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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0년 만에 첫 30홈런 돌파 의미
롯데 이대호(사진)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7회 좌월 1점아치를 기록해 올시즌 8개 구단 선수 중 처음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프로 10년만의 첫 30아치라 적잖은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그는 5일에도 4회 상대 선발 임태훈에게 2점포를 폭발, 연이틀 홈런포를 쏘아 올려 31호를 마크했다. ○첫 조카가 준 선물
이대호는 5일 경기에 앞서 하루 전 친형 커플(이차호-김미선)이 득녀 한 것을 떠올리며 “30홈런은 첫 조카인 똑띠(태명)가 내게 준 선물”이라며 웃었다. “형수가 산통을 느끼다 어제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조카가 태어났다고 하더라”면서 “오늘 아침에 와이프가 보내준 사진하고 동영상을 보니 얼마나 이쁜지 모르겠다. 내 아이가 태어난 것처럼 기쁘다”고 했다.
○2006년 아쉬움 털어낸 한방
이대호는 2006년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당시 26개로 홈런왕에 올랐다. 30홈런에 미치지 못하자 주변에서 트리플 크라운의 가치를 저평가했다.
이대호는 “홈런수가 적다는 이유로 그런 평가가 나왔을 때 내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올해 내가 홈런왕을 차지할지 아닐지 모르지만 그런 측면에서 30홈런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했다.
앞으로 몇 개 홈런을 목표를 하느냐는 질문에 “(이)승엽이 형의 홈런 기록(56개)을 깨는 게 아니라면 40,50홈런을 쳐도 큰 의미가 없는 게 아니냐”면서 “그동안 그래왔듯, 개인성적보다 팀성적이 우선이다. 4강에 가서 우승을 하는 게 내 목표”라고 했다.
○호세 넘어서는 롯데 최고 거포로 우뚝
흔히 홈런타자의 기준을 30개로 본다. 롯데 소속으로 30홈런을 넘긴 선수는 1982년 창단 이후 호세(1999년 36개·2001년 36개)와 가르시아(2009년 30개), 두 용병과 토종 선수론 마해영(1999년 35개) 뿐이었다.
이대호는 풀타임 1군 7년만에 30홈런 고지를 밟으며 이제 호세를 넘어서는 롯데 간판 거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현 홈런 페이스를 감안, 잔여게임에 적용했을 때 그가 산술적으로 생산 가능한 홈런은 42개다.
○진화하는 이대호
프로 4년차였던 2004년부터 팀의 4번 타자로 활약한 이대호의 한해 최고타율은 2006년 기록한 0.336. 안타(149개)도 그해 가장 많이 때렸다. 홈런은 29개(2007년)가 최다였고, 타점은 100개(2009년)였다.
올 시즌 그는 4일까지 타율 0.366(1위)에 30홈런(1위), 92타점(2위), 133안타(2위)를 기록했다. 현 분위기라면 이대호는 올 시즌 자신의 각 부문 최고 기록을 모두 넘어서는 ‘진정한 커리어 하이’를 기록할 것이 확실하다.
김무관 타격코치는 “대호는 홈런 뿐만 아니라 컨택 능력을 놓고 봤을 때도 역대 어느 타자 못지 않은 실력을 갖고 있다”면서 “해가 가면서 더 좋아지고 있는 것은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도 안타, 홈런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라고 칭찬했다.
잠실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