원하는 파일을 복사해 두면 된다. 그런 다음 [설정] 메뉴의 ‘시스템’, ‘시청 제한’ 항목에서 4자리 암호를 설정한다. 이후 [브라우저] 메뉴에서 Lock Folder 폴더를 보면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지만, 그 상태에서 리모컨의 숫자 버튼으로 암호를 입력하면 숨겨뒀던 파일이 즉시 나타나고, 재생이 가능해 진다. 딸아이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본 리뷰어의 경우에도 이는 대단히 유용한 기능이다.
HD TV가 있는 가정이라면 하나 쯤은...
물론 D7 클래식이 없어도 TV 보는데 아무런 지장 없다. 있다고 해도 일상이 확 변화할 정도도 아니다. 그래도 며칠간 사용해 보니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는 있는 듯했다. 그 동안 혼자 책상에서 보던 영상을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또한 혼자 볼 거라면 암호를 걸어둘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좋았다. 용량이 1TB나 되니 부담이 없어서도 좋았다. 하지만 이러한 호감은 어디까지나 내 돈 들여 산 게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D7 클래식 1TB의 공식 가격이 285,000원, 2TB가 365,000원이다(새로텍 홈페이지 2010년 8월 초 기준). 1TB 하드디스크 단가와 여러 가지 기능 등을 고려할 때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 (본 리뷰어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가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40인지 이상 또는 HD급 이상의 TV를 보유하고 있다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겠다. 없을 땐 몰랐는데 사용해 보니 꽤 활용도가 높은 기기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설명이 필요한 설명서
새로텍의 D7 클래식 디빅스 플레이어는 예상보다 괜찮았다. 제품 자체는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설명서가 다소 부실하다. 동영상/음악/사진 재생 관련 내용은 그런대로 도움되는데, 부가 기능, 특히 네트워크 기능 부분은 관련 지식이 없는 사용자라면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다. 애초부터 어려운 제품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는 설명서로 제작한다면 사용자 층을 보다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에이빅스 홈페이지인 www.abigs.com의 관리도 시급하다. 현재 이 홈페이지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사용자 질문에 답변도 (없거나) 늦고, 광고글로 도배되는 총체적 난국이다. 새로텍을 대표하는 디빅스 플레이어인 에이빅스의 공식 홈페이지가 이 지경이래서야 되겠는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제품이 팔린다. 그 신뢰는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쌓아야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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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본 리뷰어도 여러 디빅스 플레이어를 사용해 본 경험이 있다. 워낙 영화에 관심도 많기도 하고,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영화는 DVD로든 파일로든 보관해 두기 때문이다(본 영화 또 보고 또 보는 게 취미 중 하나다). 또한 그걸 가족들과 함께 보고 싶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의치가 않았다. 우선 과거 제품은 컴퓨터와의 네트워크 공유를 지원하지 않아 사용하지 않느니만 못했으며, 최근 제품은 네트워크 공유는 지원하지만 저장 용량이 크지 않아 효용성이 적었으며 툭하면 다운되기 일쑤였다(물론 모든 제품이 그러하진 않겠지만). 그래서 사실 디빅스 플레이어라는 제품 자체에 다분히 회의적이었다.
새로텍의 디빅스 플레이어인 ‘에이빅스(abigs)’ D7 클래식을 처음 접했을 때에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흔히 볼 수 있는, 그리고 그전에 사용해 봤던 제품과 별 차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하지만 2주간 사용해 본 D7은 가정용 디빅스 플레이어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을 갖게 했다(IT동아의 제품 리뷰는 ‘묻지마 2주 사용’ 후 작성이 원칙이다). 서재의 17인치 컴퓨터 모니터가 아닌 (대형 LCD TV는 아니더라도) 거실 TV를 통해 온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편집자 주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에이빅스 D7 클래식(Classic)이다. 새로텍에서 현재 판매하는 디빅스 플레이어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과거 제품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발생했음을 홈페이지의 고객 게시판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대부분은 역시 (타사 제품에서도 주로 발생하는, 그리고 본 리뷰어도 숱하게 겪은) 다운 문제다. 아울러 재생 가능한 동영상이 제대로 재생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많았다. D7 클래식은 최신 제품이라 그런지 위와 같은 문제는 2주 동안 딱 한번 발생했다. 이는 D7으로 파일을 대량 복사하면서 환경 설정을 조작하다 발생한 것이며, 이후로는 동일 증상이 발생하지 않아 일시적인 오작동으로 판단했다.
