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드의 완소남…김비오 추가요”

입력 2010-08-09 17: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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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데뷔 2년만에 첫승 쏜 루키
경기중에도 수시로 쓰레기 주워
착한 외모에 마음씨…칭찬 자자


국내 남자프로골프에 새로운 훈남 골퍼가 등장했다. 주인공은 하반기 첫 대회 조니워커오픈에서 프로 데뷔 첫 우승을 차지한 김비오(21·넥슨).

골프명문 안양 신성고 출신의 김비오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08년 한국과 일본의 아마추어선수권을 모두 석권한 기대주다.

첫 승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지난해 가을부터 국내투어를 뛰기 시작했으니 1년도 되지 않아 우승 테이프를 끊었다. 우승자로써 기대를 받게 된 것도 있지만, 주변에서 더 큰 기대를 거는 건 그의 남다른 성품 때문이다.

8일 제주 오라골프장에서 열린 조니워커오픈 최종 4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펼친 김비오는 동료 선두와 다른 경기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페어웨이를 걸어가면서 수시로 무언가를 짚어 올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캐디도 함께 페어웨이에서 무언가를 주워 담았다. 필드에 떨어진 담배꽁초 같은 쓰레기였다. 프로 데뷔 첫 우승을 눈앞에 둔 선수라고는 보기 어려운 행동이다. 이 같은 행동은 이날 뿐 아니라 평소 때도 마찬가지라는 게 주변인들의 전언이다. 김비오의 생각은 확고했다.

“오래전부터 그렇게 하고 있다. 골프선수라서 그런지 골프장에 담배꽁초나 쓰레기가 떨어져 있는 걸 보면 보기에 좋지 않았다. 그래서 경기 때도 쓰레기를 주우면서 플레이한다”고 말했다.

그의 행동은 아버지 김승국(48) 씨로부터 배웠다. 아마추어 골퍼 김 씨 역시 라운드 중에 쓰레기를 주우면서 플레이한다고 한다.

김비오는 “아버지께서 그렇게 행동하시니까 동반자들은 물론 캐디들에게 인기도 많고 매우 고마워한다고 하시더라고요”라고 말했다. 부전자전이다. 말로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부자의 골프에 대한 사랑을 엿볼 수 있다.

김비오는 “코스를 아끼고 사랑하다보면 코스도 저를 알아보고 잘못된 샷이 나오더라도 코스 안으로 다시 들어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며 웃었다.

아마추어 시절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탓에 그는 프로무대에서도 금방 성공할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일본에서 시작한 프로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6개월 간 일본에서 거둔 성적은 누구에게 내세울 정도도 못 됐다.

그의 따뜻한 마음에 필드도 반한 게 분명하다. 국내 프로데뷔 6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겨줬다. 모처럼 남자골프에 훈풍이 불어오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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