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카도쿠라. [스포츠동아 DB]
이런 상황에서 SK는 접전 끝에 3∼4일 1승1패를 주고받았다. 그리고 ‘결승전’인 5일, SK는 의외로 손쉬운 승리를 거뒀다. 1회부터 3연속타자 안타로 타선이 2점을 선취해줬고, 무엇보다 선발 카도쿠라가 4월 보여줬던 ‘크레이지 모드’에 버금가는 피칭을 했다. 6이닝을 던져서 87구로 막아냈다. 볼넷 3개를 내줬으나 안타는 단 2개만 맞았다. 유일한 실점이었던 3회에는 SK 내야진의 실책성 플레이(기록은 내야안타) 탓에 발생한 것이었다.
SK의 5-1 승리로 시즌 12승(5패) 달성에 성공한 카도쿠라는 후반기 두 차례 등판에서 모조리 승리를 챙겼다. 5월 초반까지 8승을 챙길 때만 해도 “나이가 있기 때문에 무더운 여름이 오면 버거울 것”이라는 우려가 쏟아졌는데 오히려 한여름 대구의 폭염 속에서 위력을 발휘한 셈이다.
실제 확대 스트라이크존이 축소되고, 우려했던 체력 저하가 노출된 듯 5월 중순부터 6월까지 주춤하기도 했지만 여름부터 다시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또 약점으로 지적됐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0.299)도 삼성 좌타라인을 완벽에 가깝게 봉쇄했다. 삼성 좌타자가 쳐낸 유일한 안타는 박한이의 2루타뿐이었다. 대구 폭염 속에서 144km 직구와 포크볼의 위력이 빛을 발했다. 병살타 3개 유도는 덤이었다.
SK 김상진 투수코치는 “체력적 부분이 걱정됐는데 자기가 잘 관리한 것 같다. 구질은 변화가 없다”고 칭찬했다. 이로써 시즌 첫 삼성전 승리와 대구구장 승리를 동시 달성한 카도쿠라는 “삼성의 좌타자 상대로 그동안 좋지 않아서 많이 연구하고 분석했는데 박경완의 리드에 따라 던진 것이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최근 팀 선발이 길게 못 가는 바람에 부진한 게임이 있어서 최대한 길게 가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스코어가 타이트했지만 잊어버리고 1이닝 1이닝 집중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