디빅스 플레이어 D7 클래식, 어떤 제품인가
기본적으로 디빅스 플레이어는 동영상은 물론 음악, 사진 등의 멀티미디어 파일을 저장해 두고 TV로 출력해 주는 매체 재생 기기다. 내부에 하드디스크가 하나 들어 있어 컴퓨터와 마찬가지로 파일을 복사, 삭제, 저장할 수 있다. D7 클래식은 최신 AV기기답게 TV와의 연결은 다양한 형태를 지원하고 있다. 이는 비단 D7 클래식뿐 아니라 대부분의 디빅스 플레이어가 유사한 형태니 알아두면 해롭진 않을 테다.
컴퓨터나 디빅스 플레이어에서 재생할 수 있는 동영상 파일 형식은 매우 다양하다. 이는 화질이나 해상도에 따라 대략 10여 개 형식이 주로 사용되는데, D7 클래식은 이들 대부분을 지원하고 있다. 1080p급 고해상도 동영상 형식인 mkv 파일을 비롯해, avi, mov, mp4, wmv, asf, mpg, mpeg, rm, flv(웹 페이지 플래시 동영상) 등 컴퓨터에서 재생할 수 있는 파일 그대로 복사해 재생할 수 있다.
D7 클래식이 지원하는 미디어 파일 형식
실제로 D7 클래식 사양표에 제시되어 있는 모든 형식의 파일을 구해 테스트한 바 모두 정상 재생됨을 확인했다. 다만 HD TV 녹화 형식인 tp 또는 ts 파일 중 한두 개는 재생이 불가능하기도 했다. 아마도 복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여튼 이들 형식의 파일을 곧바로 재생할 수 있는 이유는, 앞서 설명한 동영상 코덱 대부분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당연히 자막 파일인 smi나 sub 등도 지원해 정상 출력된다.
HD TV 녹화영상인 1080p 고해상도 형식 tp 파일도 정상 재생
음악 파일 형식도 일반적인 mp3 파일부터 aac, ac3, dts, m3u, ra, rm, wav, 무손실 음원 파일인 flac, ogg 등도 충실히 지원한다. 사실 이러한 음악 파일을, 더군다나 무손실 음원 파일을 TV 스피커로 듣는다는 게 좀 어폐가 있지만, 홈씨어터 기기가 구축돼 있다면 꽤 들을 만 할 것이다.
이 밖에 jpg, bpm, gif, png 등의 사진/이미지 파일도 TV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 슬라이드쇼 기능도 되니 가족 사진 등을 복사해 두고 생각날 때마다 재생해 보면 좋겠다.
디카로 찍은 사진 파일도 OK
그렇다면 이러한 각종 미디어 파일을 저장해 두기 위한 하드디스크 공간이 넉넉해야 할 것이다. 그래서 D7 클래식은 최소 1TB 하드디스크를 품고 있다. 용량은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 1TB, 1.5TB, 2TB 중에 선택하면 된다. 1TB(테라바이트)는 1,000GB다. 간단하게 따져도 1GB짜리 영화를 1,000개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일반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3MB 사진은 약 40만 개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크기는 일반적인 외장형 하드디스크 제품보다 약간 큰 정도다. 너비도 두께도 아담한 수준이라 공간적인 제약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원래 눕혀 놓은 형태지만 세워 놔도 별 문제 없다(본 리뷰어는 세워서 사용했다). 뒷면을 제외하고 모든 면이 블랙 하이그로시 코팅을 적용했고(보기는 좋은데 먼지, 지문 잘 묻는다), 전반적인 디자인은 그냥 무난하다. TV가 대부분 블랙 컬러니 옆에 두면 잘 어울리겠다.
