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 사인 속엔 ‘62’ 있다…왜?

입력 2010-08-1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여자프로골퍼들의 사인엔 다양한 사연이 담겨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신지애는 사인에 반드시 십자가를 그린다.

골프퀸 사인 속 별★ 사연들
본인의 최저타 기록…최혜용은 64
최나연·김하늘·이보미는 우승횟수
기독교 신자 신지애는 십자가 그려
골퍼 인증 깃발·그린은 ‘단골그림’
프로골퍼들의 플레이를 보면 천차만별이다. 느긋하게 자신만의 경기를 펼치는 골퍼, 싸움닭처럼 상대와 기 싸움을 펼치는 골퍼, 아마추어가 봐도 우스꽝스런 스윙을 하는 골퍼 등 개성이 뚜렷하다.

프로골퍼들의 사인 속에도 개인의 취향이 담겨 있다. 특히 여자 프로골퍼는 자신만의 독특한 사인방법을 갖고 있다.

동갑내기 스타 유소연(21·하이마트)과 최혜용(21·LIG)은 사인 속에 ‘62’와 ‘64’라는 글자를 함께 쓴다. 숫자의 의미는 자신이 기록한 최저타 기록이다.

최혜용은 “신인 시절 KB국민은행 마지막 대회 때 신지애 언니와 함께 경기하면서 기록했던 최저타 기록이죠. 그 때 2위를 했지만 신인왕을 확정짓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서 제게는 의미 있는 숫자가 됐죠”라고 말했다. 유소연은 15세 때에 기록했던 자신의 최저타 기록을 사인에 남겼다.

우승 기록을 써 놓는 선수들도 있다. 미 LPGA 투어에서 활약 중인 최나연(23·SK텔레콤)과 KLPGA 투어의 김하늘(22·비씨카드), 이보미(22·하이마트) 등이다. 그렇다보니 사인을 언제 받았느냐에 따라 숫자가 다르다. 2009년 상반기까지 미 LPGA 투어 우승이 없던 최나연의 이전까지 사인 속의 숫자는 ‘3’이었다. 국내에서 거둔 우승 숫자였다. 그러나 1년 사이 숫자는 ‘6’이 됐다. 작년 하반기 삼성월드챔피언십, 하나은행-코오롱 챔피언십과 올 7월 제이미파오웬스 코닝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숫자가 달라졌다. 김하늘과 이보미는 사인 속에 ‘3’과 ‘2’를 쓴다. 각각 3승과 2승을 의미한다. 김하늘의 사인은 2년 째 숫자에 변화가 없다. 그러나 이 역시도 우승이 없는 선수들에겐 마냥 부러운 일이다.

독실한 기독교인 신지애(22·미래에셋)는 영어로 ‘shin’이라고 쓰고 S자 앞에 십자가를 그려 넣는다. 사인에서도 그의 독실한 신앙생활을 엿볼 수 있다. 워낙 우승 횟수가 많다보니 숫자를 적어 넣는 일도 쉽지 않다. 본인도 헷갈릴 수 있다.

여자 골프선수들의 사인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이름 안에 깃발이나 그린을 그려 넣는다. 사인만 보면 누가 봐도 골프선수라는 걸 금세 확인할 수 있다. 서희경(24·하이트)은 영문으로 이름을 적고 희경의 이니셜인 ‘H’에 그린과 깃발을 그린다. 경기 중 여유 있는 플레이를 하듯 영문 사인 아래 또박또박 한글로 ‘서희경’이라고 쓴다. 홍란(24·MU골프)은 숫자를 적지는 않지만 사인 아래에 ‘홍란pro’라고 써놓는다. 이밖에도 자신의 캐릭터나 깜찍한 이모티콘 등을 그려 넣어 개성을 표현하기도 한다. 김미현(35)은 사인에 만화 같은 그림을 그려 넣고, 올 KLPGA 투어 최고 스타로 우뚝 선 안신애(21·비씨카드)는 세련된 외모만큼 사인도 화려하다. 영문 이름을 그림처럼 쓴다.

여자 선수들의 개성 넘치는 사인에 비해 남자 선수들은 단순 그 자체다. 미 PGA 투어의 쌍두마차 양용은(38)과 최경주(40)는 단순하게 이름만 흘려 쓴다. 특이한 건 양용은은 외국에서도 한글이름으로 사인한다.

외국 선수들은 대개 이름만 쓰는 경우가 많다. 국내 대회에서 자주 모습을 보였던 폴라 크리머와 나탈리 걸비스(이상 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비제이 싱(피지) 등은 이름의 앞글자만 크게 쓰는 스타일이다. 좋아하는 선수들의 사인을 받는 것만큼 기분 좋은 일도 없다. 사인 속에 담긴 의미를 알면 모으는 재미와 함께 값진 추억이 될 수 있다.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