앞면에는 전원 버튼, TV 출력 버튼과 각종 LED 등이 배치됐고, 윗면에도 여러 조작 버튼이 달려 있다. 기본적으로 리모컨으로 조작하지만, 리모컨이 없을 경우에도 본체에서 (부분적으로) 직접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뒷면이 하이라이트인데, 디빅스 플레이어로서, AV기기로서 제공해야 할 대부분의 영상/음성 단자를 마련해 뒀다. 디지털 출력의 대표인 HDMI는 물론, 콤포넌트, 콤포지트, 옵티컬 음성 출력 단자 등이 있다. 컴퓨터와 연결하는 USB 포트, 외장 USB 하드디스크나 USB 무선랜 카드 등을 연결하는 USB 2.0 포트, 10/100Mbps용 유선 랜 포트 등도 제공된다.
있을 건 다 있으니 괜찮은데, 유선 랜이 기가비트(Gbps, 1,000Mbps)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과 컴퓨터용 스피커 등을 연결하는 스테레오 오디오 단자가 없다는 점은 약간 아쉽긴 하다. 어차피 컴퓨터에서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복사하는 형태라면 기가비트 랜 속도가 매우 유리하기 때문이다. 스테레오 단자의 경우, 오디오 단자(흰색, 빨간색)를 스테레오 단자(암놈)로 연결하는 케이블을 따로 구비하면 컴퓨터용 스피커도 사용할 순 있다.
마지막으로 무선 랜은 별도 판매되는 USB 무선 랜 카드를 뒷면 USB 포트에 연결하면 된다. 윈도우 운영체계와 같이 드라이버 등을 설치할 필요는 없지만, D7 클래식이 지원하는 USB 무선 랜 카드를 사용해야 한다. 본 리뷰어의 경우 ㈜뉴런일랙의 네오빅스 RT100(802.11n)을 사용했는데, 문제 없이 잘 작동했다. 무선 랜이 지원된다 한들 가급적이면 유선 랜을 사용하는 게 전반적으로 유리하다.
USB 포트에 꽂아 사용하는 무선 랜 카드
설치는 아빠의 몫
아무리 기계치라 해도 이 정도 설치는 혼자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작업은 아빠가 해주어야 모양세가 좋다. 컴퓨터를 몰라도 AV기기를 몰라도 다음과 같이 따라 하면 된다. 절대 어렵지 않다.
먼저 D7 클래식에 연결할 유선 랜 케이블을 끌어와야 한다. 당연히 인터넷 유무선 공유기가 필요하다. 공유기의 LAN 포트와 D7 클래식의 LAN 포트를 랜 케이블로 연결하며 된다. 네트워크 연결을 위한 IP 주소도 자동으로 설정된다(자세한 내용은 잠시 후 다시 설명한다.)
랜 케이블 꽂으면 IP 주소 자동 설정
다음으로 AV 케이블을 연결해야 하는데, 연결할 TV에 HDMI 포트가 있다면 D7 클래식과 TV의 HDMI 포트에 연결하면 끝이다. 그럼 영상, 음성 모두 디지털로 깨끗하게 출력된다. HDMI가 없다면 콤포넌트(녹색/청색/적색) 포트를 케이블 색깔에 맞게 끼우면 된다. 다만 콤포넌트 케이블은 영상만 출력되므로, 사운드 케이블(백색/적색)도 함께 연결해야 한다. 즉 콤포넌트로 연결할 때는 총 5개의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콤포지트도 방법은 콤포넌트와 유사하지만, 영상 출력용 케이블이 황색 하나다. 그러니 화질은 콤포넌트보다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영상용 황색 케이블과 음성용 백색/적색 케이블, 총 3개를 연결하면 된다.
자 이제 됐다. 마지막으로 전원 케이블은 연결하고 앞면의 전원 버튼을 누르면 된다. 그런 다음 TV의 외부 출력 기능을 이용해 D7 클래식의 메인 화면을 찾으면 된다. 메인 화면이 보인다면 일단 설치는 끝이다.
이제 네트워크 부분을 설정해야 한다.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일반 가정이라면 대부분 자동 설정 환경일 테고, 그렇다면 D7 클래식의 네트워크 설정도 자동으로 잡힌다. D7 클래식 리모컨의 상단 왼쪽의 파란 버튼(SETUP)을 누르면 설정 화면으로 들어가고, 메뉴 중에서 ‘네트워크’를 선택한 다음 ‘유선 네트워크 설정’ 부분에서 자동으로 IP 주소가 설정됐는지 확인하면 된다. 대부분 192.168.xxx.xxx의 형식의 IP 주소가 설정됐을 것이다. 됐다, 그럼…
여섯살배기도 사용할 수 있는 조작법
기본적인 조작은 TV만큼이나 쉽다. 그 동안 모아둔 애니메이션 CD를 모두 복사해 넣어줬더니, 여섯살 딸아이도 리모컨으로 조작하며 영상을 본다. 재생하고 멈추고 원하는 파일 골라 다시 재생하고… D7 클래식으로 동영상 보고 음악 듣는 데 더 이상의 조작은 필요 없다.
화면 반응 속도도 나쁘지 않다. 예전에 접했던 디빅스 플레이어는 화면 전환이나 실행이 반박자씩 느려 리모컨 버튼을 여러 번 눌렀을 때 지연/멈춤 현상이 있었지만, D7 클래식은 확실히 그보다 덜하다. 즉 불편하지 않다.
메인 화면은 [예약녹화], [영상입력], [브라우저], [파일관리], [설정]으로 구분되고, 영상이나 음악을 보고 들을 때는 [브라우저]만 사용하면 된다. [예약녹화]는 말 그대로 TV 방송을 예약 녹화할 수 있는 기능인데, 한두 번 사용해 보니 본 리뷰어에게는 큰 효용성 없어 보였다(사실 요즘 TV 방송 중 녹화할 만큼 의미 있는 것도 별로 없다). [영상입력]은 D7 클래식에 다른 AV기기를 연결했을 때(AV-IN 포트) 활용하는 메뉴고, [파일관리]는 D7 클래식에서 리모컨으로 파일을 복사/이동할 수 있는 메뉴다(삭제 기능이 없는 게 아쉽다). 복잡할 거 없다. 몇 번 접해보면 능히 익힐 수 있는 직관적인 메뉴이며, 설명서에도 잘 설명돼 있다.
[브라우저] 메뉴를 들어가면, DVD/HDD/USB/네트워크/UPNP/NFS/인터넷 라디오 등이 보이는데, DVD는 외장 ODD(노트북 등에 사용하는)를 연결해 DVD 타이틀을 재생할 수 있고, HDD는 D7 클래식에 장착된 하드디스크를, USB는 외장 USB 하드디스크를, 네트워크는 네트워크로 공유 설정된 폴더를, NFS는 NFS 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버의 파일/폴더를, 인터넷 라디오는 개인 인터넷 방송을 청취할 수 있는 항목이다(처음엔 인터넷 라디오 기능이 일반 라디오 청취가 가능한 것인 줄 알았다). 각 항목은 직관적이다. 눌러보고 들어가 보면 뭐 하는 기능인지 금방 안다.
만약 집에서 사용하는 컴퓨터가 2대 이상이라면 네트워크 항목이 유용할 수 있다.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복사할 필요 없이 폴더 공유만 설정하면, D7 클래식에서 각 공유 폴더로 접근해 바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유선 랜으로 연결된 컴퓨터는 괜찮으나, 무선 랜의 경우에는 재생 중 약간씩 끊기는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어쩔 수 없다. 네트워크 속도가 유선 랜만 못하니).
같은 공유기 아래의 공유 컴퓨터에 접근해 재생할 수 있다
동영상 재생 화질은 나무랄 데 없이 만족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1080p급의 고해상도 파일인 mkv 형식을 재생하면 선명하고 깔끔하게, 그리고 부드럽게 출력된다. 다른 형식의 동영상도 마찬가지다. 슬로우모션으로 보거나 구간 반복으로 돌려볼 수도 있고, 8배까지 화면도 확대된다(얼마나 사용하겠느냐 마는).
사진에서는 흐린 듯하지만, 실제로는 깔끔하고 선명하다
음악도 잘 나온다. 다만 무손실 음원 파일이라도 홈씨어터나 전문 AV기기가 아닌 이상 TV 스피커로 들으니 그리 풍부한 출력을 기대할 순 없다. 사진도 물론 큰 화면으로 잘 보여준다. 슬라이드 쇼로 출력하면 나름대로 슬라이드 효과가 적용되어, 배경음악으로 음악 파일도 재생시킬 수 있다. 사진 사진을 넣어두고 온라인 앨범으로 사용하면 되겠는데, 이에 플래시 메모리 슬롯까지 제공됐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디카의 메모리를 바로 꽂아서 출력할 수 있을 테니까. 단 USB 카드리더기를 연결해 사용할 순 있다(하긴 이 정도만 되도...).
며칠 간 집중적으로 사용해 보니, 전반적인 멀티미디어 재생 성능과 기능은 제법 쓸 만 했다. 파일 복사도 컴퓨터 쪽에서 D7 클래식 공유 폴더를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설정해 진행하니 한결 편하다. 영화, 음악 등을 정식으로 다운로드 받을 때 대상 폴더를 이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설정하면 되니 말이다.
네트워크뿐 아니라 USB 케이블로도 컴퓨터에 연결할 수 있다. 컴퓨터에 연결하면 디빅스 플레이어로는 사용할 수 없고(TV에는 abigs라는 로고만 출력된다), 컴퓨터의 외장 드라이브로 사용된다. 컴퓨터와 거리가 멀지 않다면 USB로 연결하여 대용량 또는 대량의 파일을 복사/이동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네트워크보다는 아무래도 USB 2.0이 빠르니까).
끝으로, 1TB의 용량이 주는 풍만감이 적지 않다. 그 동안 보유하고 있던 DVD 영화 몇 장, 애니메이션 CD 십 여장, 음악 파일 수십 GB 등, 있는 파일 없는 파일 모조리 갖다 부어도 전체 공간의 30%가 넘지 않는다. 2TB 모델이라면 몇 년 간은 용량 걱정 안 해도 될 것이다.
이외에 유용한 기능
본 리뷰어는 D7 클래식을 사용하면서, 멀티미디어 재생이라는 디빅스 플레이어의 기본적인 역할 이외에 여러 가지 네트워크 서비스에 또 다른 만족감을 느꼈다. 요즘 ‘웹하드’라는 개념이 막 자리잡고 있는데, D7 클래식은 하나의 가정용 스토리지 기기로 사용해도 손색이 없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트워크에 물려 파일을 저장/공유하는 저장장치를 NAS(Network Attacked Storage, 나스)라 한다. D7 클래식도 네트워크에 물리기에 NAS로도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다. 내장 운영체계 역시 리눅스라 파일 공유가 유연하다.
NAS로서 의미가 있으려면 집안(또는 사무실)에서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가정처럼 유무선 공유기를 사용하는 환경이면, 외부에서 D7 클래식으로 접근이 불가능하다. 공유기에 물린 컴퓨터들은 일종의 가상 네트워크에 묶이기 때문에, 그 영역 이외에서는 인식이 안되기 때문이다. 이때는 유무선 공유기의 ‘포트포워딩’ 기능을 활용하면 되는데(약간의 네트워크 지식이 필요하다), 본 리뷰어는 파일 전송 서비스인 FTP 서비스를 포워딩 설정하여, 외부에서 인터넷을 통해 집에 있는 D7 클래식으로 파일을 전송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물론 D7 클래식을 항상 켜둬야 하지만, 하드디스크 하나와 작은 쿨러 하나 작동하는 정도니 전기세가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다.
유무선 공유기의 ‘포트포워딩’ 기능으로 외부에서 D7 클래식으로 FTP 접근
참고로 FTP로 접속하면 Lock Folder에 저장된 파일도 모두 제어할 수 있다. 즉 Lock Folder는 D7 클래식에서만 적용된다.
또 하나 관심 가는 것이 토렌트 전송 기능이다. 토렌트(torrent) 기능은 컴퓨터 사용자들끼리 자유롭게 파일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사용자 각각의 컴퓨터가 서버로 동작하게 된다. 이렇다 보니 저작권에 위배되는 불법 공유가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어쨌든 전세계 사용자들끼리 유용한 파일을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토렌트의 가장 큰 장점이다.
컴퓨터에서 토렌트 파일(*.torrent)을 D7 클래식 내 ‘Torrent’ 폴더로 복사한 다음, D7 클래식의 [파일 관리] 메뉴를 통해 이 ‘토렌트’ 항목에 들어가면, 방금 컴퓨터에서 복사한 *.torrent 파일이 보이고, 이를 클릭하면 해당 파일을 다운로드한다.(다운이 완료되면 Download 폴더에 저장된다). 이때 파일을 제공하는 서버는 전세계 어딘가에 있는 누군가의 컴퓨터(1대 또는 여러 대)가 되는 것이다. 대신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용량이 몇 백MB 수준이면 하루 이상 꼬박 걸린다(다운로드 중간에 끊길 수도 있다). 이쯤에서 예의상 한번 강조한다. ‘정품 소프트웨어 사용을 생활화하는 굳다운로더가 되자~!’
필요한 파일을 D7 클래식을 통해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이 밖에 락폴더 기능도 유용하다. 가족들이 함께 사용한다면 자녀들이 보면 안 되는 ‘19금’ 동영상 등도 분명 있을 텐데, 이때 락폴더 기능으로 이들 파일을 감출 수 있다. 미리 지정한 암호를 입력하면 파일을 재생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D7 클래식 내에 Lock Folder 폴더를 생성한 다음 원하는 파일을 복사해 두면 된다. 그런 다음 [설정] 메뉴의 ‘시스템’, ‘시청 제한’ 항목에서 4자리 암호를 설정한다. 이후 [브라우저] 메뉴에서 Lock Folder 폴더를 보면 아무 것도 나타나지 않지만, 그 상태에서 리모컨의 숫자 버튼으로 암호를 입력하면 숨겨뒀던 파일이 즉시 나타나고, 재생이 가능해 진다. 딸아이와 함께 사용하고 있는 본 리뷰어의 경우에도 이는 대단히 유용한 기능이다.
HD TV가 있는 가정이라면 하나 쯤은...
물론 D7 클래식이 없어도 TV 보는데 아무런 지장 없다. 있다고 해도 일상이 확 변화할 정도도 아니다. 그래도 며칠간 사용해 보니 나름대로 의미와 가치는 있는 듯했다. 그 동안 혼자 책상에서 보던 영상을 거실에서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 또한 혼자 볼 거라면 암호를 걸어둘 수 있으니 이것 또한 좋았다. 용량이 1TB나 되니 부담이 없어서도 좋았다. 하지만 이러한 호감은 어디까지나 내 돈 들여 산 게 아니기 때문일 수 있다. D7 클래식 1TB의 공식 가격이 285,000원, 2TB가 365,000원이다(새로텍 홈페이지 2010년 8월 초 기준). 1TB 하드디스크 단가와 여러 가지 기능 등을 고려할 때 그리 비싼 가격은 아니라 (본 리뷰어는)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가정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적어도 40인지 이상 또는 HD급 이상의 TV를 보유하고 있다면 충분히 구매를 고려해 볼 만 하겠다. 없을 땐 몰랐는데 사용해 보니 꽤 활용도가 높은 기기임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설명이 필요한 설명서
새로텍의 D7 클래식 디빅스 플레이어는 예상보다 괜찮았다. 제품 자체는 그렇지만, 상대적으로 설명서가 다소 부실하다. 동영상/음악/사진 재생 관련 내용은 그런대로 도움되는데, 부가 기능, 특히 네트워크 기능 부분은 관련 지식이 없는 사용자라면 접근이 불가능할 정도다. 애초부터 어려운 제품이라는 건 이해하지만, 누구라도 쉽게 이해하고 따라 할 수 있는 설명서로 제작한다면 사용자 층을 보다 넓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와 함께 에이빅스 홈페이지인 www.abigs.com의 관리도 시급하다. 현재 이 홈페이지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사용자 질문에 답변도 (없거나) 늦고, 광고글로 도배되는 총체적 난국이다. 새로텍을 대표하는 디빅스 플레이어인 에이빅스의 공식 홈페이지가 이 지경이래서야 되겠는가. 소비자의 신뢰를 얻어야 제품이 팔린다. 그 신뢰는 이런 소소한 부분에서 쌓아야 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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